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항공사들, 기내식 빈곤국 제공 고려해야

0:00 / 0:00

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한국의 환경전문 민간 연구소인 '시민환경연구소'의 백명수 부소장과 함께 플라스틱을 포함한 폐기물 줄이기에 힘쓰는 항공사들의 친환경 움직임을 들여다봅니다.

(케니 제이콥스) 저희 라이언에어는 앞으로 5년 뒤인 2023년까지 플라스틱을 전혀 사용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오늘 발표했습니다. 이는 기내뿐만 아니라 라이언에어의 전반적 영업활동에서 재활용되지 않는 플라스틱 류를 모두 없애겠다는 의미입니다.

방금 들으신 것은 유럽 최대의 저가항공사인 라이언에어의 케니 제이콥스 최고마케팅책임자가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에 ‘플라스틱-프리’ 운동 방침을 밝히는 부분입니다. ‘플라스틱-프리’ 운동은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이를 실천하는 것을 말합니다. 라이언에어는 아일랜드에 본사가 있고, 더블린 공항을 비롯해 50 여 개의 거점 공항을 두고 있습니다.

주요외신들은 라이언에어의 마이클 오리어리 최고경영자가 그간 항공사의 탄소 배출로 인한 기후 변화를 부정하던 인물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플라스틱-프리’ 선언은 파격적 행보라고 평가합니다. 백명수 부소장은 이처럼 하늘에서 ‘플라스틱-프리’ 바람이 부는 배경에는 다 이유가 있다고 말합니다.

(백명수) 하루에 10만편이 넘는 항공기가 전 세계 하늘을 날아다니고 있습니다. 국제항공운송협회는 2016년 한해 비행기 승객이 방출한 쓰레기 양이 520만톤이라고 추정했습니다. 대부분 매립되거나 소각 처리됩니다. 이 쓰레기 무게는 약 260만대의 차량무게와 같은 수치입니다. 2030년에는 그 양이 2배 이상 늘어나 천만 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런 추정에는 기내 화장실 폐기물, 작은 포도주병, 반쯤 남긴 기내식, 무료로 제공되는 칫솔, 헤드폰, 귀마개, 비닐 등 다양한 종류의 쓰레기를 포함합니다. 그 동안 항공업계는 승객수가 증가함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하는 것에 대해 공격받아왔습니다. 한 단체의 분석에 의하면, 승객 한 명이 한번 항공기에 탑승할 때마다 1kg 정도의 쓰레기를 만든다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대부분 쓰레기는 매립되거나 소각 처리되는데, 국제항공운송협회는 여기에 드는 비용만 약 5억달러가 소요된다고 밝혔습니다.

온실가스는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는 대기 중의 가스 형태 물질을 말하는데요, 지구온난화는 대기 중의 온실가스 농도가 증가하면서 온실효과가 발생해 지구 표면의 온도가 상승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만일 기내에서 플라스틱 컵이나 비닐, 알루미늄 등을 사용하지 않으면 대신 무엇을 사용하게 되는 걸까 궁금해지는데요, 백 부소장은 이미 다양한 대체제가 활용되고 있다고 말합니다.

(백명수) 여러 항공사에서 생분해되는 재질을 사용하거나 계획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은 이미 기내에서 사용되는 컵을 자연분해가 되는 종이컵으로 전환했습니다. 이렇게 사용된 종이컵은 퇴비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라이언에어는 플라스틱 수저 대신에 나무 수저를 사용하거나 비닐/알루미늄으로 된 기내식 포장도 종이로 대체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스칸디나비아항공은 재사용이 가능한 가벼운 접시와 태울 수 있는 가용성 물질로 일회용 포장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계획입니다. 에미레이트항공은 기내에서 승무원들이 유리, 플라스틱, 알루미늄, 종이 등을 분류해 쓰레기를 배출할 수 있는 시설을 설치했습니다. 승객에게 제공되는 담요도 재생 플라스틱으로 제작하고 있고, 버진항공은 기내에서 사용된 헤드폰과 귀마개 등을 수거해 승마장에 쓰이는 바닥재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하늘에서 쏟아지는 폐기물은 다양하지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기내식입니다. 백 부소장의 설명, 들어보시죠.

