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대일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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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 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지금 전 세계가 비상이고 아우성인데 북한에서는 좀 이례적인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김정은의 수차례 참관 하에 초대형 방사포, 포사격 대항훈련을 보여주더니 뜬금없이 김여정이 두 차례나 출현해 개인 담화도 발표했죠. 방사포와 관련해서는 특히 일본이 탄도미사일 시험, 유엔안보리결의 위반이라고 항의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김여정은 청와대의 포사격훈련 비판, 트럼프 미대통령의 코로나 관련 지원의사 편지에 대해 반응을 내보냈죠.

또한 북한은 지난 3월 17일 김정은의 지도하에 당 창건 기념탑 주변에 종합병원을 건설한다고 기공식을 열었습니다. 당 창건 75주기 기념일인 오는 10월 10일까지 몇 달 사이에 완공한다는 거죠. 이번 10월 10일 기념식의 '인민에 대한 선물', 클라이맥스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은이 기공사에서 공사를 맡긴다고 한 근위영웅 여단은 김부자 별장, 특각 건설을 전문으로 하는 1여단이고, 8건설지도국은 중앙당 재정경리부 소속 8국 건설대입니다. 두 단위 다 북한의 최고 건설대라고 할 수 있죠.

또 하나 이례적인 일은 지금 전 세계가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장려하고, 도시들을 봉쇄하고, 국경을 폐쇄하는데 북한은 오는 10일 평양에서 최고인민회의를 정기 개최하기로 했습니다.

아마도 북한당국이 주장하는 것처럼 코로나 환자가 한명도 발생하지 않았던지, 아니면 발생했더라도 철저히 통제가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기야 북한처럼 폐쇄적이고 통제가 철저히 잘 되는 나라가 세계에 또 어디 있겠습니까. 일찍이 북중국경도 세계적으로 맨 먼저 폐쇄를 했고, 해외에 나가 있는 북한 근로자들, 외교관들의 입국도 통제했죠.

그리고 아주 이례적으로 평양에 상주하고 있는 외국인들에 대한 강력한 통제도 실시했습니다. 그들의 외출을 금지시켰고 심지어 호텔, 식당 이용도 불허했죠.

아마도 초기에 외국인들과 접촉한 북한인들, 유증상자들은 철저히 조사해 미리 자가, 또는 공공시설에 일정기간 격리시켜 확산을 막았을 겁니다.

그러나 일본의 한 언론매체에 따르면 북한 군 북중접경부대들에서 이미 100여명의 코로나 환자들이 사망했다고도 하네요. 좀 지나면 북한에서 이번 코로나 사태가 어떻게 통제가 됐는지, 어느 정도 감염됐고 피해가 있었는지 내부 정보소식통들을 통해 밖으로 전해지리라 생각됩니다.

북한 군인들은 이번 코로나사태 때문에 동계훈련도 일시 중단됐었고, 또 외부활동이나 훈련이 통제돼 평상시보다 좀 편하게 지냈을 거라 생각됩니다. 물론 코로나 감염병에 걸리지 않았을 것을 전제해야죠.

북한군인들 속에서는 오래전부터 이런 말이 유행했죠. '천대일탈!' '미국돈 천 달러가 있어야 대학 추천 받아 군에서 일찍 탈출(제대)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아마도 북중국경경비대들에서는 이번에 코로나 때문에 '천대일탈'을 꿈꾸는 일에 좀 차질이 빚어졌겠죠?

'대동강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