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따오기 복원 지원 사업 논의, 북미회담 결렬 및 북 미사일 발사로 첫 걸음도 못 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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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한국의 환경전문 민간 연구소인 '시민환경연구소'의 백명수 소장과 함께 남한에서 멸종됐던 따오기가 오랜 노력 끝에 복원돼 야생으로 방사된다는 소식, 자세히 들여다 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인 따오기를 40년 만에 한반도 남쪽 하늘에서 볼 수 있게 됐습니다. 남한 환경부와 문화재청, 경상남도, 창녕군은 따오기를 오는 22일 경상남도 창녕 우포 따오기복원센터에서 야생으로 방사할 예정이라고 발표해 큰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황새목 저어새과인 따오기는 논과 같은 습지에서 주로 먹이를 찾는 청정 환경의 대표종인데요, 1860년 무렵에 남한에 많은 따오기가 분포한다는 기록이 있고, 1913년에는 서울 북부 지역에서 50마리의 따오기 무리가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1979년 DMZ 비무장지대에서 마지막으로 관찰된 이후 한반도 남쪽에서 자취를 감췄습니다. 왜 따오기가 사라졌을까요? 백명수 소장의 대답입니다.

(백명수) 따오기가 멸종된 이유는 사냥과 농약으로 인한 서식지 파괴가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또,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따오기 서식지가 많이 황폐해졌고, 이후 집중된 도시화, 산업화, 그리고 농약살포 등으로 환경이 오염되거나 훼손돼 따오기가 살 수 있는 서식지가 감소되면서 더불어 따오기도 사라진 것입니다.

따오기를 다시 복원하려는 본격적인 노력은 지난 2008년 한중 정상회담 당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따오기 한 쌍을 기증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창녕군은 2009년까지 1년간 중국 사육사로부터 기술을 전수받아 독자적인 증식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그간 처음 알을 깨고 나온 4마리 중 2마리가 죽는 위기도 겪었고, 주변 양계 농가에 조류독감이 발생해 번식장을 걸어 잠그는 고비도 수없이 넘겼습니다. 백 소장의 설명입니다.

(백명수) 멸종된 따오기를 다시 날게 하려는 노력이 과거 10년간 지속적으로 진행돼왔습니다. 따오기 복원은 2006년부터 한국 내 최대 내륙습지인 우포늪 일대에 계획됐습니다. 이후 2008년 한중 정상회담 당시 중국 후진타오 주석이 기증한 암수 한 쌍을 2012년까지 5년간 자체증식을 통해 27마리까지 늘렸습니다. 그런데, 근친교배의 문제가 발생하면서 2013년 한중 따오기보호협력에 관한 양해각서가 체결되면서 시진핑 주석이 기증한 수컷 2마리가 들어왔습니다. 이후 경남 우포 따오기복원센터에서 증식 노력을 지속한 결과, 현재 363마리로 늘어났습니다. 특히, 지난해에는 우포 따오기 가운데 새끼 2마리가 자연 부화하는데 성공했습니다. 그 결과, 올해 처음 따오기 야생방사가 오는 22일 실시될 예정입니다. 조만간 40년간 멸종됐던 한국의 친숙한 새인 따오기가 다시 하늘을 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안타깝게도, 북한에서도 따오기는 멸종위기에 처해진 것으로 보입니다. 백 소장은 한국의 KDI, 즉 한국개발연구원 자료를 인용해 이렇게 설명합니다.

(백명수) 북한에서도 1970년대 후반에 따오기가 멸종된 것으로 보입니다. 더불어, 북한에 서식하는 400여종의 조류 가운데, 약 사분의 일에 해당하는 종이 보호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인에게도 잘 알려진 크낙새, 원앙사촌, 따오기, 저어새, 두루미 등도 포함됐습니다. 따오기는 북한의 천연기념물 38호인데요, 과거 조선중앙TV에서도 따오기 멸종위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북한에서 이렇게 멸종했거나 멸종위기종에 대한 복원사업이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게 없습니다. 다만, 지난 2월, 북한의 사라진 따오기 복원사업을 경남 창녕군이 지원하는 방안이 문화재청을 통해 북측에 제안될 것이라고 보도된 적이 있습니다. 후속조치가 이뤄졌는지에 대해선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music) 여러분께서는 자유아시아방송의 기획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를 듣고 계십니다.

