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성 갑] 중국 시위, 북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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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뉴스보다 새로운 정보가 더 빨리 모이는 인터넷 소통공간 SNS. 지금 한국의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소식은 과연 무엇일까요? 한국인들이 관심 갖고 있는 남북한의 뉴스를 분석해 보는 <화제성 갑>. 안녕하세요, 저는 이예진이고요.

김금혁: 안녕하세요? 저는 시사평론 유튜버 김금혁입니다.

이예진: 전 세계에서 축제처럼 즐기고 있는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에 대한 소식, 지난 시간에 전해드렸는데요. 오늘은 북한에서 즐기고 있는 특이한 월드컵 소식 가져왔습니다.

김금혁: 첫 번째 소식입니다. 지난 시간에 북한이 이번 월드컵을 중계하면서 방탄소년단(BTS) 정국이 개막식에서 아주 멋진 공연을 했다는 소식만 빼놓았다고 전해드렸는데요. 이후에도 이런 일은 반복됐습니다. 흔히 축구 경기가 열리면 그 주변에 간판을 광고 배너라고 합니다. 이 배너에는 세계적인 기업들의 광고가 실리는데 북한은 아르헨티나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를 보여주면서 유독 한국이나 미국의 광고는 삭제 처리하는 방법을 채택했습니다. 또 관중석에 걸린 여러 나라의 국기 중 태극기만 가리기도 했습니다. 여기까지는 예상 가능한 부분이었고 북한다운 일이었지만 이런 북한의 태도가 갑자기 변했습니다. 지난 27일, 북한 조선중앙TV는 전날 열린 미국과 영국의 월드컵 경기를 방송했는데요. 당시 해설원은 미국의 국명을 직접 언급했습니다. 또 1시간 분량으로 편집된 경기 중계에선 한국의 자동차 회사 기아의 최신 전기차를 비롯해 미국의 음료회사 코카콜라 광고가 노출됐습니다.

이예진: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며칠 사이에 기조가 이렇게나 바뀌었나에 대해 남한 언론에서도 관심이 많았죠?

김금혁: 네. 이 모든 현상을 한 줄로 꿰뚫어 볼 수 있는 분석은 '북한이 여전히 한국 언론의 눈치를 보고 있다, 한국 여론의 동향을 세심하게 살피고 있다'는 겁니다. 앞서 북한이 보여준 모습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폐쇄적이고 정보를 최소한으로 북한 주민들에게 내보내려고 했죠. 한국에서는 이에 대해 북한을 비난해왔죠. '언제까지 저럴 거냐, 너무 한다, 전 세계인의 축제를 북한 사람만 제한된 정보를 받아야 하냐' 등등 비난이 컸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태도를 바꿔서 정상 국가처럼 한국의 광고나 일반적인 경기를 1시간이나 보여줬다는 것은 남한의 이런 여론을 북한도 인지하고 있고 김정은 위원장이 추구하는 것이 정상 국가 아니겠습니까? 우리도 정상 국가이고, 남한에 대한 자격지심은 없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일부러 이렇게 다 내보낸 게 아닐까 하는 분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이예진: 하지만 방송 시간에 쫓겨서 편집을 다 못 한 게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는데 이건 틀렸다고 보시는 거죠?

김금혁: 틀렸다기 보기 섣부른 관측이라고 보는 것이 만약 정말 그랬다면 그 편집자는 면책을 면치 못하겠죠.

이예진: 한국과 일본이 공동 개최한 2002년 월드컵 대회를 비롯해 북한에서 예외적으로 한국 경기를 중계한 적이 있긴 하더라고요.

김금혁: 2002년 한일 월드컵과 2006년 독일 월드컵, 북한이 참여했던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때는 한국 경기를 중계한 바 있습니다. 북한은 2006년 6월 독일월드컵 한국과 토고 경기를 녹화 중계했는데, 당시 해설은 북한 축구 중계의 권위자인 리동규 체육과학연구소 부소장이 박지성의 활약을 극찬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북한이 남한의 축구경기를 중계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국제축구연맹이 북한에 중계권을 양도해줄 수 있냐고 한국의 방송사들에게 의뢰를 했고, 한국 방송사들도 흔쾌히 수락하면서 한국 경기를 중계하는 선택을 한 것 같습니다.

이예진: 이번 월드컵에서도 마찬가지라고 하죠?

김금혁: 네. 이번 월드컵도 북한이 중계하고 있는 축구경기는 한국의 방송사들이 제공하고 있는 녹화 영상을 쓰고 있습니다.

