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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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요즘 북한에서는 모내기가 한창입니다. 지난 10일 평안남도 평원군 원화리에서 첫 모내기를 시작한 이후 온 나라가 모내기에 동원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옛말그대로 부지깽이도 뛸 때, 고양이 손발도 빌려야 할 때가 바로 이때죠.

노동신문을 포함한 북한 언론매체도 온통 정면돌파전의 주타격방향, 최전선, 제1제대라고 불리는 농업전선에서의 혁신, 총동원소식으로 도배하고 있습니다. 작업반도급제보다 우월한 분조관리제를 도입해 준 수령의 위대성에 대한 기사도 있습니다.

또한 요즘 북한에서 큰 은을 나타내고 있는 포전담당책임제시행에 대한 구체적인 기사도 눈에 뜨이는데요, 오늘은 이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포전담당책임제는 항상 분조관리제 안에서 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습니다. 결국은 가장 작은 노동단위인 분조를 더 쪼개서 운영한다고 봐야겠죠. 개인이든 아니면 한 가족을 단위로 운영되는 모양입니다. 인센티브와 책임성을 더 높이기 위한 조치이죠.

다음으로 당위원회가 이 정책을 잘 이끌기 위한 첫 번째 방도로 농사의 주인인 농장원들의 의욕심을 높여주는 즉, 포전담당책임제의 우월성에 대한 선전공세를 집중적으로 벌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농장원들이 왜 포전담당책임제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하는지, 그 이유와 생활력, 필요성을 논리적으로, 실천적으로 깨닫게 해 자각적으로, 주인다운 심정으로 이에 참가하도록 한다는 얘기입니다.

그래서 과거에 다수확농장원들이 독보하듯 토론문, 선전문을 읽는 식이 아닌 직외강연강사들이 생동한 사실자료들을 많이 사례 들면서 생동감 있게 해설하도록, 다수확농장원들의 발표능력을 높여 대중 앞에서 자기의 농사경험을 구수하게 이야기하도록 하게 해주었다는군요.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포전담당책임제의 시행세칙을 바로세우는 겁니다. 몇 해 전 포전담당책임제를 시행한 판륙협동농장에서는 일부 농장원들이 지력이 낮은 토지를 선호했다네요.

왜냐면 그런 토지는 생산계획이 낮은 반면 품만 조금 들이면 생산량을 쉽게 늘려 이득을 보게 된다는 거죠. 그래서 대중 다수가 다 동의하고 찬성하는 합리적인 시행세칙을 만들도록 했습니다. 이렇게 제집쌀독을 먼저 걱정하는 그릇된 편향도 바로잡고요.

또 관심을 끄는 것은 평균주의를 극복하도록 했다네요. 예로 몇 해 전 평정협동농장에서는 여러 가지 불리한 자연 지리적 조건으로 농사를 잘 짓지 못하게 되자 현물분배를 이미 발표한 세칙과 어긋나게 함으로써 농장원들로부터 좋지 못한 의견이 제기됐다는 겁니다.

이를 현물분배는 이미 정해진 세칙대로 하고 각급 당 조직들이 농장원들의 애국열의를 분출하도록 사업을 짜고 들어 해결했다죠. 즉, 계약서대로 주기는 주돼 그들을 사상교양해서 나라에 바치도록 했다는 겁니다.

이외에 제일 어려운 포전을 담당해 다수확을 창조한 농장원을 전형으로 선발해 일반화하는 문제, 과학농법을 잘 적용하는 문제 등이 강조됐네요.

북한주민들은 요즘 이런 말도 한다면서요. '수령님시대는 노동당의 시대, 장군님시대는 선군시대, 원수님시대는 시장시대.'

농장에서도 시장원리가 앞으로 점점 더 확산할까요?

'대동강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