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성 갑] 북한, 기싸움에 밀리지 않겠다고 무력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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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뉴스보다 새로운 정보가 더 빨리 모이는 인터넷 소통공간 SNS. 지금 한국의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소식은 과연 무엇일까요? 한국인들이 관심 갖고 있는 남북한의 뉴스를 분석해 보는 <화제성 갑>. 안녕하세요, 저는 이예진이고요.

김금혁: 안녕하세요? 저는 시사평론 유튜버 김금혁입니다.

이예진: 최근 한국과 미국이 정상회담을 열고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에 강력하게 맞서는 '워싱턴 선언'을 발표하자 북한이 김여정 부부장 이름으로 된 입장문을 통해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습니다. 오늘의 주요 소식입니다.

김금혁: 김여정 부부장은 지난달 29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입장문에서 워싱턴 선언을 가장 적대적이고 침략적인 행동 의지가 반영된 산물이라고 밝혔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대해서도 원색적으로 비난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핵을 사용하면 정권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한 것에 대해 김여정은 "자기 앞에 남은 임기 2년만 감당해내자고 해도 부담스러울 미래가 없을 늙은이의 망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서도 "미국으로부터 빈 껍데기 선언을 배려 받고도 감지덕지해 하는 그 못난 인간"이라며 "자기의 무능으로 안보를 도마 위에 올려놓고 무슨 배짱을 부리며 어디까지 가는가 두고 볼 것"이라며 이번에도 막말 비난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이예진: 김 부부장이 또 한번 신속하게 막말로 맹비난을 할 만큼 워싱턴 선언이 북한에 위협적이었던 게 아닌가 싶은데요. 청취자 여러분을 위해 워싱턴 선언을 비롯한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결과에 대해서 간단하게 짚어보죠.

김금혁: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북핵에 계속 끌려 다닐 수밖에 없었던 한국이 드디어 그 고리를 끊고, 핵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첫 단계를 밟았다고 평가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흔히 우리가 공포의 균형이라고 하죠. 저희가 라디오 보도를 통해 여러 차례 말씀을 해드린 것처럼 북한의 날로 높아지는 핵 위협에 맞서기 위해 한국 내에서도 자체적으로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여론이 매우 높아지고 있었습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이러한 한국 내 분위기를 반영하여 기존에 존재했던 미국의 핵우산을 강화하고 보다 효과적으로 한국을 방어하기 위한 여러 파격적인 결정들이 내려졌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한 것이 바로 워싱턴 선언인데요. 그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예가 바로 미국 핵잠수함의 정기적인 한국 방문입니다. 핵무기 수십 발을 싣고 다니는 핵잠수함은 그 자체로도 매우 위협적인 미국의 중요한 전략자산입니다. 이번 워싱턴 선언에서 합의한 대로 앞으로 자주 한국에 등장할 예정인데 전술핵 재배치에 버금가는 매우 강력한 메시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으로서는 정말 신경을 곤두세울 만한 일이죠.

이예진: 그래서인지 북한은 나흘 연속 한미 '워싱턴 선언'에 대한 강도 높은 비난을 이어갔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한반도 긴장 고조의 책임을 한국과 미국으로 돌리면서 추가 도발을 위한 명분을 쌓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김금혁: 북한으로서는 완전히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선 현재의 상황이 전혀 달갑지 않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는 핵을 갖지 못한 한국을 위협하면서 나름 효과적으로 비대칭 전력의 우위가 가져올 수 있는 여러 이점을 잘 사용했으나 앞으로는 이러한 이점이 사라지게 됩니다. 비핵화라고 하는 것은 핵무기가 아예 사라지는 것을 뜻하기도 하지만 만들어놓은 핵무기를 아예 쓸 수 없게 만드는 것 역시 일종의 비핵화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 북한이 그러한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이죠. 저희가 앞서 언급해드린 것처럼 바이든 대통령은 "만약 북한이 핵을 사용한다면 정권의 종말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매우 강력하게 경고했습니다. 그 말의 핵심은 결국 핵은 핵으로 상대하겠다는 미국의 강한 의지를 나타낸 것입니다. 미국이 갖고 있는 핵과 북한이 갖고 있는 핵을 비교한다면 아예 게임 자체가 안 되는 것은 너무 당연한 것이고요. 따라서 북한은 현재 매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일단 한 방 먹은 것이죠. 전혀 예상치 못했던 한 방울 먹은 것인데 북한은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머리를 굴리고 있고, 그것이 결국은 또 다른 무력 도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대표적으로 지금 북한이 준비하고 있는 것이 몇 가지가 있죠. 정찰 위성이 저는 가장 첫 번째 카드가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있는데요. 말로만 정찰 위성이지 또 다른 대륙간 탄도미사일의 발사라고 보는 전문가들의 시각도 있습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북한이 지금 오래전부터 준비하고 있는 7차 핵실험도 다양한 카드 중의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언제 진행하는지는 북한의 선택에 달린 것인데요. 앞으로 북한이 이러한 핵 도발 카드를 다시금 꺼낼 날이 멀지 않았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예진: 특히나 이번 워싱턴 선언에 대한 입장문은 전면적으로 북한 주민들에게도 알렸죠. 북한 주민들을 결집시키는 효과가 과연 있을까요?

