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성 갑] 틱톡에서 조회수 폭발한 북한 영상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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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뉴스보다 새로운 정보가 더 빨리 모이는 인터넷 소통공간 SNS. 지금 한국의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소식은 과연 무엇일까요? 한국인들이 관심 갖고 있는 남북한의 뉴스를 분석해 보는 <화제성 갑>. 안녕하세요, 저는 이예진이고요.

김금혁: 안녕하세요? 저는 시사평론 유튜버 김금혁입니다.

이예진: 최근 북한이 미사일을 또 발사했습니다. 올해 들어 벌써 세 번쨉니다. 한국에선 미사일 발사 소식에 대한 관심도 높았지만, 미사일 발사 직후 담화를 발표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에 대한 관심이 더 컸는데요. 그 이유가 뭘까요? 오늘의 첫 번째 소식입니다.

김금혁: 오늘의 첫 번째 소식은 또 다시 들려오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되겠습니다. 지난 18일과 20일 이틀에 걸쳐 북한은 대륙간 탄도미사일과 단거리 탄도미사일 등을 발사하며 군사적 도발에 나섰습니다. 한국과 미국이 합동 군사훈련을 하는 것을 빌미로 다시금 미사일 발사 도발에 나선 것인데요. 18일 발사한 대륙간 탄도미사일은 화성 15형인 것으로 밝혀졌으며 이는 미국을 사정권에 두고 있는 위협적인 미사일입니다. 그 밖에 20일에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남한 내 공군기지를 무력화하기 위한 수단이었다고 북한이 직접 밝히기도 했습니다. 또한 이번 미사일 발사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될 점은 김여정 부부장의 재등장입니다. 이런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 앞서서 항상 한국과 미국을 비난하는 담화를 발표했던 김여정 부부장이었지만 최근 김주애의 등장과 더불어 일선에서 물러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들이 많았죠. 그러나 다시 어김없이 등장하면서 한국과 미국을 향해 말폭탄을 쏟아냈습니다. 아직 자신이 건재해 있다는 것을 과시라도 하는 듯 보였습니다.

이예진: 저희가 지난 시간에 열병식 등에서 주인공처럼 등장한 김주애 양과 달리 영상에서도 잘 잡히지 않을 정도로 구석에 있던 김여정 부부장에 대한 소식 잠깐 전해드렸는데요. 김주애의 화려한 등장으로 밀려나는 듯한 모습을 보인 김여정 부부장, 입담이 여전한 걸 보니 건재한 게 맞는 거 같죠?

김금혁: 네. 그렇습니다. 조선인민군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때 레드카펫을 밟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와는 달리 김여정 부부장은 행사장 모퉁이 카메라에서 한 번 정도 잡히는 그런 자리에서 우리가 포착할 수 있었죠. 그만큼 위상에 변화가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추측이 많았지만 여전히 대남, 대미 비난의 선봉장 역할을 맡고 있는 모습이라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김여정 부부장은 대륙간 탄도미사일 화성 15형 발사 하루 뒤인 19일 내놓은 담화에서 남한을 향해서 '이 바보들, 남조선 것들' 이런 거친 언사를 쏟아냈습니다. 앞서 한국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번 대륙간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평가하면서 여러 측면에서 여전히 기술적인 난제들이 있음을 지적을 했습니다. 예를 들어 대륙간 탄도미사일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대기권 재진입 기술은 아직 미약한 것으로 파악이 되었고, 또 북한의 기습적 발사라고 하였지만 기습이라는 단어가 무색할 만큼 9시간이나 걸린 점 등이 주요 지적 사항이었습니다.

그러자 김여정 부부장이 다시 등장해서 이런 전문가들의 사소한 의견 하나하나를 반박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마치 하루 종일 남한 뉴스만 보는 것 같은 모습인데요. 지금 이 라디오도 들으면서 화를 내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만 여전히 거친 언사와 조금의 반론도 참지 못하는 성격 등은 김여정답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습니다. 이런 각도에서 한번 생각을 해볼 수도 있는데요. 김여정 부부장이 하루 종일 남한 뉴스를 보는 것은 확인이 된 것 같은데, 어쩌면 이달 내내 김주애와 자기 자신을 비교하는 한국 언론을 보면서 화가 많이 나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도 해봤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이번 기회를 통해서 자신의 존재감을 더욱더 부각시키기 위해 자신이 건재하다, 이런 것들을 알리기 위해 더 강한 어조와 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앞으로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이예진: 이번 주부터 각종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 예정되어 있는 지금, 압도적 대응을 하겠다는 김여정 부부장의 기세를 보면 다음엔 미사일 위협이 아니라 더 강력한 군사적 도발까지도 염려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앞으로의 상황 어떻게 보십니까?

