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성 갑] 북한 전투기 150대 사진의 진실과 평양백화점의 민 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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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뉴스보다 새로운 정보가 더 빨리 모이는 인터넷 소통공간 SNS. 지금 한국의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소식은 과연 무엇일까요? 한국인들이 관심 갖고 있는 남북한의 뉴스를 분석해 보는 <화제성 갑>. 안녕하세요, 저는 이예진이고요. 앞으로 저와 함께 할 시사평론 유튜버, 김금혁 씨를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김금혁: 네. 안녕하세요? 2012년 한국에 입국한 시사평론 유튜버 김금혁이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이예진: 북한을 제외한 전 세계 어디서나, 누구나 영상을 만들어 올리면 누구든지 보고 소통할 수 있는 인터넷 공간 유튜브에서 활약하고 계시다는 얘기죠?

김금혁: 네. 저는 주로 시사, 역사, 국제관계와 관련해 영상을 만들어 올리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예진: 네. 앞으로 금혁 씨와 함께 다양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그럼 오늘의 화제성 甲, 첫 번째 소식부터 알아보죠.

<효과음>

김금혁: 네. 첫 번째 소식은 최근 무척 바빠진 북한의 군사적 움직임입니다. ICBM 시험 발사 움직임을 포함, 다양한 미사일 발사시험이 있다는 소식입니다. 동창리 서해 위성발사장의 이동식 건물 외벽이 해체되는 정황이 포착됐고요. 한미 정보 당국이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말은 북한이 향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걸 시사하고 있고요. 지금 북한의 도발 수위가 최고점에 이를 수 있다는 판단이 지배적입니다. 이뿐이 아닙니다. 7차 핵실험 준비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6차 핵실험이 몇 년 전에 있었죠. '미국 11월 중간선거 이전(11월7일)에 북한이 7차 핵실험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포착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예진: 그동안에도 쭉 '북한의 도발'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그 수위가 높았던 것 같습니다. 금혁 씨 생각으로는 북한이 이렇게 도발과 위협의 수위를 높여가는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보시나요?

김금혁: 이유는 간단합니다. 새롭지는 않죠. 북한이 ICBM이나 핵실험 같은 경우에는 미국을 상대하고 있다는 생각이 강하고요. 북방한계선 관련 국지도발은 남한을 상대로 한 위협이라고 볼 수 있는데, 남한과 북한, 그리고 미국과 북한 사이의 협상은 눈에 띄는 성과가 없죠. 이런 답답한 상황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한 북한의 노림수가 늘 그래왔듯이 도발을 통해 긴장의 상태를 최고로 끌어올려 협상 테이블에 나서서 본인들이 원하는 많은 것들을 끌어내기 위한 전통적인 전략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이예진: 또 한 가지 남한에서 화제가 된 뉴스가 있었죠. 150여 대의 전투기를 동원해서 '대규모 항공 공격 종합훈련'을 했다면서 사진을 공개했잖아요. 여기에 대해 참 말이 많았어요.

김금혁: 여러 가지 기사를 보며 저는 참 재미있었는데, 먼저 북한이 이런 훈련을 하게 된 계기를 살펴 보면 한미연합훈련에 참가했던 미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 호가 우리 측 동해 밖으로 나갔다고 되돌아온 일이 있었습니다. 북한의 잇따른 도발을 자제시키기 위한 목적이었는데, 북한이 이를 보고 놀란 거예요. 그래서 '우리도 뭔가를 보여줘야겠다'면서 150대의 군용기 훈련을 진행했다고 했지만 전문가들에 의하면 정작 하늘에 떠 있는 건 40대도 안 됐다, 그마저도 추락했고, 또 몇 대는 짜깁기 정황이 보였다고 보도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실소를 터뜨린 일이 있었습니다.

이예진: 자유아시아방송에서도 사진 분석 전문가와 인터뷰를 하기도 했는데요. 대체로 전문가들은 사진으로 보기에 150대는 아니라는 의견입니다. 이런 근거들이 있어서 조선중앙통신의 보도를 전적으로 신뢰할 수 없는 게 사실인데요. 나라 밖에선 이런 평가를 받고 있는데, 북한 주민들이 이와 같은 사실을 알게 된다면 어떤 마음이 들까요?

