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 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중국 내륙 교통운수중심지, 삼국지 적벽대전의 고장인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발생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폐렴으로 지금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벌써 사스와 메르스 피해를 능가해 급속도로 퍼지고 있으며, 발생한지 두 달 만에 감염자가 1만 7천명, 사망자가 350명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중국 내륙 남동쪽에 위치한 우한시는 예로부터 창장(長江)과 한장(漢江)이 만나는 곳으로 수로를 이용한 물류의 중심지였습니다. 지금은 인구 1,100만 명으로 중국 6대 도시 중 하나죠. 동서로는 상하이와 충칭, 남북으로는 베이징과 광저우를 연결해 중부의 교통요지입니다.
또한 이곳은 삼국지 속 관우가 지키던 ‘형주’로도 유명합니다. 유비와 관우, 장비, 조조, 제갈공명 등 당대 영웅호걸들이 활약한 적벽대전이 펼쳐진 적벽(赤壁)도 우한시 부근에 위치하고 있죠.
당시 북방을 통일한 조조가 대군을 이끌고 남하해 오․촉 연합군과 여기서 대치했는데 유비의 책사 방통의 계략에 말려들어 뱃멀미를 피해 배들을 10척씩 쇠사슬로 묶어 놓은 큰 실수를 저지르며 결국은 화공전술에 당해 함대가 모조리 불타 대패를 하게 됩니다.
소설 삼국지에는 이렇게 소개되었지만 실지 조조 대군의 패배 원인은 역병 때문이었다고 하죠. 북방에서 내려온 위나라 군사가 온도와 습도가 높은 남쪽의 풍토에 적응하지 못하고 역병에 걸려 수많은 군사들이 죽어나가면서 철군하게 됐다는 겁니다.
이런 역사 때문일까요, 그때로부터 1,800년이 지난 지금 전 세계를 뒤흔든 폐렴이 우한에서 발생해 엄청난 피해를 끼치고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아직까지 치료약이 없어 더 문제입니다.
최초의 감염 원인은 우한에 있는 화난수산도매시장에서의 뱀 또는 박쥐에서 발생한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옮겨져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말이 수산물도매시장이지 온갖 야생동물들이 생체로 식용 거래되고 있다죠. 이것도 아직까지 완전히 과학적으로 밝혀지고 확정되지는 않아 여러 다른 설도 들끓고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지난 사스와 2014년 서아프리카 에볼라는 야생 박쥐를 날 것으로 섭취한 것이 원인이 됐고, 2019년 흑사병 발발은 5월에는 몽골에서의 마멋 생간, 11월에는 중국에서의 야생 토끼 섭취가 원인이었다고 합니다.
당장 치료 불가능한 바이러스의 발병도 문제지만 중국당국의 대처가 더 문제시되고 있습니다. 처음에 쉬쉬하며 발병사실을 공개하지 않았고 알려졌을 때는 인간사이 전염이 불분명하다고 했었죠.
그리고 문제가 심각해지자 우한시를 봉쇄하고 통제를 시작한 때는 이미 500만 명의 우한시민들이 여기를 빠져나간 다음이었습니다.
북한도 사태의 심각성을 의식해 아마도 전 세계적으로 가장 단호하게 이에 대응하고 있죠.
원래 ‘입을 조심하라. 병은 입을 통해 들어간다.’라는 말이 있죠. 북한에서는 ‘코 아래 구멍을 조심하라.’고 하기도 합니다. 이는 말을 조심하라는 뜻이죠.
모든 분들이 손 씻기도 자주 하고 마스크를 꼭 착용해 이번 전염병을 슬기롭게 넘기시길 바랍니다.
‘대동강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