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재보험 농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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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친애하는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외부세계에서는 북한이 너무 폐쇄적인 사회라 북한에도 보험이 있나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사실 보험 하면 개인이나 기업이 미래 있을 수 있는 큰 사고나 피해를 대비해 평상시 적은 비용으로 보험에 가입해 더 큰 손실이나 위협을 피하는 자본주의 경제에서도 아주 고급 진 금융업 영역입니다.

그리고 피보험자 즉, 개인이나 기업법인과 보험회사 사이 이뤄지는 보통의 보험도 보험이지만 보험회사들이 저들이 지고 있는 자연재해나 엄청난 위험을 더 분산하기 위해 재보험사들에 보험을 드는 보험회사와 재보험사와의 계약, 재보험 행위는 훨씬 더 고급 진 금융활동입니다.

그런데 북한에는 이런 보험활동들이 모두 있죠? 물론 조선민족보험총회사라는 국가의 독점적인 시스템에 의한 의무보험 형식이지만 말이죠.

그런데 이 독점적인 보험체계가 더 발전해 3개의 손해보험사가 탄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서울의 한국금융연구원 금융브리프에 따르면 2016년 8월부터 2017년 10월까지 북한은 북극성보험회사, 삼해보험회사, 미래재보험회사 등 3개의 손보사를 신설했다고 하네요.

북한식 운영방식으로 봐서는 아직도 더 자세히 사실관계를 확인해 봐야겠죠? 이들 회사들의 주소지가 같은지, 다른지도 말이죠.

북극성보험회사는 화재, 기술, 농업보험을 담당한다고 했는데 이 업무는 북한보험총국의 보험국과 재보험국의 일부 부서기능이죠. 그리고 해상선체, 해상화물, 해상배상책임보험을 전문으로 한다는 삼해보험회사의 업무는 총국의 해상보험국 업무내용입니다.

미래재보험회사는 아마도 재보험국이 수행하던 각종 재보험, 생명보험까지 다룰 것으로 보입니다.

조선무역은행에 특수자금과 고객을 관리하는 금강은행, 조선광선은행이 있듯이, 그리고 대성지도국, 대외경제총국 등 중앙 급 기관들이 부서별로 모두 자기 독자 회사명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듯이 조선민족보험총회사 각 부서들이 국제사회의 제재나 감시를 피해 서로 다른 회사 명칭으로 활동하지 않는지 더 두고 볼 일입니다.

북한 대외보험총국의 사명은 북한에서 의무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내부 보험원천을 이용해 그 위험을 해외 재보험사들에 전가해 사고가 나면 달러, 외화를 버는 것을 기본 사명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혁명자금 마련이 가장 중요한 미션이죠.

재보험에 가입해 달러로 보험료를 내다 사고가 나면 그 손해를 청구해 돈을 받아내는 형식입니다. 총국 직원들은 이를 일명 '한해 농사', '날아다니는 돈을 잡는다'라고 표현하기도 하죠.

그런데 실제 이 돈이 정말 날아다니는 돈일까요? 화재, 큰물피해, 사고, 인명피해 등 북한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손해들의 대가인 것이죠. 그리고 그 피해가 많으면 많을수록, 더 많은 달러가 미국으로부터 북한지도부의 혁명자금으로 흘러들어가는 구조입니다.

이번 손보사 3개 신설로 북한의 보험농사, 더 잘될 수 있을까요? '대동강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