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기획 ‘알기 쉬운 남북경제생활’ 이 시간에는 남북한 주민들이 일상생활에서 부딪치게 되는 여러 가지 경제생활의 구석구석을 살펴드리고 있습니다. 오늘 이 시간에는 어느 한 나라의 화폐와 다른 나라의 화폐간의 교환가치를 뜻하는 ‘환율’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중에는 중국에 다녀오신 분들 있으시죠? 중국에 가서 상품을 팔거나 사서 북한으로 가져 들어가려구요. 이 분들이 북한 밖에서 물건을 사고 팔 때 주로 미국 달러를 쓰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때 서로 다른 두 나라 돈을 교환할 때 교환비율을 ‘환율’이라고 합니다. 북한말로는 ‘환자시세’ 또는 ‘환율’이라고 쓰고 있습니다.
환율이 1달라당 북한돈 100원에서 200원으로 올랐다면, 미국 돈의 가치는 그만큼 올랐고, 북한 돈의 가치는 그만큼 떨어진 것입니다. 예를 들어서, 북한사람이 중국시장에서 1달러짜리 연필을 사려고 할 경우, 환율이 1달러 당 100원일 경우에는 100원만 주면 됩니다. 하지만, 북한 돈의 가치가 떨어져서 1달라당 200원이 되면 100원이 더 늘어난 200원을 줘야 살 수 있습니다. 반대로 환율이 떨어졌다면, 북한 돈의 가치가 그만큼 높아졌다는 것이죠. 이제 슬슬 감이 잡히시나요?
남한의 경우, 지난주 초의 북한 핵실험 소식으로 남한 돈인 원화와 달러의 환율이 폭등했습니다. 다시 말해 원화 가치가 크게 떨어졌거든요. 최악의 경우 달러당 1천원선을 향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왔었습니다. 남한에서 환율등 주요 경제상황을 주시하고 있는 푸르덴셜 투자증권의 이영원 분석가로부터 이번 주 환율상황을 들어봤습니다.
이영원: 일단 북한핵문제가 핵실험이 있었던 날이 10월 9일이었구요, 그 당일환율은 949.1원에서 963.9원까지 14.8원, 즉 1.56%나 환율이 올랐습니다. 원화가치가 그만큼 떨어진 것이었는데요, 그 이후로는 사실 이런 불안감이 계속 지속되진 않고, 빠르게 안정을 찾으면서 지난 주말에는 955.2원으로 마감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전, 그러니까 핵문제가 있기 전인 10월 4일하고 비교해보면, 거의 대동소이한 수준까지 이제 환율이 안정화되었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이 분석가는 이런 추세는 연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습니다. 물론 북한핵문제와 관련해 앞으로의 전개과정에 따라서 환율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그는 설명합니다. 예를 들어서, 유엔의 대북 제재안이 북한의 강력한 반발을 사서 오히려 긴장감을 고조시킨다든가, 이러면 환율이 위험한 지경에 이를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북한의 경우는 어떨까요? 북한에도 무역은행에서 정한 공식환율이라는게 있기는 하지만, 암시장 가격과 너무나 차이가 나서 무의미하다고 합니다. 체코 신발기술합작회사 북한 측 사장을 지낸 탈북자 김태산씨의 말입니다. 김씨는 지난 2002년에 남한에 입국했습니다.
김태산: 7월 1일 개선조치 이후에 노임이 올라가면서 그때 달러 환율이 지금 국가가 정한 게, 한 10배 이상 뛰었습니다. 2원 15전, 18전 하던 게 7.1 경제개선조치후에 노임이 올라가면서 북조선 돈이 가치가 떨어지니까, 은행에서도 그렇게 올려놨습니다.
그런데 장마당에서 지금 한 2300원 정도하는 것은 국가의사와 관계없이 자유환율조정에 의해서 움직이는 것입니다. 상품판매 가격에 따라서요. 장마당에서, 말하자면 중국산 빨래비누를 한 달러에 10장 들여왔다면, 이게 평양 장마당에서 이 비누가 한 장당 얼마에 팔리는가를 장사꾼들이 환산해서 자동적으로 정해지는 가격입니다. 장마당에서 야매로 움직이는 가격이요. 이건 국가가 정한 가격이 아닙니다. 그런 가격으로 바꾸는 것을 알게 되면 북한은 무조건 달러를 회수하고 두 사람 다 감옥에 잡아넣습니다. 그래서 몰래 숨어서 바꿉니다.
이처럼 공식 환율과 암시장 환율의 편차가 크기 때문에 북한 돈의 가치는 불안정하고, 결국 경제가 제대로 굴러가는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입니다.
워싱턴-장명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