남한에서 이번에 방사될 따오기는 40마리입니다. 1979년 멸종된 지 40년 만에 방사한다는 의미를 담았는데요, 암수의 비율과 어미새와 새끼새의 비율을 적절히 고려해 선별했습니다. 이들 따오기는 3개월간 비행훈련, 대인ㆍ대물 적응 훈련, 먹이 섭취 훈련, 울음소리 적응 훈련 등을 받았습니다.

따오기의 성공적인 야생 적응을 위해 창녕군은 2010년부터 우포늪 일대 국유지를 대상으로 따오기 먹이터와 숲을 조성했고, 방사될 따오기에 위치추적기와 가락지를 착용시켜 실시간으로 위치를 파악하는 한편 매일 관찰할 예정입니다.

문제는 방사된 따오기가 폐사할 우려가 있다는 점입니다. 백 소장은 일본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일본은 지난 1980년부터 따오기 복원에 나서 20년 만인 1999년 인공 부화에 성공했고, 이후 2008년 10마리를 시작으로 254마리를 야생에 방사했는데요, 현재 129마리가 보존되고 있습니다.

(백명수) 가까운 중국이나 일본의 경우를 보면, 방사된 따오기 가운데 상당수가 폐사했습니다. 일본은 2008년 지금까지 19차례 따오기를 방사했는데 방사 후 생존율은 40%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통상 야생동물이 사는 환경은 매우 가혹하기 때문에 평균 수명이 길지 않습니다. 그래서, 따오기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복원센터는 ‘연방사’ 방식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동물을 한 마리씩 상자에 넣어두었다가 상자 문을 열어 나가게 하는 방식이 ‘경방사’인데요, 이 경우 동물이 압박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그래서, 따오기는 몇 달간 훈련하고 있는 야생적응 훈련장에 출입문을 개방하면, 따오기가 야생과 훈련장을 오가다가 스스로 자연으로 나가는 방식을 취하게 됩니다. 방사된 따오기가 자연에 잘 적응하고 살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간섭이 가능한 한 없어야 합니다. 특히 가까이 가거나 사진촬영을 위한 서식 환경훼손 등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합니다.

앞서, 남한 환경부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보전 종합계획 2018∼2027'에서 따오기를 포함해 멸종위기종 보전 협력사업을 북한과 논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해당사업이 논의됐냐는 질문에 백 소장은 아직 북한에 적극적으로 제안한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습니다.

(백명수) 환경부는 지난해 수립된 향후 10년간의 멸종위기 야생생물 보전종합계획에서 한반도서식지 보존을 위해 남북이 협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남북 DMZ의 생물상 조사, 백두산호랑이, 즉 조선범의 서식환경 보호사업 등 한반도 상징지역과 상징동물 보존협력 추진을 논의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또, 따오기를 포함한 대륙사슴, 반달곰 등 남북 생물종 교류협력사업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기대했던 북미회담이 결렬되었고,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으로 남북관계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다양한 대북협력사업 추진이 다시 소강상태에 들어갔습니다. 특히 종 보존협력사업과 관련해 북한과의 협의수준은 아직 남한만의 계획 단계에 머물고 있습니다. 앞으로 남북한 간에 필요성에 대한 공감이 먼저 있어야 하고, 그 이후에 구체적인 사업제안이 가능하겠습니다. 현재 환경부나 관계기관 차원에서 북한에 제안한 사업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OUTRO) RFA 기획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남한에서 멸종됐던 따오기가 오랜 노력 끝에 복원돼 야생으로 방사된다는 소식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 새로운 소식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지금까지 기획, 제작,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