TV뉴스보다 새로운 정보가 더 빨리 모이는 인터넷 소통공간 SNS. 지금 한국의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소식은 과연 무엇일까요? 한국인들이 관심 갖고 있는 남북한의 뉴스를 분석해 보는 <화제성 갑>. 안녕하세요, 저는 이예진이고요.
김금혁: 안녕하세요? 저는 시사평론 유튜버 김금혁입니다.
이예진: 지난해 11월, 평범한 어린이 같은 모습으로 처음 등장했던 김정은의 딸 김주애 양이 지난 8일, 건군절 기념 열병식에서는 화려한 주인공처럼 다시 나타나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김주애의 등장, 4대 세습의 신호탄이 맞을까요? 오늘의 주요 소식입니다.
김금혁: 작년 11월에 처음 등장했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이렇게 언론에 자주 등장할 줄은 몰랐습니다. 현재 언론에 비춰지고 있는 위상이나 권위 또한 날이 다르게 좀 높아지고 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건군절 열병식 전날에도 사실 모습을 드러냈었죠. 바로 조선인민군 최고급 지휘관들의 만찬에 아버지의 손을 잡고 나타난 것인데요. 군권을 잡고 있는 사람들로부터 깍듯한 경례를 받으면서 자신이 바로 김정은 위원장의 후계자 순위 1위에 있다는 모습을 전 세계에 보여줬습니다. 어떻게 보면 명목상 군 간부들을 위한 파티였지만 주인공은 사실상 김주애 양이었던 셈이죠. 열병식 당일 아버지의 손을 잡고 김일성 광장 중앙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마치 전군을 통솔하는 듯한 모습도 연출을 했습니다. 과거 북한의 후계 구도에서는 후계자로 공식 확정된 사람만이 이런 열병식 단상에 올랐었기 때문에 의미가 매우 남다르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뿐만이 아니죠. 북한에서는 오직 백두혈통만 탈 수 있는 백마를 아버지로부터 선물 받은 정황도 포착이 됐습니다. 한때는 그저 가설로만 여겨지던, 가능성 정도로만 여겨지던 김주애 양의 후계자설이 이제는 점점 공식화 되어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예진: 이렇게 김정은의 둘째 딸이 갑자기 등장한 지 석 달 만에 후계자로 내정된 게 아니냐는 예측까지 나온 상황입니다. 이를 긍정적으로 뒷받침하는 정황이 몇 가지 더 있었죠?
김금혁: 네 그렇습니다. 북한에서 김주애 이름을 사용 못하도록 했다는 RFA 보도로 한국에서 크게 화제가 되었습니다.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일성 주석의 후계자로 인정을 받았을 때 그 이후부터 북한에서는 '김정일'이라는 이름을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도 마찬가지죠. 김정은 위원장이 2009년에 처음 등장했을 때 그 이후부터 '김정은'이라는 이름을 사용할 수가 없었습니다. 공통점이 있죠. 즉 후계자로 확정 받은 사람들 앞으로 어떤 북한의 김 씨 일가를 이어 나가서 북한의 지도자로서의 활동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의 이름은 사용하지 못하도록 막은 것인데요. 이와는 달리 같은 김 씨 일가지만 김정일의 동생인 김경희, 김정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이런 이름들에 한해서는 그런 보도가 없었습니다. 실질적으로 제 주변에도 '김정철' 이런 이름도 많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을 하고요. 후계 구도에서 밀려난 사람들의 이름은 통제하지 않았지만, 후계 구도에 확실하게 들어가 있는 사람들에 한해서는 이름을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 이런 점을 비추어 볼 때 현재 김주애 양의 이름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막았다는 조치는 김주애가 훨씬 후계 구도에 가까이 접근했다는 것의 가장 큰 반증이기도 합니다.
이예진: 또 어제는 김주애 사진이 담긴 새 우표 도안이 공개돼서 후계자설을 부추겼죠?
김금혁: 그렇습니다. 아버지와 함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시찰하는 모습이 담긴 우표가 공개됐습니다. 앞서 저희가 언급해드리고 있는 이 모든 사례들, 백마라든가 또 우표라든가 또 방금 전에 말씀드렸던 이름을 사용하지 못한다든가 이런 여러 가지 정황들을 종합적으로 봤을 때 현재 김정은 위원장의 자녀 중 가장 활발하게 공식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사람은 누가 뭐래도 김주애 양이 독보적입니다. 북한에서 후계자를 옹립했던 시기의 활동과 비교했을 때 전형적으로 반복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겁니다.
이예진: 물론 아직은 어린 아이여서 벌써 후계자로 정해졌을 리 없다는 의견부터 친근한 아버지의 모습을 부각시켜 이미지를 변신하려는 김정은의 선전선동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전 세계 언론에서 김주애가 후계자냐 아니냐를 두고 이렇게 자세히 분석 중인데요.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드는 건 왜 이 시점에 등장한 인물이 김주애인가 하는 점입니다. 정말 후계자 수업을 시키는 거라면 왜 첫째 아들이 아니었을까요?
