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성 갑] 러 부상병 치료시설 없는 북한…보여주기 쇼에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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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뉴스보다 새로운 정보가 더 빨리 모이는 인터넷 소통공간 SNS. 지금 한국의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소식은 과연 무엇일까요? 한국인들이 관심 갖고 있는 남북한의 뉴스를 분석해 보는 <화제성 갑> 안녕하세요, 저는 이예진이고요.

김금혁 :안녕하세요? 저는 평양 출신 시사평론가 김금혁입니다.

기자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에서 다친 러시아군 병사 수백명이 북한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그럼 함께 다친 북한 병사들은 어디에 있는 걸까요? 오늘의 첫 번째 소식입니다.

김금혁 :지난 10일, 마체고라 주 북한 러시아 대사는 러시아 국영 신문 로시스카야 가제타와 가진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서 다친 러시아군 수백명이 북한 요양원과 의료시설에서 회복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마체고라 대사는"이는 러시아인에 대한 북한인들의 호의적인 태도를 반영한 조치로, 양측 문화적 유대와 역사 공유에 기인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마체고라 대사는 또 우크라이나전에서 사망한 러시아 군인의 자녀들이 지난해 여름 북한 원산 동쪽 바닷가에 있는 송도원 국제소년단야영소에서 지낸 사실도 공개했습니다.

러시아 부상병 북한서 치료 받는다고 공개한 이유

기자 :마체고라 대사는 러시아 부상병들의 북한 체류부터 치료, 식사 등 전액을 북한이 부담하고 있다고 말했는데요. 현재 북한과 러시아가 얼마나 친밀한 관계인지 잘 드러내는 것 같습니다. 한 가지 의문점은 러시아 부상병들이 러시아에서 치료할 여건이 안 돼서 북한으로 보낸 걸까요? 만약 그렇다면 최근 부상당한 북한 병사들은 러시아에서 치료를 잘 받고 있는 걸까요? 금혁 씨는 어떻게 보십니까?

김금혁 : 사실 해당 보도를 보면서 좀 의아한 점이 상당 부분 있는 것 같습니다. 일단 첫번째는 러시아 내에도 이미 충분히 부상병들을 치료할 수 있는 시설이 있고, 그 수준이나 환경 면에서는 아무리 러시아가 어려워도 북한보다는 훨씬 낫거든요. 그럼에도 북한으로 굳이 부상병들을 보내 치료를 한다는 것이 좀 이해가 되지 않는 측면이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같은 경우는 러시아 미사일의 사정권이 우크라이나 전역을 타격할 수 있고 또 우크라이나의 시설이 별로 좋지 않아 인접 국가인 폴란드나 독일 등으로 부상병들을 보내 치료를 하기는 합니다면 이건 정말 안전한 환경에서의 치료 그 자체의 목적이거든요. 그러나 러시아가 북한으로 부상병을 보내는 건 아무리 봐도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두 번째는 굳이 이걸 공개한다는 것이죠. 부상병을 치료하는 것은 사실 뭐 그리 특별한 일은 아니지 않습니까? 중국에도 보낼 수 있고 벨라루스나 카자흐스탄 등 러시아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는 다른 국가들에 보낼 수도 있죠. 그러나 북한으로 부상병들을 보내 치료를 한다는 것을 주 북한 러시아 대사가 직접 공영방송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결국 치료 자체가 목적이라기 보단 러시아와 북한의 끈끈한 관계를 강조하려는 의도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또한 일각에서는 부상병 치료를 빙자해 러시아 교관들이 북한 내에서 북한군을 훈련시킬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는데 그것 역시 저는 신빙성이 있다고 봅니다.

반면 쿠르스크 전선에서 부상 당한 북한군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쿠르스크 안의 러시아 지역 병원에서 분산돼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해당 지역에서 부상 당한 병사들을 멀리 모스크바 등으로 보낸 건 아니고요. 쿠르스크 지역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이 언론을 통해 확인되었습니다.

러시아 부상병 치료 , 북한 의료시설로 가능할까

기자 :북한군 부상병들이 돌아가야 할 자리에 러시아 부상병들이 있는 건 확실히 좀 이상하네요. 어찌 됐든 치료를 받는 게 맞는다면 북한의 의료시설이나 의약품 등 모두 상당히 열악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북한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러시아 부상병들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있을 지도 의문입니다. 김정은이나 고위급 전담 의료진들이라도 나선 것일까요?

김금혁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리 만무하죠. 왜냐하면 러시아 부상병들은 일반 환자가 아닌 전투 도중 총격이나 파편에 피격 당한 전투 부상자들입니다. 북한은 전투 부상자를 치료해본 경험이 전혀 없기 때문에 신속하게 치료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허둥지둥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북한의 의료시설이라는 것이 대부분 거기서 거기 아닙니까.

평양에는 김정은의 직접적 지시에 의해 현대적으로 건설되었다고 자랑하는 몇몇 병원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병원 조차도 서방 수준의 충분한 경험과 실력을 갖춘 의료진이 있다고 볼 수 없고, 북한이 늘 그렇듯 겉만 화려하고 실상은 기본적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이런 의료진에게 부상병들을 맡기는 것은 저라도 꺼려할 것 같거든요.