김금혁: 네. 북한은 지금 모든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에 상당 부분을 할애해서 김여정 부부장의 입장을 담은 논평을 실었습니다. 북한은 과거에는 일부 메시지를 내부에는 공개하지 않으며 수위를 조절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번 한미 회담 결과와 평가를 내부에도 상세하게 알린 것은 향후 대미 장기전이 본격적으로 전개될 것에 대한 내부적인 심리전 차원이라는 평가입니다. 또한 자신들의 대미 관련 향후 행보가 대내에도 전파하고 알릴 만큼 강고하고 또 확고하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측면도 있다는 분석입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다시금 고립으로 돌아가고 있는 북한의 외교 실책을 미국의 탓으로 돌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여러 차례 회담을 갖고 미북 혹은 남북 대화가 이어지며 이제는 드디어 고립에서 벗어나는 것인가 라는 희망도 어느 정도 있었지만, 하노이 회담의 실패 이후에 다시금 악화 일로를 걷고 있지 않습니까? 북한은 이번 기회를 통해 미국과 한국을 강하게 비난하며 자신들의 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을 한국과 미국 탓으로 돌리고 주민 결집을 노릴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결집이 과거만큼 쉬울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너무 비슷한 패턴이 반복되고 있거든요. 또한 북한 주민들은 이러한 핵무력의 발전을 통해 북한의 번영을 가져올 것으로 믿고 있었지만 오히려 북핵 때문에 북한이 더 어려운 수렁 속으로 빠져들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과연 핵이 옳은가 라는 근본적인 의문도 가지고 있습니다. 허리띠를 졸라매고 핵무력을 완성하면 강성대국이 온다고 수십 년째 강조하고 있는데 북한이 약속한 찬란한 미래는 여전히 손에 잡히지 않고 오히려 식량난만 가중되는 상황을 받아들이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입니다.

이예진: 북한의 입장문에 반응을 먼저 보인 건 통일부였던 것 같습니다. 요즘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통일부도 가만 있지 않았는데요. 통일부가 직접적으로 김여정 부부장의 막말에 대해 규탄했죠?

김금혁: 네. 그렇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통일부의 대응도 날이 갈수록 강경해지고 있습니다. 통일부는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낸 입장에 대해 적반하장격 억지 주장이라고 맞받았습니다. 김 부부장이 한미 정상회담과 워싱턴 선언에 대해 원색적인 비난 입장을 발표하자 곧바로 이를 반박한 것입니다. 통일부는 "북한이 허둥지둥 억지 주장을 들고 나온 것은 초조함과 좌절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서 "북한이 앞으로도 계속 잘못된 길을 간다면 더 강력하고 압도적 대응에 직면할 것이고 북한 주민의 삶을 더욱 피폐하게 만들게 될 것이다"라고 경고했습니다. 또한 "김 부부장의 한미 정상을 향한 막말 비난은 말 그대로 저급한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웃음거리가 될 뿐임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여정의 막말에 대해 무시하고 넘어가던 과거의 관행에서 벗어나 할 말은 하고 잘못된 것은 바로잡고 넘어가겠다는 강한 의지가 느껴지는 대목이었습니다.

이예진: 이런 통일부의 입장까지도 북한 주민들이 알아야 할 텐데 아쉽습니다. 북한의 막말에 이어 남한 통일부의 규탄까지…남한 시민들의 반응도 뜨거웠는데요. 한번 살펴볼까요?

김금혁: 제가 한번 쭉 살펴보았는데요. 사실 한국은 여러분들이 잘 아시겠지만 표현의 자유가 있고 누구나 자유롭게 비판할 수 있기 때문에 훨씬 거친 표현들이 좀 많이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 방송을 할 수 있을 만한 것들을 추려서 가져와 봤는데요. '북한이 저렇게 흥분하는 것을 보니 오히려 우리가 잘한 생각이 든다', '여정 누나 많이 초조하신가 봐요', '조카한테도 밀린 여자', '수십 년 동안 만든 핵인데 무용지물이 되니까 화가 날 만하지' 등의 아주 재치 있는 반응부터 시작해서 또 원색적으로 김 씨 정권의 부당함을 비판하는 글들도 정말 많았습니다. 중요한 점은 북한의 입장에 동조하거나 북한의 우호적인 여론이 눈에 띄게 사라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결국 이런 모든 것들은 북한 스스로 자처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죠. 평창올림픽 때까지만 하더라도 남한 내 북한에 대한 우호 여론이 꽤 있는 편이었고, 북한은 이를 잘 활용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북한은 오히려 끊임없는 미사일 도발과 핵 위협을 통해 그런 우호 여론마저 전부 적대적인 여론으로 돌려세웠습니다. 북한이 조금 더 현명했더라면 이렇게 남한 전체를 적으로 돌리지는 말았어야 했습니다. 아버지 김정일 시대 때는 그래도 적절한 대남 전략을 통해 북한에 대한 우호 세력 형성을 잘한 편이었지만 김정은 위원장 시대에 들어서고 나서 특히 김여정 부부장의 연이은 막말이 지속되면서 북한의 저급한 이미지만 더 쌓인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이예진: 오늘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화제성 갑, 진행에 이예진, 시사평론 유튜버 김금혁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기자 이예진,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