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식 ‘모범답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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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 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친애하는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요즘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개학이 연기되거나 온라인수업으로 대체되는 등 교육에서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서울에서도 개학이 계속 지연되고 있고, 일부는 온라인수업으로 대체하고 있으며, 평양도 4월 1일부터 하는 개학을 미루고 있습니다. 이번 코로나 감염병사태로 인해 정말 많은 사회부분들이 큰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원래 소학교 때부터 담임선생제도를 도입해 활용하고 있죠. 운이 좋거나 잘만하면 졸업할 때까지 한 선생한테서 많은 것을 배우고 또 같이 생활할 수 있습니다. 한 선생이 국어, 수학, 혁명역사, 음악 등 여러 과목들을 가르치는 시스템이죠. 물론 중․고등학교에 가면 담당 과목 교사들이 보다 세분화됩니다.

그런데 요즘 북한 소학교에서는 중․고등학교처럼 과목별 담당 선생을 두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하네요. 북한 대외 홍보용 월간지 '금수강산' 4월호에 따르면 김성일 교육연구원 부원장은 교육체계 갱신과 교수법 개선에 대해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보통교육 부문에서 새로운 교수 방법을 창조하기 위한 연구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소학교에 과목 담임제를 도입하기 위한 전국적인 실무 강습이 시행됐다. 과목 담임은 전체 과목을 지도하는 담임교사와 달리 1∼3개의 특정 과목만을 담당해 가르친다. 소학교에서 과목 담임을 두는 영역은 음악과 무용, 체육 등 예체능과 영어, 정보기술 등이다.'라는 겁니다.

이를 위해 2017년 10월부터 평양 평천구역 봉학소학교 4, 5학년을 대상으로 과목 담임제를 시범 도입하는 등 여러 계기를 통해 테스트를 했었죠.

김 부원장은 계속해서 '초등 및 중등교육을 강화해야 튼튼한 토대에 기초해 대학들에서 유능한 인재를 키워낼 수 있는 것, 학생들의 학습 과정을 탐구과정, 지능발전과정으로 전환하기 위한 연구 사업에서 중요한 계기로 됐다.'고도 했습니다.

지난해 9월 노동신문은 '창조적인 사고능력을 계발시키는데 모를 박고' 제하의 기사에서 '교원들을 위한 강습을 조직하여 모두가 다매체편집물들을 능숙하게 작성할 수 있는 실력을 갖추도록 하고 있다. 과목 담임 교원들을 컴퓨터로 출제할 시험문제 작성에 적극 인입시키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시험문제출제 말이 나와서 말인데 외부에서는 북한에서의 시험과 관련해 이런 유머가 떠돌고 있습니다.

'1990년대 북한의 한 중학교 생물시험에서 비료의 3대 요소를 쓰라는 문제가 나왔다.

한 학생은 이렇게 적었다. 질산, 린산, 칼륨. 그 학생은 50점을 받았다.

다른 학생은 이렇게 적었다. 경애하는 장군님께서 교시하신 바와 같이 질산, 린산, 칼륨.

그 학생은 70점을 받았다.

100점을 받은 학생의 답안지는 이러했다. 절세의 애국자이시며 백전백승의 강철의 영장이시며 전체 조선인민의 자애로운 어버이이신 위대한 김정일 장군님께서 제3차 전국농업일군대회에서 일찍이 탁월이 교시하시였고, 평안북도 곽산군 원하협동농장 현지 지도에서도 재차 일깨워주신 바와 같이, 질산, 린산, 칼륨.'

참 신통하게 유머를 만들어냈죠?

'대동강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