김금혁: 저는 조금 종합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 상황만 놓고 본다면 이러한 강대강 대치 국면이 북한에게는 오히려 이로운 상황일 수도 있다는 판단입니다. 현재 많은 언론에서 보도되는 것처럼 북한은 심각한 식량난을 겪고 있습니다. 아사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공식 확인된 상황 아닙니까? 이런 식량난의 주요 원인으로 많은 전문가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내세웠던 신양곡 정책이라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북한 입장에서는 내부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불안 요소들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외부의 적의 위협을 더 크게 키워야 합니다. 따라서 이번 대치 국면을 길게 끌고 갈 생각이 있는 것 같습니다. 단계적으로 위협 수위를 높이면서 긴장 상태를 고조시켜서 내부 결집을 유도하는 방식입니다. 사실 이게 그렇게 새로운 전략은 아닙니다. 너무 뻔하죠. 이럴 때일수록 우리 RFA와 같은 진실을 전하는 언론들이 나서서 북한 주민들에게 현재 북한이 겪고 있는 여러 가지 식량난의 실체를 명확하게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예진: 저희가 더 노력해야겠네요. 다음 소식입니다. 북한에서 만든 유튜브 영상이 남한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는 소식 저희가 전해드린 적이 있는데요. 이번엔 틱톡에서 북한의 일상을 보여주는 영상이 엄청난 화제몰이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오늘의 두 번째 소식입니다.

김금혁: 세계 최대 인터넷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에 이어서 전 세계 누구나 15초가량의 짧은 동영상을 올리거나 볼 수 있는 틱톡이라는 곳에서도 북한 당국이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계정이 발견되었습니다. 지난 12일 틱톡에는 북한에서의 삶이라는 이름의 계정이 만들어졌는데요. 이 계정에는 현재 17개의 영상이 올라왔는데, 이 영상들은 주로 자동차를 타고 이동하거나 북한의 거리를 지나는 매우 일상적인 영상들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한 영상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북한에는 자동차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아우디라든가 메르세데스 벤츠라든가 현대와 같은 많은 차량이 있다고 얘기를 했고요. 또 북한 도로에서 실제 이러한 승용차들이 오고 가는 모습을 담았습니다. 특이하게도 한국의 자동차 현대자동차 산타페가 한적한 도로를 달리고 있는 장면도 나왔습니다. '북한에서의 아침 산책'이라는 또 다른 제목의 영상은 무려 1790만 조회 수를 기록했습니다. 현재 이 해당 계정은 13만 명 정도가 정기적으로 구독을 하고 있고 220만 개의 '좋아요'를 받았습니다. 정말 많은 숫자네요.

이예진: 저희 프로그램 '화제성 甲'이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소식을 전해드리고 있잖아요. 틱톡 역시 인터넷 소통 공간, SNS 중 하나로 중국에서 만들었습니다. 전 세계 10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자신의 일상 등을 자유롭게 만들어 올리거나 다른 사람들이 올린 영상을 즐기고 있는데요. 그런데 유튜브보다 틱톡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북한의 영상에 호응하고 있는 이유가 뭘까요?

김금혁: 그건 아마도 현재 틱톡이 가장 인기 있는 SNS이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습니다. 또한 유튜브 구독자라든가 유튜브 사용자의 연령대가 좀 더 높아지고 있고 또 틱톡은 짧은 영상들이 많은 인기를 얻으면서 구독자라든가 혹은 이용자의 연령대가 굉장히 낮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사용자 수에서도 많은 차이가 있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이예진: 그런데 북한 체제를 찬양하며 북한의 일상을 소개하는 듯한 유튜브에서의 영상과는 조금 달라서 북한 당국이 운영하는 게 아닐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고요?

김금혁: 네. 그렇습니다. 민간 연구단체 스팀슨센터의 마틴 윌리엄스 연구원은 북한 당국이 게재한 영상이라면 영상의 내용이 다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대부분의 영상은 버스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으며 북한을 다녀온 관광객이 운용하는 계정일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코로나 사태 이후 국경을 개방한 적이 없다며 코로나 이전에 촬영된 영상일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했습니다. 저 역시 영상을 다 확인을 했는데, 외국인이 찍은 영상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도 북한에서 주재하는 외교관이거나 혹은 외교관의 가족이 찍은 것으로 보이기도 했습니다. 코로나 관련해서도 북한은 현재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직까지 마스크를 써야 하는 상황인데 영상에서는 마스크를 쓴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으로 봐서 역시 코로나 이전에 찍은 것들이라고 봐야겠죠.

이예진: 네. 누가 만들었든, 북한의 일상을 가장한 북한당국의 체제 선전이든 아니든 일단은 잘 알려지지 않은 북한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호기심을 갖고 보고 있다는 건 사실입니다. 한국에선 북한에서 만든 것으로 보이는 영상을 보고, 댓글을 달고, 좋아요를 눌러 호응을 하는 등의 행동에 대해 국가보안법 위반이냐 아니냐를 뉴스로 보도할 정돈데요. 이 정도면 북한에서 원하는 효과를 이룬 게 아닐까요?

김금혁: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 틱톡 계정이 북한에서 운영하는 것이 아닐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하지만 어쨌든 이런 SNS 분야로 북한이 적극적으로 진출을 하고 있다는 것은 북한이 머리를 잘 쓰는 것이라고 평가를 하고 싶은데요. 물론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고 또 실제 사람들의 삶과는 거리가 먼 이런 가짜 삶이지만 영상을 보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걸 일일이 판별하기도 어렵고 또한 북한 관광에 호기심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이런 광고들이 어느 정도 먹힐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중요한 것은 북한 역시 너무 느리지만 이 세계적인 추세를 따라가기 위해서 애쓰고 있다는 것이고, 이런 변화가 오직 북한의 돈벌이와 또 북한 체제 선전만을 위한 것이 아닌 북한 주민들을 위한 실질적인 변화이기를 또 한번 바라봅니다.

이예진: 오늘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화제성 갑, 진행에 이예진, 시사평론 유튜버 김금혁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기자 이예진,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