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군대를 따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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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친애하는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북한에 대해 외부에서 어떤 유머로 풍자를 하는지 몇 개 소개해드릴까요?

대부분 구 공산권 나라들에서 유행했던 이야기들을 북한에 빗대 표현한 것들입니다. 지향하는 이념, 시스템, 생활이 매우 유사했음으로 아마도 정 틀린 이야기는 아닐 겁니다.

인민군을 풍자한 유머입니다.

‘북한 인민들이 자신들의 재산을 해치는 무장한 도적떼라며 인민군을 토비(討匪)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실제는 공산군이라고 하죠. 또는 마흐노부대.

어느 농촌 마을! 돼지와 염소 등을 기르며 한밑천 잡아보려던 협동농장 분조장의 집에서 애써 기른 돼지가 없어졌답니다. 대신 우리 한가운데 쪽지가 달랑 있었다나요.

인민군대를 따라갑니다. 찾지 마세요.

인민군대를 따라갔다는데 참는 수밖에요. 그런데 이틀이 지나서 이번에는 염소가 또 없어진 겁니다. 그리고 쪽지만 다시 남았는데...

돼지가 가는 길이 옳다고 생각하고 나도 따라 갑니다.’

선거에 대한 이런 풍자도 있습니다.

‘대만총통 선거를 소재로 대만인과 중국인간의 대화중에, 대만인이 먼저 우리는 아침에 투표하면 저녁에 총통이 누구인지 곧 알 수 있다라고 자랑하자, 중국인이 그게 무슨 자랑거리냐? 우리는 내년 지도부 교체와 관련하여 금년에 이미 누가 차기 지도자인지 알 수 있다고 자랑 했는데...

옆에서 잠자코 이를 듣던 북한인이 우리 조선 인민들은 최소 10년 전에 이미 후계자가 누구인지 알 수 있는데 그게 무슨 대단한 자랑거리인양 떠들고 있냐라며 이들을 비웃었다고 합니다.’

북한 공산품의 열악한 품질을 풍자한 유머도 있습니다.

‘북한의 자강도 전천시에는 전천성냥공장이 있는데 북한의 성냥 대부분을 이곳에서 생산해낸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품질이 아주 조악하여 성냥이 불이 잘 붙지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전천성냥공장 노동자가 헐레벌떡 숨을 몰아쉬며 지배인을 찾습니다.

지배인 동지 기뻐하시라우.

아니, 무슨 일이기에?

지배인 동지, 김정일 장군님께서 우리 전천성냥공장에 감사문을 전달해주셨사옵니다.

뭐, 장군님께서 감사문을!

어젯밤에 반동 놈들이 비행장 근처에 있는 기름 탱크에 불을 지르려고 했는데, 우리 전천공장에서 생산한 성냥이 불이 붙지 않는 바람에 실패했다고 합니다. 만약에 우리공장 성냥이 불이 잘 붙었더라면 아주 큰일 날 뻔 했습니다. 그래서 이런 공로로 장군님께서 친히 감사문까지 보내주셨습니다.

불이 잘 붙지 않는 우리공장 성냥을 알아주시는 장군님은 참으로 하늘같으신 분이시오. 하며 지배인은 장군님의 배려와 은혜에 감격했다고 합니다.’

북한에서는 이번 선군절에 '세계적인 최강의 우리식 초대형 방사포'라고 하면서 또 신형무기 시험을 했죠. 최근 수차에 걸쳐 유사 발사시험들을 연달아 하고 있는데 모두 성공적이라고 합니다.

전천성냥엔 불이 잘 붙고, 미사일이 오작 품이어야 할 텐데요.

‘대동강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