김금혁: 이 150대 전투기 훈련에 대한 뉴스 자체는 북한 주민들에게도 놀라운 일이었을 겁니다. 북한 공군 창립 이래 이렇게 대규모 전투기를 동원한 훈련은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놀랐겠죠. 이게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보도가 됐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 소식을 접하고 자부심을 느꼈을 거예요. 하지만 향후 다른 분석들을 접한다면 자괴감에 빠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예진: 한미 군사훈련 등 북한의 시각에서 '심기를 건드리는' 일들이 생기면 어김 없이 미사일 발사 등의 도발이 잇따르곤 했죠. 워낙 북한의 위협과 도발이 잦다 보니 한국에서는 사실 '그냥 또 그러나 보다' 하는 반응을 보이곤 합니다. 이런 한국에서의 반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금혁: 제가 한국에 온 지 10년 가까이 됐는데요. 북한이 도발할 때마다 남한친구들의 반응을 보면 날이 갈수록 시큰둥해집니다. 재미있는 점은 북한의 전략이 전혀 먹히지 않는다는 겁니다. 국지도발을 통해 남한 내 긴장감을 끌어올려서 북한과의 대화를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가 있겠지만 어떤 도발이나 심지어 핵실험에 대해서도 시큰둥한 모습을 보면서 북한이 원하는 대로 남한이 빠르게 흔들리거나 동요되지는 않는다는 점을 여러 차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예진: 이와 관련된 인터넷 댓글에 대한 반응도 좀 재미있었죠?

김금혁: 가장 많은 공감을 받은 댓글 중 하나가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는 전투기가 하늘을 날아다니니 참 놀랍다'는 반응이었습니다. 150대 규모에 놀란 게 아니라 아직도 저런 전투기가 날고 있냐는 말은 북한 공군이 갖고 있는 슬픈 현실이 아닐까 합니다.

이예진: 네. 그럼 두 번째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효과음>

김금혁: 두 번째 소식은 평양백화점 관련 내용입니다. 최근 북한 평양백화점에서 다양한 해외 유명 제품들을 그대로 모방한 제품을 판매한다는 뉴스가 화제입니다. 북한은 이를 '우리 자재, 우리 기술로 만든 우리 제품'이라고 적극 홍보하고 있고요. 이에 대한 북한 시민들의 실사용 후기도 첨부하여 "조선의 오늘" 유튜브 영상에 올리고 있습니다.

이예진: 북한 백화점에서 샤넬, 디올 등의 명품을 도용한 제품들을 전시하고 있다는 걸 세상 사람들은 다 아는데 이렇게 뉴스로 내보내는 이유가 뭘까요?

김금혁: 우리가 이걸 저작권이라고 하잖아요. 특히 역사가 깊고 다양한 고객층을 보유한 해외명품들은 저작권에 상당히 엄격합니다. 북한에서는 저작권에 대한 개념이 없고 그래서 이런 영상을 만들고 선전하는 사람들도 저작권에 대한 개념을 모르기 때문이 이런 우스꽝스러운 일이 일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법적인 책임에 개의치 않는 나라이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난 거죠. 이런 복사품은 사실상 중국이 이름을 날렸죠. 북한이 보고 배운 게 그런 게 아닐까 싶습니다. 가장 많은 공감을 받은 댓글은 '나라 자체가 짝퉁이니까 뭔들 짝퉁을 안 하겠냐', '중국한테 배우지 말아야 할 것을 배웠다' 등이 있었습니다.

이예진: 네. 그런 반응이 많더라고요. 세상 사람들은 이 사실을 다 알고 있는데 북한주민들은 '우리 자재, 우리 기술로 만들었다'는 말에 속아 넘어가는 거 아닙니까?

김금혁: 꽤 많이 속아넘어간 거 같고요. 북한에서 예전에는 대본을 줘서 시킨 대로 말하는 시민들의 반응을 뉴스에 실었다면 최근에는 있는 그대로의 얘기를 들려주더라고요. 진실된 후기들이 있는 걸 보면 해외 명품 자체를 모르고 있는 것이 아닌가, 북한이 만든 것으로 믿고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북한의 최고위층은 당연히 알겠죠. 그런데 이것이 가짜이기 때문에 사진 않겠죠. 중간계층에서 이런 걸 살 겁니다. 그렇다면 이런 현상이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봐요. 처음에는 짝퉁에서 시작해서 정품을 사고 싶다는 욕구가 그들에게도 점점 생길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이 어떻게 변화될지 모르지만 짝퉁을 사다가 조금씩 해외 물건을 알아보고 정보에 대한 욕구가 생긴다면 북한사회도 변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적인 생각을 해봅니다.

이예진: 그런데 짝퉁인지 아닌지 자체를 모른다면 얘기가 달라지지 않을까요?

김금혁: 이 방송을 듣고 계신 분들은 이제 알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예진: 앞으로 많은 청취 바라면서 지금까지 화제성 갑, 진행에 이예진, 시사평론 유튜버 김금혁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