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뉴스보다 새로운 정보가 더 빨리 모이는 인터넷 소통공간 SNS. 지금 한국의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소식은 과연 무엇일까요? 한국인들이 관심 갖고 있는 남북한의 뉴스를 분석해 보는 <화제성 甲>. 안녕하세요, 저는 이예진이고요.
김금혁: 안녕하세요? 저는 시사평론 유튜버 김금혁입니다.
이예진: 북한이 남북 공동연락사무소와 군 통신선 통화에 닷새째 응답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의 속내는 과연 뭘까요? 오늘의 주요 소식입니다.
김금혁: 북한이 남북 공동연락사무소와 군 통신선을 통한 통화에 닷새째 응답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의 통일부와 국방부는 11일 오전과 오후 남북 공동연락사무소와 군 통신선 정기 통화가 북측의 무응답으로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남북은 평소 공동연락사무소 채널을 통해 매일 평일 오전 9시 개시 통화, 오후 5시 마감 통화를 정기적으로 진행을 하고 군 당국 역시 군 통신선을 통해 주말까지 매일 오전과 오후 한 차례씩 통화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지난 7일 오전 통화 때부터 공동연락사무소와 군 통신선 정기 통화에 답하지 않고 있습니다. 2021년 10월 공동연락사무소 채널이 복구된 이후 군 통신선이나 공동연락사무소 정기 통화가 하루 이상 완전히 중단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예진: 북한이 통화에 응답하지 않고 있고, 북한당국이 아직까지 그 이유에 대해 언론을 통해서도 알리지 않고 있어 명확하게 알 수는 없습니다만,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어떻게 분석하고 있습니까?
김금혁: 처음에는 이 기술적 문제로 인한 일시적 불통일 것이라는 추정이 나왔습니다. 간혹 날씨나 바람 등 자연적인 요소 때문에 끊기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에 초반에는 그런 가능성에 무게를 두었습니다만, 북한의 불통이 무려 5일 넘게 이어지면서 이제는 북한이 어떠한 의도를 갖고 끊는 것은 아닌가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북측의 일방적 차단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불통과 관련해 최근 진행한 한미 연합연습과 북한 인권보고서 발간 등에 북한이 크게 불만을 품고 반발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앞서 북한은 2013년 3월 27일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끊었다가 163일 만인 그해 9월 6일 연락을 재개한 바 있습니다. 2016년에도 2월 11일 박근혜 정부의 개성공단 중단 결정에 항의해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차단한 적이 있습니다. 2020년 6월 9일에는 이른바 대북 전단 사태 와중에 통신선을 끊었다가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 교환을 계기로 413일 만인 2021년 7월 복원했습니다. 하지만 그해 8월 10일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반발한 북한은 통신선을 또 다시 끊었다가 55일 만인 그해 10월 4일 다시 연결했습니다.
종합한다면 북한은 자신들의 불만을 강하게 표현하는 수단으로 남북 통신선을 이용했고, 통신선이 끊길 때마다 북한의 군사적 도발이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북한의 동향이 심상치 않은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입니다. 북한은 800m 상공에서 미사일을 폭발시키는 핵 타격 모의 발사 훈련을 실시한 데 이어서 전술 핵탄두 실물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수중 핵어뢰 실험을 3번이나 감행했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이 김일성 생일인 이른바 태양절 4월 15일을 전후로 추가 도발을 진행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예진: 남과 북의 통신선이 닷새째 불통인 상황에서 통일부가 10년 만에 대북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어떤 내용이었는지 간략하게 설명해주시죠.
김금혁: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지난 11일, 북한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와 군 통신선 등 남북 연락채널에 불응하고 개성공단 무단 사용을 계속하자 직접 카메라 앞에서 성명을 발표하면서 대북 압박에 전면에 나섰습니다. 권 장관은 성명에서 북한의 연락 채널 무응답에 대해 "일방적이고 무책임한 태도"라며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이는 결국 북한 스스로를 고립시켜 더욱 어려운 지경에 처할 수밖에 없을 것임을 강력하게 경고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북한의 개성공단 설비 무단 사용을 규탄한다며 "법적 조치를 포함한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해 책임을 묻겠다"고도 했습니다. 권 장관은 가능한 법적 조치에 관한 질문에 "남북 간 합의서가 있지만 그 합의서에 기초해 구체적인 법적 조치를 하는 데는 상당한 제한이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가능한 조치를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예진: 한국 언론 대부분은 통일부 장관의 대북성명을 10년 만이라는 제목으로 강조했습니다. 이전과는 다른 기조였다는 부분도 빠지지 않고 있는데요. 통일부 장관의 대북성명, 이전과 어떤 점들이 달랐을까요?