(백명수) 기내식은 주 식사와, 스프, 샐러드, 음료와 물 등이 포함돼있어 일인당 쓰레기가 가장 많이 나오는 부분입니다. 공급량 자체가 많기도 하지만, 국경을 넘나들기 때문에 공급과정에서의 위생관리, 신선도 유지, 그리고 국가별 규제와 폐기물 정책으로 대부분 음식이 개별 포장되고 있습니다. 빵과 버터, 밥과 국, 물과 샐러드까지 모든 메뉴가 비닐이나 종이, 알루미늄 포일 등으로 포장돼 있습니다. 캐나다 컨설팅업체인 VCMI가 2014년에 발간한 보고서에 의하면, 유럽 항공사들이 매년 버리는 음식의 양이 빈곤국의 20만명의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수프는 고기나 야채 따위를 삶아서 낸 즙에 소금, 후추 따위로 맛을 더한 서양 요리이고, 샐러드는 생야채나 과일을 주재료로 해서, 맛을 돋우기 위해 넣는 걸쭉한 액체로 버무린 음식입니다. 버터는 우유의 지방을 분리해 응고시킨 식품으로 빵에 발라 먹거나 요리 재료로 이용합니다. 그리고 알루미늄 포일은 알루미늄을 아주 얇게 눌러 만든 판이며 은박지라고도 합니다.

이처럼 많은 항공사들이 재활용되지 않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없애는데 앞장서고 있는데요, 북한의 고려항공이나 남한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어느 정도로 친환경적인지 궁금해집니다. 백 부소장의 설명입니다.

(백명수) 북한 고려항공의 경우에는 해외 운항에 투입하는 여객기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2016년 현재, 8개의 노선이 운영되는데, 구체적인 폐기물 발생량이나 운영현황은 아직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한국 항공사의 기내 폐기물 발생 현황은 공개되고 있지 않습니다. 기내식 사용량은 영업비밀로 폐기물 발생량은 별도로 기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과거 자료를 보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이 문의한 적이 있습니다. 19년전이라 큰 의미가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 1999년 당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배출한 음식물 쓰레기를 포함한 각종 폐기물은 각각 13,591톤과 1,547톤을 배출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당시 항공사들이 폐기물을 재활용하기보다는 대부분 소각, 혹은 매립으로 처리하는 것으로 발표돼 개선대책이 촉구되기도 했습니다. 한 자료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약 160여대, 아시아나는 80여개의 여객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항공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남북한을 포함해 아시아 항공사들은 어떤 관련 대책을 마련할 수 있을까 묻자, 백 부소장은 쓰레기 발생에 대한 현황 공개를 손꼽았습니다. 또 남는 기내식은 푸드뱅크, 즉 식품지원 복지서비스 단체를 이용하라고 제안했습니다.

(백명수) 우선, 항공기내 쓰레기 발생에 대한 정확한 현황 공개가 필요하다고 보입니다. 하루 400여편의 비행기가 뜨는 에미레이트 항공의 경우 정확한 수치로 현황이 공개돼 관련 대책이 수립되고 있습니다. 항공사의 온실가스 감축 의무부분에 폐기물 발생량도 포함돼있습니다. 기업의 환경보전에 대한 의무가 시대적인 흐름으로 국내항공사의 투명한 현황 공개와 폐기물 발생 저감에 대한 계획과 실천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쓰레기 발생 현황 자료를 보면, 이에 대한 발생원 별 저감계획이 수립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아시아권에서는 비행시간이 상대적으로 짧기 때문에 기내식의 경우 신선도가 떨어지기 전에 빈곤지역에서 푸드뱅크를 이용해 빈민들에게 음식을 주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습니다. 항공사의 쓰레기 배출 제로화를 위한 다양한 모색과 실천이 국가간 협력과 동시에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