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외화벌이 위해 세계적 골칫거리 폐 플라스틱 수입 검토하는 듯; 러시아 이미 접촉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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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한국의 환경전문 민간 연구소인 '시민환경연구소'의 백명수 소장과 함께 세계적 골칫거리인 플라스틱 쓰레기와 한반도에 미칠 여파를 들여다 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푸아 레이 펭) 이 공장을 찾아냈는데요, 재활용이 불가능한 플라스틱 제품이나 불합격 제품들을 마구 버린 뒤, 뒷마당에서 소각하고 있더라고요. 여기서 나오는 유독가스는 이미 지역주민들에게 심각한 건강문제를 야기했습니다.

말레이시아의 환경운동가인 푸아 레이 펭 씨가 얼마 전 AFP 통신에 말레이시아의 한적한 농촌 주택가에 있는 한 공장의 행태를 꼬집는 부분, 들으셨는데요, 펭 씨에 따르면, 현재 말레이시아는 수입된 플라스틱 폐기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플라스틱 폐기물로 끙끙 앓는 것은 말레이시아뿐만이 아닙니다. 필리핀도 최근 캐나다에 마닐라 항구에 방치한 유독성 쓰레기 컨테이너를 가져가라고 촉구했습니다. 태국은 2021년부터 플라스틱 쓰레기 수입을 전면 금지할 계획입니다. 베트남은 지난해 7월 폐기물 수입을 일시적으로 제한했습니다.

이처럼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갑작스레 쓰레기가 몰리는 이유가 뭘까요? 백명수 소장은 이웃한 중국이 지난해부터 플라스틱을 비롯해 24종의 고체 쓰레기 수입을 중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백명수) 풍선효과인 셈입니다. 오랜 기간 세계 폐기물 최대수입국이었던 중국이 작년 수입금지 조치를 취했습니다. 이에 따라 갈 곳을 잃은 선진국의 쓰레기들이 동남아로 몰려들면서 문제가 커졌습니다. 또, 동남아시아 각국의 환경의식이 높아지면서 더는 쓰레기 문제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나선 것입니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선진국에서 밀반입된 플라스틱 쓰레기가 다량으로 적발돼 이를 선적지로 다시 보내기로 결정했습니다. 말레이시아는 올해 들어서만 148개의 불법 플라스틱 처리시설을 폐쇄하면서 ‘세계의 쓰레기장’이 되지 않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사실 그 동안 중국은 '쓰레기 수입 대국'으로 불렸습니다. 중국의 쓰레기 수입이 세계 최고 수준인 것은 돈이 되기 때문이었습니다. 즉, 쓰레기를 재가공해 판매를 하면 상당한 수익을 올릴 수 있어섭니다. 일각에서는 외국산 쓰레기가 중국 제조업 발전에 기여했다는 평가까지 내놓고 있습니다. 백 소장의 설명입니다.

(백명수) 1980년대 이후 중국 정부는 재활용할 수 있는 쓰레기 수입을 장려해왔습니다. 산업화에 필요한 자재 대부분을 다른 나라에서 발생한 재활용 쓰레기에 의존해왔습니다. 수입된 음료수캔 쓰레기를 의류용 섬유나 기계제작용 금속류로 재가공했습니다. 수입한 폐지는 다시 제품포장재로 만들어 수출해 상당한 수익을 내왔습니다. 수입금지 이전인 2016년 한해만 중국은 730만톤의 폐 플라스틱을 수입했습니다. 이는 세계 수입량의 약 56%로 한국 돈으로는 약 4조가 넘는 규모까지 확대된 것입니다. 때문에 중국 전역에 쓰레기를 재활용해 수익을 올리는 업체만 2천여곳에 달했습니다. 2015년 한 해 세계에서 1억 8천만톤의 재활용 쓰레기가 거래됐습니다. 액수로는 870억 달러에 이르는데요, 이렇게 거래된 재활용 쓰레기는 대부분 중국을 포함한 동남아시아 국가들로 반입된 것으로 추산됩니다.

