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친애하는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의 방미와 트럼프 미대통령과의 면담, 그리고 김정은의 친서전달로 6월 12일 싱가포르 '조미수뇌상봉', 회담이 공식화되었습니다. 트럼프 미대통령이 직접 회담이 열릴 것이라고 확인을 했고요, 물론 북한에서는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이를 홍보하지 않고 있습니다.
친서내용에도 관심이 많이 쏠리고 있고, 언젠가는 공개가 되겠죠. 그리고 저 개인적으로는 김영철이 트럼프대통령에게 김정은 친서를 뒤집어서 전달 한 것이 좀 거슬리더군요.
독극물확인을 위해 미리 개봉해 저들의 최고 존엄이 훼손됐다고 기분 나빠 그랬는지, 아니면 미리부터 그렇게 전달하려고 계획하고 그랬는지, 아니면 실수였는지 좀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었습니다.
실수라면 이런 초보적인 실수는 용납이 안 되겠죠? 편지를 보통 전할 때 그것도 한나라 대통령에게 전달할 때 앞이 위로 향하게 한 것이 아니라 개봉된 밑쪽을 위로 향하게 주는 것은 커다란 외교적 실수겠죠?
그리고 김정은의 싱가포르 여행과 관련해서도 외신의 관심을 끄는 대목들이 참 많습니다. 우선 북한에 있는 1호기 '참매'가 싱가포르에 공중급유 없이 갈 수 있느냐, 가다가 떨어지면 어떻게 되는 거냐, 경호원들은 몇 명이나 데리고 갈 수 있냐, 김정은 방탄 차량은 어떻게 가지고 가냐, 회담 장소는 어디냐 등등.
그중에서도 김정은 포함 북한대표단의 숙식비용도 화젯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외국수반급이 머물 정도의 호텔가격이 만만치 않은데요, 하루 숙박하는데 그 비용이 6천 달러가 넘는 다네요.
이번에 경호 및 의례관계 차 싱가포르를 찾은 김창선서기실장은 그래도 혼자 비즈니스 석으로 비행기를 타긴 했는데요, 이것도 북한의 처지와 입장으로선 큰 비용이 들죠. 이번 정상회담 비용을 모두 미국 측이 대신 부담할 것이라는 얘기도 있지만 직접 지불하면 현재 대북제재에 저촉된다고 합니다. 이를 싱가포르정부가 먼저 대납하도록 하고 미국이 싱가포르에 송금한다는 대안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노벨상반핵단체 ICAN이 김정은 호텔 비를 지불하겠다고 나서기도 했는데요, 최소 수십만 달러에 달할 이 비용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가 하는 것도 지금 하나의 큰 가십거리입니다.
사실 이런 내용이 국제적으로 거론되는 것 자체가 북한으로서는 자존심이 상하고 망신스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는데요, 세계 최강국인 미 트럼프 대통령과 어께를 나란히 하면서 전 세계가 보는 앞에서 정상외교를 한다는 북한이 고작 자기 수령의 여비도 제대로 대줄 수 없는 가난하고 보잘 것 없는 나라라고 다들 생각할 테니까 말이죠.
북한에서 주민들은 이런 말을 많이 쓰죠. '모기 붙다.' 또는 '빈대 붙다.' 남의 것을 신세진다는 은어, 유머입니다. 남자들은 보통 담배를 얻어 피울 때 씁니다. 일상에서 가장 흔한 일이니까요.
글쎄요, 이번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 시 북한이 자기 자존심을 구기고 정말 여비를 다른 나라에 모기 붙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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