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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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북한말로 로므니아라고 한 공산권 유머를 몇 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북한에서는 한 때 로므니아예술영화 '깨끗한 손으로'가 매우 인기가 있었죠.
'차우셰스쿠 동지와 함께'
아래는 루마니아의 라디오 아침 방송 내용이다.
6시 30분: 우리 위대한 지도자 니콜라에 차우셰스쿠 동지께서 일어나셨고, 모든 루마니아 인민들도 그와 함께 일어났습니다!
6시 45분: 우리 위대한 지도자 니콜라에 차우셰스쿠 동지께서 운동을 시작하셨고, 모든 루마니아 인민들도 그와 함께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7시 15분: 우리 위대한 지도자 니콜라에 차우셰스쿠 동지께서 아침 식사를 드시기 시작하셨고, 모든 루마니아 인민들도 그와 함께 맛난 아침 식사를 먹고 싶어 합니다!
'협동농장'
1980년대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차우셰스쿠와 각지에서 올라온 간부들이 참석한 당 대회가 한창이였다. 차우셰스쿠는 루마니아 농업의 상태를 개탄하면서, 생산력을 높이라는 요구를 늘어놓고 있었다.
우리나라 협동농장에 있는 양들은 마치 사자처럼 보여야 합니다. 그러한 양들이 있는 농장은 손을 들어보시오.
그 말에 맨 뒤에 앉아 있는 한 간부가 손을 들었다. 그는 차우셰스쿠로부터 큰 칭찬을 받았다.
차우셰스쿠의 말은 이어졌다.
우리 나라 협동농장에 있는 소들은 책장 위에 정리되어 있는 책들처럼 보여야 합니다. 그러한 소들이 있는 농장이 있으면 손을 들어보시오.
그러자 아까 그 간부가 또 다시 손을 올리는 것이 아닌가. 그는 재차 독재자의 찬사를 받아 마지않았다.
차우셰스쿠는 또다시 입을 열었다.
우리나라 협동농장에 있는 옥수수는 전봇대처럼 보여야 합니다. 그러한 농장이 어디에 있습니까?
이번에도 손을 들은 것은 같은 사람이였다. 차우셰스쿠는 놀라워하며 그에게 물었다.
동지, 동지네 지방의 농장은 우리나라 최고의 모범농장이구려! 대체 비결이 뭐요?
차우셰스쿠 동지, 그건 어렵지 않습니다. 우리 농장 양들은 사자처럼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먹을 것이 없어 털이 다 빠지고 머리와 꼬리에만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소들도 책장 위에 있는 책들과 같습니다. 먹을 것이 없어 너무나도 약해져서 한마리만 빼면 모두 옆으로 넘어집니다. 옥수수는 영락없는 전봇대처럼 보입니다. 50미터마다 하나씩 있으니까요!
'형제'
루마니아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아이들에게 물었다.
우리나라와 소련의 관계를 인간관계로 비유하면 뭘까요?
한 아이가 형제요! 라 대답했다. 교사는 형제보다는 친구 쪽에 더 가깝지 않을까? 라고 했지만, 아이는 아니에요! 형제예요! 라 했다. 교사가 왜 그렇게 생각하냐고 묻자, 아이는 친구는 고를 수 있잖아요! 라고 했다.
'대동강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