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친애하는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요즘 북한의 대남도발행태가 심상치 않습니다. 비록 단거리라고 하지만 하루가 멀다하게 중지했던 미사일발사시험을 해대고 있죠. 그것도 북한의 최고지도자인 김정은의 참관과 지도하에 말이죠.
모두 새로 개발 또는 개량한 무기체계이거나 남한의 전 지역을 사거리로 둔 미사일들, 발사 연습도 남한 임의의 지역을 타격 가능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한미의 미사일방어체계를 무력화 할 수 있는 위협적인 무기들입니다.
그리고 대놓고 이것은 남한을 겨냥한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습니다. ‘위력시위 사격’, ‘무력 시위’, ‘맞을 짓을 하지 말아야’ 등 그 수위를 계속 올리고 있죠.
급기야 북한은 한미 연합지휘소훈련 첫날인 11일 오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외무성 권정근 미국담당국장 명의의 담화에서 이 훈련을 비난하면서 온갖 막말을 더 많이 쏟아냈습니다.
청와대를 향해서는 ‘사거리 하나 제대로 판정 못 해 쩔쩔 매, 만 사람의 웃음거리가 됐다. 딱 나서서 새벽잠까지 설쳐대며 허우적거리는 꼴이 참으로 가관이다’라고 했으며 남측 당국자들을 싸잡아 ‘바보, 겁먹은 개’라고까지 했죠.
과거 전력으로 보면 북한의 막말은 세계 챔피언 급입니다. 어느 정도 체면을 차려야 할, 그리고 외교관례를 지켜야 할 외무성까지도 나서 이른바 적에 대해 별의별 욕을 다 퍼부어 왔죠. 이번에도 그 연장선으로 보입니다.
오죽하면 2017년 북한과 미국이 욕설을 주고받을 때 중국이 비공식적으로 나서 북한과 말싸움하면 이길 수 없다고 까지 논평했겠습니까.
북한의 막말, 욕설 어록을 보면 정말 상상을 초월합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이 나왔을 때는 ‘역사의 시궁창에 처박힌 산송장 이명박 역도, 낯짝이 두텁게도 자화자찬, 앞뒤도 가려볼 줄 모르는 천치의 몰골, 철면피의 극치, 천하 무례한 정치패륜아이며 너절한 시정배로서의 역도의 추악한 몰골, 회고록이 아니라 민족반역범죄를 반성하는 죄행록이나 쓰고 역사의 응당한 징벌을 받는 것이 마땅하다.’ 라고 욕을 했습니다.
미국의 군사훈련에 대해서는 언젠가 ‘공공연히 짖어대는 미친개들과는 더는 마주앉을 필요가 없으며 오직 단호한 군사적 대응으로, 우리가 마음먹은 적의 모든 목표가 부나비신세를 면치 못한다는 것을, 세계는 백두산총대가 무섭게 분출하는 용암 속에서 미제가 어떻게 비참한 종말을 고하는지 똑똑히 보게 될 것’이라고 평하기도 했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유엔 연설에 대해서는 ‘유엔무대에 가서까지 독기서린 치맛바람을 일구며 동족을 악의에 차서 헐뜯고, 가는 곳마다 불집을 일으키는 박근혜의 망동, 소가 웃다 꾸레미 터질 일’이라고 비난했죠.
북한에는 이런 속담성 유머가 있습니다. ‘둘째며느리를 맞아 봐야...’ 첫째 며느리가 아무리 미워도 둘째 며느리를 맞아보면 결국 첫째가 더 괜찮다는 비유입니다. 이 말은 직장 상사들을 비교할 때도 많이 쓰죠. 정말 꼭 맞는 말이라고 생각됩니다.
혹시 북한 외무성 관료들의 막말 수위도 이런 식으로 나빠지고 진화하는 것일까요?
‘대동강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