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타동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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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친애하는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얼마 전 백마를 타고 백두산에 올라 중대 결심, 웅대한 구상을 했다고 한 김정은의 그 구상 윤곽이 차츰 드러나고 있습니다.

금강산관광지구에 갑자기 나타나 보기만 해도 기분 나쁜 너절한 남조선 시설들을 싹 들어내라고 철거지시를 내리는가하면 사라졌던 김영철을 내세워 아태평화위 위원장 자격으로 미국을 압박하고 나섰습니다.

김정은, 트럼프 두 사람의 친분이 두텁다고 해서 두루 뭉실 시간을 끌면서 올해를 넘기려고 하는데 어림도 없다는 애기입니다.

대남관계에서는 금강산관광에 대한 단절과 독자개발을 선포함으로서 과거 합의에 대한 결렬을 선언했고, 미국에는 연말까지 새로운 계산법을 제시하지 않으면 지금까지 유예했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시험, 핵실험을 다시 재개할 것이라는 협박을 한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금강산에 가서는 ‘관광지구의 건축물들이 민족성이라는 것은 전혀 찾아볼 수 없고, 범벅식이라고, 건물들을 무슨 피해지역의 가설막이나 격리병동처럼 들여 앉혀놓았다고, 건축미학적으로 심히 락후할뿐아니라 그것마저 관리가 되지 않아 람루하기 그지없다’고 비판했습니다.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직접 나서 이렇게 지적하는 것은 참으로 이례적이라 할 수 있죠. 또한 아버지 김정일의 정책도 겨냥해 비난을 했습니다.

‘세계적인 명산인 금강산에 건설장의 가설건물을 방불케 하는 이런 집들을 몇 동 꾸려놓고 관광을 하게 한 것은 대단히 잘못, 그전에 건설관계자들이 관광봉사건물들을 보기에도 민망스럽게 건설하여 자연경관에 손해를 주었는데 손쉽게 관광지나 내여 주고 앉아서 득을 보려고 했던 선임자들의 잘못된 정책으로 하여 금강산이 10여 년간 방치되여 흠이 남았다고, 땅이 아깝다고, 국력이 여릴적에 남에게 의존하려 했던 선임자들의 의존 정책이 매우 잘못되었다.’는 것이죠.

지금은 핵 무력을 완성해 군사강국이 됐으니 더는 지저분하게 남쪽에 기대거나 의지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입니다. 선임자에 대한 비판은 권력 장악을 완전히 한데 대한 자신감과 김정일을 넘어서는 지도자로 성장했다는, 자기의 독자 길로 가겠다는 선언으로 보입니다.

그러면서 ‘금강산관광봉사와 관련한 정책적 지도를 맡은 당중앙위원회 해당 부서에서 금강산관광지구의 부지를 망탕 떼여주고 문화관광지에 대한 관리를 외면하여 경관에 손해를 준데 대하여 엄하게 지적’함으로서 관광지에서 벌어들이는 돈이 39호실을 통해 자기 주머니에 들어온다는 것도 자백했습니다.

금강산에 고성항해안관광지구, 비로봉등산관광지구, 해금강해안공원지구, 체육문화지구를 꾸리며 이에 따른 금강산관광지구총개발계획을 먼저 작성심의하고 3-4단계로 갈라 년차별로, 단계별로 건설할 데 대한 구상도 밝혔습니다.

현재 건설 중인 원산갈마지구 관광프로젝트와 연계해 원산-금강산-마식령으로 이어지는 종합적인 관광라인을 완성하겠다는 것이죠.

이후 묘향산의료기구공장을 시찰하면서 당 중앙위가 자기와 손발을 못 맞춘다면서 심하게 질책, 비판을 이어갔습니다.

북한주민들은 앞에서는 열성당원처럼 행동하면서 뒤에서는 빈둥거리는 당 간부들을 공개 타도 대상이라는 뜻으로 ‘공타동무’라고 하죠.

김정은이 인정하고 비판한 것처럼, 그리고 북한 주민들이 공개 타도하라고 야유하는 것처럼 금강산관광, 묘향산의료기구공장 문제들 모두 잘 해결되려면 공타동무들이 우선 잘해야 되지 않을까요?

‘대동강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