김금혁: 일단 통일부 장관 명의의 성명이 나온 것은 2013년 7월 류길재 전 통일부 장관의 본인 명의의 성명을 발표한 이후 약 10년 만입니다. 그 당시 류 전 장관은 북한의 개성공단 폐쇄가 세 달 넘게 이어지자 이를 재개하기 위한 회담을 제안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번처럼 북한에 대화가 아닌 유감과 규탄의 목소리를 담은 성명을 통일부 장관이 발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 권영세 장관의 성명은 500여 자 분량으로 매우 간결했지만 '강한 유감, 규탄, 강력 경고' 등 강력한 메시지로 가득 채워졌다는 것도 주목할 만한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성명에는 북한에 연락 채널에 응하라고 촉구하는 내용조차 담기지 않았습니다. 이는 윤석열 정부 들어 뚜렷해진 '북한에 끌려 다니지 않겠다'는 기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일 제2차 국정과제 점검회의에서 "국내 단체들이 북한의 통일전선부의 지시를 받아 간첩 행위를 한 것으로 발표됐다"고 밝히면서 "북한이 통일 업무를 하는 곳에서 그런 일을 한다면 우리 통일부도 우리 국민이 거기에 넘어가지 않도록 대응 심리전과 같은 걸 잘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이제는 통일부의 역할이나 위상이 과거에 비해 매우 중요해졌다고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과거 통일부는 대북 압박의 전면에 선다는 느낌보다는 남북 협상이나 대화를 위한 물밑 작업에 치중하면서 비교적 온화한 태도로 북한과의 관계 설정에 나서는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앞으로는 보다 공세적으로 달라질 것을 예고한 셈인데요.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통일부에 북한의 인권 실상을 국내외에 적극적으로 알리라고 대통령이 직접 지시한 것입니다. 이러한 정부 기조에 따라 통일부는 최근 북한인권보고서를 처음으로 공개 발간하기도 했습니다. 통일부가 북한이 가장 민감해하는 이슈인 인권 문제에 앞장서는 것인데, 일각에서는 향후 남북 대화가 재개될 때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겠느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예진: 북한에 강경하게 돌아선 통일부가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할지도 지켜봐야겠네요. 최근 며칠, 한국 언론에서 가장 크게 다룬 북한 뉴스는 바로 북한의 군 통신선 무응답에 대한 기사였습니다만, 남한 시민들의 반응은 영 시큰둥합니다. 댓글 보셨나요?
김금혁: 정말 많은 댓글들이 달렸었고요. 그중 눈에 띄는 몇몇 시민 분들의 의견을 좀 가져와 봤는데요. 대표적으로 '북한과 매일 연락하고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북한이 응답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응답하지 말아야 한다', '이게 왜 뉴스거리냐, 국민들은 전혀 관심이 없다' 혹은 '이래서 핵무장이 필요하다', '북한의 버르장머리를 고쳐 놓기 위해서는 우리도 반드시 핵무기가 필요하다' 등의 이런 북한의 태도에 굉장히 날선 비판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저희가 라디오에서 여러분 소개해 드렸듯이 현재 북한의 일방적 행태에 대한 남한 시민들의 반응은 날이 갈수록 차가워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그래도 북한의 입장을 이해한다거나 혹은 한민족의 마음으로 북한을 바라보시는 분들이 많았지만 북한이 이런 분들의 기대조차 산산이 부셔버리고 오직 도발 일변도의 길을 걷고 있으니 이제는 아주 작은 인내심조차 남아 있지 않는 것 같다는 느낌입니다. 오히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북한에 대한 비판적인 인식이 높아지면서 전체적인 사회 분위기가 북한과 멀어지고 북한을 배척하는 듯한 분위기로 흐르고 있다는 점도 과거와는 크게 다른 점인 것 같습니다. 북한은 군사적 도발을 통해 남한 사회 내의 남남 갈등을 일으키는 것이 목적이겠으나 현재의 분위기와 시민들의 반응을 봤을 때는 오히려 역효과만을 가져오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김정은 위원장도 남한 언론을 매우 신경 쓰고 있을 테니, 이러한 분위기를 감지하고 전략을 수정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도 듭니다.
이예진: 특히 한국이 핵무장을 하게 된다면 최근 도발 수위를 극대화 시키고 있는 북한의 역할이 가장 크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겠죠. 오늘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화제성 갑, 진행에 이예진, 시사평론 유튜버 김금혁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기자 이예진,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