이예진: 저희가 화제가 되고 있는 소식과 함께 남한시민들의 반응도 전해드리고 있는데요. 북한 주민들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전해드릴 수 없는 게 참 안타깝습니다. 한국 경기를 본 북한주민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김금혁: 의외로 한국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같은 민족인 한국이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것은 내심 뿌듯한 일이거든요. 그래서 2010 남아공 월드컵은 북한도 출전했었고 남한이 16강에 진출했었는데요. 그때 많은 북한 주민들이 한국을 응원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예진: 네. 다음 소식 알아보죠.

김금혁: 북한이 중국 내 주요 도시에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 봉쇄 반발 시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에서 전한 소식인데요. RFA는 중국에 있는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베이징과 상하이 등 중국의 대도시에서 코로나 방역 봉쇄 정책에 반발하는 시위가 확산되자, 중국에 나가 있는 무역일꾼들이 초미의 관심을 갖고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예진: 많은 북한주민들이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을 것 같아요. 우선 중국에서 왜 대규모 시위가 일어나고 있는지 설명부터 해 드리죠.

김금혁: 현재 코로나가 발생한 지 3년차입니다. 중국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3년 가까이 봉쇄 정책을 펴고 있는데요. 다른 많은 국가들은 일상생활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한국도 마찬가지로 일상을 회복하고 있죠. 하지만 중국은 3년간 코로나 확진자가 한 명이라도 발생하면 그 지역 일대를 봉쇄하다 보니 중국인들이 지친 거죠. '자유를 달라'는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던 상황이었는데 여기에 불씨를 당긴 게 우루무치에서 일어난 화재 사고입니다. 지난 24일 중국 신장지역의 우루무치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화재 사고가 발생해 최소 10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다치는 일이 있었는데요. 중국 시민들이 화재의 원인을 중국 정부 당국에게 돌리면서 시위가 확산되기 시작했습니다. 진화를 하기 위해 들어가는 진입로마다 봉쇄 시설이 있어 제대로 진화가 되지 못했고 사람들이 빠져 나오지 못해 안타깝게 사람들이 죽었다, 그래서 시위가 확산되었고 그 시위는 우루무치 뿐 아니라 베이징, 상하이, 특히 상하이에서는 '시진핑 물러나라'는 강도 높은 구호가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이예진: 백지를 든 대학생 시위에 동참한 대학이 50여 곳에 달한다고요?

김금혁: 네. 일단 1989년 천안문사태의 시발점이었던 베이징대학에서도 대학생들을 중심으로 시위가 일어나고 있고요. 시진핑 주석의 모교 칭화대학에서도 사람들이 백지를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백지를 든 이유는 중국 당국이 하도 검열을 하니까 '나는 아무 것도 쓰지 않았다'고 외치는 거죠. 그럼으로써 자유를 외치고 있는 것이고요. 중국에 파견 나가 있는 북한의 외교일꾼이나 외화벌이꾼들은 이 사태가 어떻게 흘러갈지 북한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예진: 네. 결국은 끊임없는 코로나19 검사와 봉쇄, 그리고 엄격한 검열이 중국 국민들을 폭발시킨 것 같습니다. 만약 북한에서 이 소식을 알게 된다면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김금혁: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분석가들 중엔 북한에서도 소요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고, 그렇지 않다는 분들도 있지만 제가 봤을 때는 현재 북중 국경이 막혀 있고 중국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해당 사항에 대한 정보가 북한으로 흘러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북한에서도 똑같은 일이 일어난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나, 오히려 현재 중국에서 일하고 있는 북한의 외교 일꾼이나 외화벌이꾼들을 쥐 잡듯이 통제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실제로 대북 소식통에 의하면 북한당국의 강도 높은 검열, 독촉이 이뤄지고 있다고 합니다. 매일 생활총화에, 참여하지 못한 세부사항에 대한 보고 독촉 등 문책성 메일을 북한 당국에서 많이 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그만큼 지금 북한이 이 사태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는 반증이 되겠습니다.

이예진: 북한이 아무리 철저히 통제한다 해도 중국에 나간 북한 주민 수만 명이 보고 들은 게 있기 때문에 이 소식을 완전히 차단하긴 어렵겠죠. 북한당국이 아마 좀 바빠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늘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화제성 갑, 진행에 이예진, 시사평론 유튜버 김금혁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기자 이예진,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