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코로나 사태를 대처해야 하는 엄중한 상황임에도 북한에서 또 불장난이 시작됐습니다. 지난 2일 원산 인근에서 초대형 방사포 2발을 발사하더니 9일 아침에는 함경남도 선덕지구에서 또 3발을 쐈습니다.
2발은 35km 고도에 240km 비행했고 연발 사격 시간간격은 20초라고 하네요. 그리고 3발은 최대 200km 비행했죠. 북한은 이를 방사탄, 초대형 방사포로 표현하지만 일본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탄도미사일 발사로 보고 있습니다. 유엔안보리 결의를 대놓고 위반하고 있는 셈이죠.
남한 군 당국은 북한의 이번 발사를 작년에 무더기로 시험했던 신무기들의 실전배치 전 단계 테스트로 보고 있습니다.
더 해괴하고 생뚱맞은 것은 지금 남한을 비롯해 북한의 이웃 중국, 일본 등 전 세계가 코로나바이러스 급성전염병과 사투를 벌이느라 난리판인데 그 와중에 방사탄을 비롯한 화력전투훈련을 하는 것도 그렇고 김여정이 직접 나서 청와대를 입에 담지 못할 욕설로 비난한 것입니다.
지난 2일 북한이 김정은 참관 하에 실시한 방사포 시험에 청와대안보실이 경고한데 대한 대응차원이었는데요, ‘청와대의 저능한 사고방식에 경악을 표한다’는 제목 하에 많은 욕을 찰 지게 쏟아냈습니다.
그는 전날 북한의 화력훈련에 대해 ‘나라의 방위를 위해 존재하는 군대에 있어서 훈련은 주업이고 자위적 행동’이라면서 ‘전쟁 연습놀이에 그리도 열중하는 사람들이 남의 집에서 군사훈련을 하는데 대해 가타부타하는 것은 그야말로 적반하장의 극치’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강도적이고 억지 부리기를 좋아하는 것을 보면 꼭 미국을 빼닮은 꼴, 어떻게 내뱉는 한마디 한마디, 하는 짓거리 하나하나가 다 그렇게도 구체적이고 완벽하게 바보스러울까’라며 ‘참으로 미안한 비유이지만 겁을 먹은 개가 더 요란하게 짖는다고 했다. 딱 누구처럼...’하면서 끝을 맺었습니다.
그는 또 ‘주제넘은 실없는 처사’, ‘바보스럽다’, ‘저능하다’라고 원색적인 표현을 퍼붓다 못해 ‘우리 보기에는 사실 청와대의 행태가 3살 난 아이들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고 비아냥거렸죠.
이런 북한이 다음날 김정은이 직접 문재인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 코로나 사태를 위로하고 건강을 염려, 잘 이겨내기를 바란다, 조용히 응원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5일 뒤에는 다시 동해상으로 초대형 방사탄 3발을 발사했고요.
김여정의 담당역할과 지위가 어떻게 변했고 또 앞으로 어떤 요술을 부리려는지 두고 보아야 하겠지만 여동생의 메시지이자 곧 김정은의 발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렇게 편지를 보내기 전에 김여정이 직접 나선 것은 김정은의 편지의 파장을 극대화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덩달아 방사탄 시험도 곁들여서 대남 메시지를 보내려고 했겠죠. 그럼 왜 이 시각에 이런 행동이 필요로 했을까요. 두 가지일 겁니다. 지금 창궐하는 코로나 사태에 대한 도움을 청하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내달 15일에 있게 될 남한총선에 어떻게 해서라도 영향을 끼쳐 저들이 원하는 결과를 도출하고 싶어 하는 의도에서일겁니다.
북한에는 이런 말이 있죠. ‘암탉이 꼬끼오~ 하면 집안이 망한다.’ 정말 북한이 망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겠죠?
‘대동강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