(music) 여러분께서는 자유아시아방송의 기획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를 듣고 계십니다.

이처럼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선진국들의 플라스틱 폐기물 수입을 중단함에 따라 사업기회를 잡으려는 국가도 있습니다. 바로 외화가 크게 부족한 북한입니다. 백 소장의 말입니다.

(백명수) 최근 한 소식에 의하면, 북한이 쓰레기를 재활용해 연료를 생산하는 설비를 수입하기 위해 러시아와 접촉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북한이 다른 나라에서 처치 곤란한 쓰레기 중 재활용이 가능한 쓰레기를 돈을 받고 들여올 계획으로 외화 수입과 연료문제 해결까지 기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1990년대 들어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에서 플라스틱, 비닐고무 등 재활용 쓰레기를 수입해 생산 원자재로 이용해오다가 90년대 중반에 중단됐습니다. 이후 대북 경제제재가 지속되면서 김정은 정권은 쓰레기 수입문제를 다시 검토하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북한은 과거 프랑스, 독일, 중국, 영국, 오스트리아, 스위스로부터 수천 톤에서 수만 톤에 이르는 각종 산업, 그리고 생활폐기물을 수입해, 함경북도 내 산간오지에 은밀히 매장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한국 정부 소식통은 지난 1997년 한국의 동아일보에 "북한은 1993년부터 프랑스, 영국, 독일로부터 플라스틱 폐의류, 폐비닐 등 산업폐기물을 1톤에 2백달러정도씩 받고 반입해, 일부는 재활용하지만 대부분 함경북도 산간오지에 매립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 소식통은 "북한은 오스트리아와도 비밀보장을 조건으로 매월 5천톤 이상의 산업 쓰레기 등을 들여오고 있으며 특히 1994년초 일본회사로부터 폐유, 폐 페인트 등 산업폐기물 처리계약을 맺고 10년동안 이를 반입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습니다.

문제는 남한 전역이 이미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점입니다. 발암물질이 검출됐음에도 소각장이 계속 영업을 하는 바람에 고통 받고 있다는 지역 주민들이 있는가 하면, 불법 폐기된 쓰레기가 산처럼 쌓여 있는 곳도 많다고 남한 매체들은 보도합니다. 최근에는 남한의 한 업체가 필리핀에 수출했던 불법 폐기물 1,200톤이 남한으로 되돌아온 사태가 벌어져 국제적 망신을 겪는 등 쓰레기 처리가 국제 문제로까지 비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외화벌이를 위해 또다시 세계 각국에서 플라스틱 폐기물을 수입한다면 한반도는 그야말로 쓰레기장이 될 터. 남북한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한반도 환경보호 차원에서 이 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방안은 없을까요? 백 소장의 말입니다.

(백명수)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더 이상 쓰레기 반입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하는 데는 이익보다 잃는 것이 더 많기 때문입니다. 플라스틱 쓰레기는 재활용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쓰레기 배출량 자체를 줄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재활용 과정 중에 환경 오염물질이 많이 배출돼섭니다. 때문에, 앞으로 북한에 재활용 쓰레기가 반입된다면 여러 환경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북한의 계획은 현재 열악한 경제상황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대북제재로 인한 북한의 어려운 상황을 남북협력으로 바로 해결할 수는 없지만,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현재 진행 중인 협력사업, 혹은 새로운 협력사업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대북 여건에 따라 기대했던 만큼 활발한 협력사업이 이뤄지고 있지는 않지만 남한 차원의 예산 마련과 사업진행을 위한 시도는 계속돼야 합니다. 남한은 현재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고, 북한은 앞으로 문제가 심각해질 우려가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남북한 양자간에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공동연구, 즉 상호간의 경험을 나누고 대안을 모색할 연구나 토론회를 공동 운영한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것으로 봅니다.

(OUTRO) RFA 기획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플라스틱 쓰레기로 전전긍긍하는 전 세계와 한반도에 미칠 여파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 새로운 소식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지금까지 기획, 제작,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