결국 이 모든 것들은 다 보여주기 쇼인 것입니다. ‘러시아와 북한의 관계가 이 정도 수준이다’라는 것을 계속 강조하는 한편, 북한은 러시아에게 여러 가지 혜택을 제공하며 러시아의 환심을 지속적으로 묶어두려는 것이겠죠. 사망한 러시아 군인들의 자녀들을 북한 송도원 국제 야영소에 초대까지 했다죠? 그만큼 북한은 러시아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러시아가 혹여 전후 북한을 버리지 못하도록 미리미리 외상값을 달아 둔다고 봐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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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다음 소식입니다. 북한이 다시 한번 미국을 향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어떤 의도가 담겨 있을까요? 오늘의 두 번째 소식입니다.

김금혁 : 지난 11일 북한 국방성 대변인은 담화에서 미국의 원자력 추진 잠수함(SSN) 알렉산드리아함의 부산 입항에 대해 "변할래야 변할 수 없는 미국의 대조선 대결 광기의 집중적 표현"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국방성 대변인은 미국이 북한의 안전상 우려를 노골적으로 무시하고 있다며 북한은 미국에 대한 행동 선택과 대응방식을 보다 명백히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국가의 안전 이익과 지역의 평화를 수호하기 위한 임의의 수단을 사용할 준비 상태에 있다"라고도 덧붙였습니다.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핵 잠수함

기자 :이번 미군 전략자산 배치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처음 있는 일입니다만, 사실상 북한은 미군 주요 전략자산이 한반도에 전개될 때마다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죠. 북한의 이번 반응, 그 연장선상으로 볼 수 있을까요? 아니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있는 걸까요?

김금혁 :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이번 알렉산드리아 함의 부산항 입항은 전임 정부인 바이든 정부와 윤석열 정부 사이 맺어진 '워싱턴 선언'의 이행 과정으로 봐야 합니다. 미국과 한국이 맺은 핵 합의의 골자가 바로 정기적인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배치거든요. 바이든 정부에서 트럼프 정부로 바뀌긴 했지만 트럼프 정부 역시 '워싱턴 합의'를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만큼 당분간 미 전략 자산이 한반도로 오는 것은 놀랄 만한 뉴스는 아닌 거죠. 또한 미 핵잠수함은 북한 뿐만 아니라 중국도 견제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고 봐야죠. 최근 중국과 미국 사이 관세 전쟁이 다시 불이 붙을 조짐이 보이고 있고 사실상 거의 임박했다고 봐야겠죠.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가용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는 트럼프 정부가 핵 잠수함을 부산으로 밀어 넣었다는 것은 북한 뿐 아니라 중국도 견제하겠다는 의도입니다.

북한 입장에서 본다면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핵 잠수함이거든요. 언제 어디서 갑자기 미사일을 쏠 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고, 핵 잠수함 한두 척 정도면 북한군 전체 해군을 압도합니다. 따라서 북한은 무섭겠죠. 트럼프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북한에 대화를 압박하고 있고, 김정은을 칭찬하며 이런저런 수를 두고 있는 상황에서 핵 전략 자산인 핵 잠수함이 한반도로 들어온 것에 대해 북한은 자신들을 압박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라고 보고 민감하게 반응을 하는 것이죠. 또한 '앞에서는 대화를 하자고 해놓고 왜 핵 잠수함이 들어오냐'라고 반발을 하는 것입니다.

미북 대화를 위한 북한의 첫 번째 전제 조건

기자 :앞서 소식 전해드린 마체고라 주 북한 러시아 대사 인터뷰 내용을 보면 '미국이 아직까지 북한 비핵화를 바라는 건 시대착오 접근법이다'이렇게 단호하게 말했고요. 금혁 씨도 북한의 비핵화는 이제 비현실적이라는 말을 해오셨는데, 다시 한번 이 시점에서 짚어보죠. 미국을 향한 비난이 조금씩 거칠어지고 있는 북한이 미북 대화를 위한 전제 조건으로 무엇을 가장 먼저 내세울까요?

김금혁 :북한이 가장 먼저 내세울 수 있는 것은 현실적으로 볼 때 자신들의 핵보유 지위에 대한 영구적 인정일 것입니다. 그것이 선행된 상태에서 회담을 진행해야 밑져도 본전인 것이고, 만약 그것을 인정받지 못하고 어영부영 미국에 끌려 다니다간 또 다시 비핵화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죠. 북한은 비핵화 협상에서 어떠한 재미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앞으로 비핵화 협상은 없다고 주기적으로 강조하고 있습니다.

비핵화가 아닌 핵군축, 핵능력 감소 정도에서 북한은 미국과 협상을 하려 할 것이고, 미국이 만약 북한과 마주앉기 위해 그들이 요구하는 핵보유 능력에 대한 실질적 인정을 해주게 된다면 회담이 끝에 가서 망가져도 북한은 결국 그 지위는 얻는 셈이거든요. 그건 다음 번 행보를 위해 북한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기 때문에 북한은 이 지점만큼은 포기하지 못할 것입니다. 트럼프 정부 입장에선 이게 딜레마겠죠. 바이든 행정부와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선 마주 앉아 커피라도 마셔야 할 텐데, 북한이 요구하는 것을 들어 주기엔 부담이 큰 겁니다.

기자 :오늘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화제성 갑, 진행에 이예진, 평양 출신 시사평론가 김금혁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