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친애하는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미국의 중간선거가 곧 있게 됩니다. 트럼프행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의 의미도 있고, 더욱이 이번 선거결과에 따라 미국의 대북정책, 비핵화 접근법, 대중 무역전쟁 등의 향방에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인가 중요합니다.
뚜껑을 열어보아야 알겠습니다만 대체적으로 상원은 공화당이 다수 석을 지키고, 하원은 민주당에 내어줄 것이라는 여론조사가 있습니다만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의 선거라는 것이 항상 예측 불가능한 변수가 도사리고 있어 끝까지 지켜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선거결과에 따르는 전문가들의 정책변화 가능성에도 시비가 엇갈리는데요, 어떤 사람들은 크게 변동이 없을 것이다, 또 어떤 이들은 트럼프행정부가 더 공격적으로 나갈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합니다.
다행히 선거가 끝나면서 곧 워싱턴DC에서 북한의 김영철과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사이에 고위급 회담이 다시 열리게 되는데 이를 계기로 비핵화에 대한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고, 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미북관계가 방향성을 잡기를 희망해 봅니다.
북한의 대남선전 매체인 '우리민족끼리'에는 '유모아' 코너가 따로 있죠. 그중 대미 적개심을 선동하는 내용을 하나 살펴보겠습니다.
'6·25전쟁 당시 북한 병사가 미군 포로를 잡아 소지품을 검열했다. 계집을 그린 그림, 달러, 어디서 훔쳤는지 여인들의 속옷까지 나타났다. 맨 나중에 보기만 해도 구역질이 나는 성조기가 나왔다.
병사는 성조기를 말린 낙지를 찢듯이 찢더니 발에 대봤다. 미군 포로가 비굴한 모습으로 애원하듯 그건 우리 국가의 국기요! 라고 항의하자 이 병사는 이놈아, 알고 있다. 내 그래서 지금 너희네 성조기를 어디 쓸까 하고 궁리하는 중이야. 이크, 이거 발싸개로도 안 되겠군!'이라는 내용입니다.
사실 유머라기보다는 미국과 성조기를 조롱하고 비하하기 위해 억지로 만든 반미교양자료라고 봐야겠습니다.
유머는 북한주민들이 더 잘 만들죠.
어느 날 당 비서가 직원들이 담배피우는 곳을 지나가고 있었죠. 그런데 그들이 피우는 담배냄새가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왜냐면 당 비서도 뇌물로 미국 양담배를 선물로 받아 피우니까요.
그리고 북한에서는 어떤 담배를 피우는가에 따라 그 사람의 품격까지 결정됩니다. 고위급 간부들이 특종 브랜드를 고집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마침 담배가 떨어져 심사가 꼬인 당 비서는 부하들에게 '동무네 지금 피우는 담배가 뭐요? 미국산 담배 아니요?'라고 질책하듯 물었습니다.
이에 한 간부가 당황하지 않고 '예, 맞습니다. 한 대 드릴까요?'라고 대답했죠. 당 비서는 '동무들은 중요한 국가기관에 일하는 일꾼들인데, 그리고 당에서 그만큼 수입 병에 걸리지 말라고 당부하는데, 우리의 철천지원수인 미국 놈들의 담배를 대놓고 피워서 되겠소?'라고 비판했죠.
이때 재치 있는 그 일군은 '저희들은 미국 놈의 담배를 태워 없애고 있습니다.'라고 응수했죠.
당 비서는 그를 힐끗 보고 지나쳐 버렸다고 합니다. 물론 뇌물로 담배 한 보루를 기대하면서 말이죠.
미북관계에 보다 큰 진전이 있어 '우리민족끼리'든 조직적으로든 대미 비난, 적대감 고취 등이 사라지는 날이 빨리 와야겠죠?
'대동강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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