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을 특사로 하는 북한 고위급대표단의 방남과 올림픽행사 참가가 큰 화제를 낳았는가 하면, 그들이 돌아간 뒤 북한응원단의 활동모습이 지속해서 세간의 관심을 사고 있습니다.
가는 곳마다 뉴스, 화젯거리, 볼거리를 선사하고 있는데요, 이미 이들은 북한노래 '휘파람'에 맞춰 응원을 하면서 한 남자의 가면을 써 이것이 김일성의 초상 아니냐, 아니면 영화에서 그의 역을 한 북한 배우 사진이 아니냐는 등 큰 논쟁거리를 이미 낳았습니다.
또한 하워드라고 하는 김정은을 닮은 호주 인이 남북 하키단일팀이 일본과 경기를 할 때 북한응원단 앞에 나타나 한반도기를 흔들며 김정은 흉내를 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김정은과 거의 같은 모습, 분장을 해 나타나 많은 이들을 놀랬었는데요, 앞서는 트럼프 미 대통령을 닮은 미국인과 같이 언론에 등장해 관심을 끌기도 했습니다.
또한 북한응원단에 대한 취재열기도 이슈거리를 낳고 있는데요, 어느 한 기자는 이들의 동선을 따라 함께 이동하면서 화장실에까지 들어가 줄 서 있는 모습을 취재하고 사진까지 찍었습니다.
또 어느 한 종편TV는 저녁에 응원단 숙소를 몰카처럼 찍어서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저녁 창문으로 비치는 두 명의 성원들이 숙소에 비치된 남한TV를 시청하는 모습이었는데요, 글쎄, 제가 보기에도 이것은 지나친 것 같았습니다.
아무리 언론의 자유가 보장된다고 하더라도 이들이 평양에 돌아가면 큰 화를 당할 수도 있는 장면을 취재경쟁에 내몰려 마구 방영하는 것이 그리 달가워보이지는 않았습니다. 또한 미국의 ABC방송 쟈니 킴멜쑈는 북한응원단의 대표적인 응원모습을 내보이면서 방청객들이 따라하게 하고 이를 조롱하는 듯 한 모습을 내보냈습니다.
진행자는 '응원단이 마치도 목숨을 걸고 응원하고 있다. 실제 그렇다', 그리고 방청객들이 이를 따라하자 '자기가 마치도 독재자가 된 것 같다. 김정은에게 알려준다, 미사일을 쏘기 전에 우리가 미국 LA에 있다는 것을 미리 알려준다.'고 하기도 했습니다.
이때 북한응원단이 한 응원내용은 북한에 살았으면 누구나 다 알 수 있는 '랄라랄라 랄라랄라라~~~, 이겨라, 이겨라, 우리 선수 이겨라!'였습니다.
이들의 열정적인 응원에도 불구하고 역사상 처음으로 만들어진 남북 하키단일팀은 스위스, 스웨덴에 이어 일본에도 패했죠. 일본전에서는 첫 골을 기록하긴 했지만요.
저도 열심히 보고 응원하기도 했지만 실력 차가 너무 커 축구에 비교하면 대학생 팀과 초등학생 팀이 겨루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나마 '이겨라, 이겨라 우리선수 이겨라!'라고 응원할 수 있는 선수라도 있었으니 다행입니다. 참가하는 북한 선수들은 몇 명 안 되고, 응원단만 2백 명이 넘게 참여했으니 아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얘기가 이미 나왔으니까요.
그러나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올림픽을 우리 민족의 공동 경사라고 한 만큼 남쪽 선수들이라도 금은동 여러 개 따니까 다행이죠.
대동강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