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패 밥과 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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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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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한 유명기자, 워터케이트를 처음으로 파헤쳐 세간에 알린 밥 우드워드가 펴낸 새 책 '격노'가 출판되기도 전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많은 부분이 북한과 관련된 내용들이라 더 쇼킹한 것 같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쇼킹한 내용들 순서로 소개해 드리죠.

우선 북한이 처형한 김정은의 고모부 장성택관련 내용입니다. 당시에는 그를 기관총으로 사살했다, 죽인다음 시체를 완전히 없애려고 화염방사기로 태워버렸다, 개들을 풀어 훼손했다는 등 수많은 소문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김정은이 트럼프에게 고백한 바로는 참수 즉, 머리를 잘라 시체를 고위간부들이 다니는 계단에 전시했고, 그의 가슴에 머리를 올려놓았다고 하네요.

저는 이 소식을 접하고 북한에서 '위대한 수령, 인민의 자애로운 어버이, 하늘이 내신 분'으로 칭송받고 있는 최고 존엄이 자기 고모부를 죽이다 못해 시신을 간부들 앞에 전시하게 했다는 것도 놀라웠고, '철전지 원수 미국, 세계제국주의의 원흉 미국' 대통령에게 솔직히 털어놓았다는데 다시 한 번 놀랐습니다.

그리고 2017년 북한이 첫 대륙간탄도미사일급 화성-14를 발사했을 때 주한미군은 김정은을 타깃으로 그가 위치한 장소까지의 거리를 정확히 계산해 동해로 에이테킴스 전술미사일을 쐈다고 하네요.

당시 김정은이 천막에서 발사를 지휘했는데 거기까지의 거리 186마일을 동해로 비행했다죠. 이 미사일에는 자탄 300여개가 들어있어 축구장 3-4개 면적을 초토화할 수 있답니다.

또한 당시 국방장관 매티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선제타격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그런 전쟁에 대한 계획은 마련돼 있었다'면서 미국 네브래스카 주 전략사령부가 북한의 정권교체를 위한 작계 5027도 주의 깊게 검토했다죠.

북한의 공격이 있을 시 핵무기 80여개를 사용해 타격한다는 내용도 포함해서요. 그리고 작계 5027을 대체하는 북한지도부 타격에 초점을 맞춘 작전계획 5015도 당시 업데이트됐답니다.

같은 해 8월 29일 북한이 중장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를 발사했을 때는 좀 더 공격적인 대응수단을 찾아보기 시작했고 북한의 항구 하나를 실제로 폭격해야 하는지 고민하기도 했다죠.

2018년 3월말 폼페이오 당시 미 중앙정보국장이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했을 당시 김정은은 미국과 전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네요.

또한 폼페이오 CIA 전 국장은 김정은이 미국과 협상하면서 한 번도 주한미군철수를 요구하지 않았으며, 이는 중국과의 군사적 균형을 유지하고,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한반도에 미군이 있는 것을 용인하는 것으로 미국은 해석했다죠.

이외에 코로나가 터지면서 지난 3월 북한도 호되게 당했다고 트럼프대통령이 회고했다고도 했죠. 북한은 아직 단 한명의 환자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했지만요.

북한에서 군인들은 얇게 식기에 담긴 밥을 폭탄 밥, 또는 대패 밥이라고 합니다. 식당근무에 나간 사람들은 밥이 조금이라도 많아 보이게 하려고 밥알을 세워서 담기도 하죠.

이런 인민들의 고통은 안중에도 없이 핵전쟁, 핵 개발에만 몰두하는 정권은 언젠가는 심판을 받겠죠?

'대동강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