김금혁: 저는 크게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로 지금 많은 사람들이,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김정은의 첫째 아들은 어디에 있는가' 이 점을 굉장히 궁금해하고 있는데요. 저도 마찬가지고요. 이런 가설을 세워볼 수 있습니다. 만약 첫째 아들에게 어떠한 정신적 혹은 언급할 수 없는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서 공식 석상에 나올 수 없다면 지금의 상황이 설명이 가능합니다. 첫째 아들이 김주애 양보다 4살이나 더 많기 때문에 지금 14살 정도로 볼 수 있거든요. 10살의 김주애 양도 후계자로 내세우는데 14살이면 충분히 내세울 만하죠. 하지만 그러지 못하고 있고, 오히려 어디에 있는지 이름은 누구인지 조차도 꽁꽁 싸매서 아무도 알지 못하고 있는 상황은 어쩌면 외부에 공개돼서는 안 되는, 혹은 공개됐을 때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는 그런 문제를 아들이 안고 있는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것이 첫 번째 가능성이 되겠고요.
두 번째 가능성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건강 상태가 훨씬,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많이 악화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금 김주애 양 등장한 게 작년 11월인데요. 3개월밖에 흐르지 않은 시점에 김주애 양의 어떤 위상이나 혹은 여러 가지 모습들이 상당히 많이 발전된 걸 볼 수 있죠. 그만큼 후계 구도를 가속화시키고 있다는 것의 방증인데, 이렇게 10살밖에 안 되는 어린 자녀를 내세워서 빠른 후계 구도를 구축할 만큼의 어떤 급한 무언가가 북한 내부에 있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혹은 이런 얘기를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셋째 아들도 있는데 그럼 왜 김주애 양이냐 라는 반론도 있는데요. 셋째는 더 어립니다. 6살, 7살 정도의 어린 친구이기 때문에 김정은 위원장의 건강 상태가 많이 악화된 상태라면 지금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카드는 아마 김주애 양이 아닐까 라는 분석이 두 번째 가능성이 되겠습니다.
이예진: 북한에서 아직까지 김주애라는 이름을 포함해 자녀들에 대해 속 시원히 공개한 게 없기 때문에 전부 추정할 뿐입니다만, 언론에서는 아들의 현 상태와는 상관 없이 우선 딸이 후계자가 될 수도 있다는 것에 별 거부감이 없습니다. 하지만 북한에서 오신 분들은 가부장적인 북한사회에서 아무리 김씨 일가라고 해도 여성이 권력을 가진 적이 없기 때문에 딸이 후계자가 될 가능성은 없다고 일축합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김금혁: 저는 조금 유연하게 사고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선 무엇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금까지 보여준 행보를 우리가 종합적으로 놓고 봤을 때 김일성 시대, 김정일 시대와는 좀 판이하게 다른, 우리의 고정관념을 깨는 모습들을 많이 보여왔습니다. 첫 번째 경우가 아무래도 리설주 여사가 되겠죠. 김정일 시대, 김일성 시대에는 부인이 공개적인 자리에 나와서 국가 수반을 만난다거나 혹은 TV에 나온다거나 이런 일에 대해서는 우리가 상상할 수도 없었고 어디까지나 철저히 감춰져야 하는 그런 존재였습니다. 하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 시대에 들어서면서 리설주 여사는 공식적인 북한의 국모가 되었고 자주 TV에 등장하면서 굉장히 많은 변화가 일어났죠. 또 어떤 권력 구조라든가 혹은 여러 가지 다른 북한을 이끌어가는 면에서 봤을 때 판이하게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저는 충분히 김정은 위원장이 자기 딸을 후계자로 내세울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보편적으로 본다면 후계 구도에서 가장 우선순위에 놓이는 인물은 바로 장자입니다. 하지만 여러 변수들이 존재합니다. 김정일의 장자는 피살된 김정남이었습니다. 김정남이 당연히 후계자 순위에 있어야 했지만 결국 밀려났죠. 밀려난 이유는 많은 문제를 일으켰기에 결국은 물러난 것 아니겠습니까? 장남이라 할지라도 권력을 승계하는 부분에 있어서 하자가 있다면 단호하게 배제하는 것이 북한이기도 합니다. 김정은의 형 김정철도 마찬가지입니다. 정치를 할 위인이 못 된다는 판단을 내렸고, 그렇기 때문에 형이지만 후계 구도에서 밀려났고 지금도 여전히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습니다. 결국 정치를 할 수 있는, 혹은 리더십이 남다른 셋째인 김정은 위원장이 후계자가 된 것 아닙니까? 만약 김정은 위원장이 없었다면 김정철 그 다음이 김여정이었다면 저는 어쩌면 김여정에게 권력이 넘어갔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리더십이나 카리스마나 여러 면에서 김여정이 김정철을 압도하기 때문에 저는 이런 가능성이 생겼다고 말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지금까지 여성이 후계자가 되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여성보다 나은 선택지, 즉 다른 옵션이 있었기 때문에 그리 된 겁니다. 다시 김주애로 돌아와서 그가 아들이고 딸이고를 떠나서 현재 김주애를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은 후계자 구축 과정이 명확합니다. 여러 정황 증거들이 그걸 뒷받침하고 있죠. 결국 김정은 위원장의 첫째 아들이 권력을 승계할 만한 자질이나 능력이 되지 못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겁니다. 여러 정보에 따르면 ‘첫째 아들에게 정신적인 문제가 있다’는 분석도 있었고, ‘베이징에서 국제 학교를 다니고 있는데 여러 행실이 바르지 못하다’ 이런 소문도 있습니다. 저희가 구체적으로 모든 걸 다 알 수는 없겠지만 분명히 어떠한 문제가 있기 때문에 지금 공개 석상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이예진: 오늘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화제성 갑, 진행에 이예진, 시사평론 유튜버 김금혁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기자 이예진, 에디터 이예진,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