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친애하는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6.25전쟁이 발발한지도 어느덧 68년이 지났습니다. 김정은시대 들어 2차례의 남북정상회담, 싱가포르에서의 역사적인 미북정상회담이 진행된 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기대와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정착에 대한 희망이 부풀고 있는 가운데 이번 6.25는 남북모두에서 평화와 화해 모드로 모두 보내고 있습니다.
북한은 해마다 반복하던 반미선전, 비난을 자제했고, 남한에서도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기원하는 무드에서 행사들을 치렀죠.
이 와중에 이틀 전에는 남한 현대정치사에 큰 족적을 남긴 김종필 전 총리, 북한에서는 중앙정보부장으로 더 잘 알려졌죠, 가 92세의 일기로 타계한 일이 있었습니다.
육사 8기를 졸업하고 박정희대통령의 조카사위로서 ‘5.16혁명’도 도왔고, 또 항상 2인자라는 수식어를 달고도 정치에 헌신한 한국 정치현대사의 산실 김종필 전 총리는 이른바 김대중, 김영삼, 김종필의 3김시대로 불린 역사의 정치현장에서 많은 ‘촌철살인’의 어록들도 남겼습니다.
대통령도 잘못하면 감옥에 가야하고 또 국민들이 임기가 끝나기 전에 촛불시위로 탄핵도 가능한, 북한과 완전히 판이한 남한의 자유민주주의 정치를 이해하는 차원에서 그의 어록을 몇 개 소개하겠습니다.
‘제2의 이완용이 되더라도 한일 국교를 정상화시키겠다.’ 이 말은 1963년 일본과의 비밀협상이 국민적 반발에 직면하자 했던 말이네요.
1968년 공화당을 탈당하면서는 그 배경에 대해 ‘목수가 집을 짓는다고 해서 자기가 살려고 짓는 것은 아니다. 이 나라 조국 근대화의 싹을 북돋기 위해 집을 짓는데 도왔을 뿐이다’라고 했죠.
노태우를 대통령후보로 추대하며 ‘나는 대통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라고 말했네요.
‘역사는 기승전결로 이루어진다. 5·16은 역사 발전의 토양이다. 박정희 대통령은 역사를 일으킨 사람이며 전두환, 노태우 대통령은 그 계승자이고, 김영삼 대통령의 변화와 개혁은 그 전환에 해당된다.’ 이 말은 민족상 시상식 때 과거를 회상해 한 얘기입니다.
‘일자리는 시위를 한다고 해서 생겨나고 지켜지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일자리를 더 많이 뺏길 수 있다.’
‘봉분 같은 것은 필요 없고 국무총리를 지냈고 조국 근대화에 힘썼다고 쓴 비석하나면 족하다.’
‘잘못 수혈 받으면 에이즈 걸린다.’ 이는 2000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새 피를 수혈하자 한 말입니다.
‘정치는 잘하면 국민이 그 열매를 따먹지만 정치인 본인에게는 허업이다. 국민들에게 나눠주는 게 정치인의 희생정신이지 정치인이 열매를 따먹겠다면 교도소 밖에 갈 데가 없다.’ 이 말은 2015년 부인 고 박영옥 여사 빈소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한 말이죠.
북한에는 김부자 명언, 어록이 차고 넘치죠. ‘가는 길 험난해도 웃으며 가자.’ ‘고난의 천리가 가면 행복의 만리가 온다.’ ‘오늘을 위한 오늘이 아니라 내일을 위한 오늘에 살자.’
‘사회주의는 우리거야.’ ‘농장포전은 나의 포전.’ 이런 구호도 있죠. 그런데 요즘 주민들은 ‘농장포전은 너의 포전,’ ‘사회주의는 너희거야’라고 한다면서요?
‘대동강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