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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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사태로 대내외 악재가 계속되는 가운데서도 북한은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에 맞춰 여러 가지 도발들을 계단식으로 확대하는 분위기입니다.
김여정이 직접 나서 한미군사훈련을 비난하면서 시작이 됐죠. 그는 지난 16일 조선중앙방송을 통해 내보낸 담화에서 '남조선 당국이 8일부터 우리 공화국을 겨냥한 침략적인 전쟁연습을 강행하는 길에 들어섰다는 소식을 들었다. 남조선 당국은 또다시 온 민족이 지켜보는 앞에서 따뜻한 3월이 아니라 전쟁의 3월, 위기의 3월을 선택했다'고 했죠.
그러면서 '우리는 지금까지 동족을 겨냥한 합동군사연습 자체를 반대하였지 연습의 규모나 형식에 대하여 논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50명이 참가하든 100명이 참가하든 그리고 그 형식이 이렇게 저렇게 변이되든 동족을 겨냥한 침략전쟁연습이라는 본질과 성격은 달라지지 않기 때문'이라고도 했습니다.
또 '앞으로 남조선 당국의 태도와 행동을 주시할 것이며 감히 더더욱 도발적으로 나온다면 북남군사분야합의서도 시원스럽게 파기해버리는 특단의 대책까지 예견하고 있다. 현 정세에서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어진 대남 대화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정리하는 문제를 일정에 올려놓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우리를 적으로 대하는 남조선 당국과는 앞으로 그 어떤 협력이나 교류도 필요 없으므로 금강산국제관광국을 비롯한 관련 기구들도 없애버리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위협했습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에 대해서는 '대양 건너에서 우리 땅에 화약내를 풍기고 싶어 몸살을 앓고 있는 미국의 새 행정부에도 한 마디 충고한다. 앞으로 4년간 발편잠을 자고 싶은 것이 소원이라면 시작부터 멋없이 잠 설칠 일거리를 만들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선방을 날렸죠.
이뿐이 아닙니다.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을 발사하더니 동해상에선 유엔안보리가 금지한 탄도미사일 발사시험도 했습니다. 탄두중량을 개조해 전술핵도 탑재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죠.
미국을 위시해 유엔대북제재위원회가 소집되고 유럽연합이 유엔안보리소집도 신청하자 북한은 또 발끈했습니다.
이번에는 탄도미사일 발사시험을 주관한 리병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을 내세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기자회견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저들의 신형 전술유도탄 시험 발사는 '자위권'에 속한다, '자위권에 속하는 정상적인 무기 시험을 두고 미국의 집권자가 유엔 결의 위반이라고 걸고 들며 극도로 체질화된 대조선 적대감을 숨김없이 드러낸 데 대하여 강한 우려를 표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미국의 새 정권이 분명 첫 시작을 잘못 떼었다고 생각한다. 앞뒤 계산도 못 하고 아무런 말이나 계속 망탕하는 경우 미국은 좋지 못한 일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훈수도 뒀습니다.
북한주민들이 이래저래 먹고살기 힘든데 또 5만 세대 평양시 살림집건설도 한다죠. 공산주의 소련의 수령 묘에 대한 이런 유머도 있군요.
'레닌묘의 경비병'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 위치한 레닌 묘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무덤 입구에는 무표정한 경비병들이 참관객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를 보던 러시아 어린이가 아버지에게 물었다.
아빠, 왜 레닌 묘에는 항상 경비병들이 있는 거예요?
레닌이 다시 살아나 무덤 밖으로 나오는 것을 막는 거란다!
'대동강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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