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밑에 붉은기가 휘날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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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는 지난 14일 새벽 시리아 화학무기 시설들을 기습 공격했는데요, 이로서 수도 다마스쿠스에 있던 바르자 화학무기 연구개발센터, 신경작용제인 사린가스를 주로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홈스 서부의 저장시설, 군 전략 지휘소 등 3곳이 완전히 파괴되었습니다.

유엔대북제재 보고서에 따르면 바르자 연구센터에는 북한 미사일기술자들이 체류한 것으로 나와 있네요. 이번 공격 시설 3곳 중 가장 공을 들인 곳인데요, 이 연구센터를 초토화하기 위해 토마호크 미사일 57발, 공대지 미사일 19발 등 무려 76발의 미사일이 쏟아졌습니다.

이번 공격에 동원된 무기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스톰 섀도 공대지 스텔스 미사일인데요, 미•영•프는 총 105발의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모두 시리아 영공에 직접 진입하지 않고 원거리에서 공격이 진행됐죠.

미국은 홍해에서 작전 중인 순양함 몬터레이와 구축함 라분, 히긴스, 그리고 전투기들을 동원해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영국은 공군소속 토네이도 전투기에서 스톰 섀도 미사일을, 프랑스는 해군의 전함과 공군의 라팔 전투기에서 스칼프 순항미사일을 발사하였습니다.

전쟁이나 지역분쟁에 단골처럼 등장하는 미국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은 최대 2,500km 이상 떨어진 원거리 대상들을 3m 오차로 마음대로 타격할 수 있습니다.

1983년에 실전 배치돼 현재까지 약 5,000발 생산되었으며 그중 2,000발이 실전에서 이미 사용되었죠. 1991년 걸프전에서 288발, 2001년 아프가니스탄 공습과 2003년 이라크 전에서 800발 이상, 2011년 리비아 공습에는 124발이 동원됐습니다.

미국의 토마호크 시리아공격은 지난해 4월에도 있었는데요, 당시에는 59발을 발사했습니다. 시리아 북서부에서 사린가스로 추정되는 화학무기 공격으로 100명이상이 숨지거나 다친 것이 발단이 돼 3일 만에 공격이 단행됐고, 이때 표적은 화학무기 공격 발진기지로 알려진 공군 비행장이었습니다.

이번 공격의 빌미는 지난 7일 시리아 반군이 장악했던 동구타 최대 도시인 두마 지역에 대한 정부군의 대대적인 공습이후 화학무기로 보이는 공격으로 어린이, 여성을 포함해 수십 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으며 이것이 동영상으로 세계에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시리아에서는 '아랍의 봄' 혁명영향으로 내전이 발생한 2011년 이래 지금까지 총 260차례의 화학무기 공격이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을 위시한 이번 시리아 공격이 곧 있게 될 미북정상회담에 어떤 영향을 줄지 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북한 폭격을 주장해 온 매파인 존 볼턴의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취임 후 5일 만에 공격이 이뤄져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로 될 것이라는 평가도 있고, 또 미국 CNN은 이번 공격이 북한을 더욱 자극해 비핵화 합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걱정하기도 했습니다.

북한에는 이런 말이 있죠. '코밑에 붉은기가 휘날려야 정신 차리가서?' 또는 '이마빡에 사꾸라 꽃이 피어야 말을 듣가서?' 코피가 터져봐야, 그리고 이마가 깨져봐야 말을 듣겠냐는 뜻입니다.

글쎄요, 북한이 이번 사태를 어떻게 해석할고 대응할지, 조금 있으면 밝혀지겠죠? '대동강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