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한국의 환경전문 민간 연구소인 '시민환경연구소'의 백명수 부소장과 함께 최근 중국에서 채택된 동북아시아의 환경문제 협력을 위한 '공동합의문'을 들여다 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김은경 한국 환경부 장관은 최근 중국에서 열린 '제20차 한국·중국·일본 환경장관회의'에서 리간제 중국 생태환경부 장관, 나카가와 마사하루 일본 환경성 장관과 미세먼지를 비롯한 동북아시아 공통의 환경문제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공동합의문'을 채택했습니다.
미세먼지는 입자의 크기가 지름 10㎛ 이하인 대기오염물질 중 하나로, 입자가 2.5μm 이하인 경우는 PM 2.5라고 쓰며 '초미세먼지'라고도 불립니다. 미세먼지에는 공장 매연이나 자동차 배기가스에서 나오는 황산염·질산염, 중금속이 붙어있는데요, 인체로 들어가면 면역을 담당하는 세포가 미세먼지를 제거하려고 하는데, 이 때 염증반응이 나타나 호흡기, 심혈관계 등이 크게 손상됩니다.
백명수 부소장은 공동합의문 채택을 환영한다면서, 가장 주목해야 할 점으로 최대현안으로 떠오르는 미세먼지 관련 협력에 대한 합의 내용을 꼽았습니다.
(백명수) 한국, 중국, 일본 3국은 그 동안 ‘동북아 장거리이동 대기오염물질 공동연구(LTP)’를 토대로 내년 2019년에 개최되는 차기 회의 전까지 정책결정자를 위한 요약보고서를 발간하는데 합의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중국 발 미세먼지 영향을 밝힐 수 있는 자료로 세간의 관심을 모아왔습니다. 또한 3국 각국이 그간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정책, 효과, 시사점, 한계 등을 담은 3국 대기 정책보고서 발간에도 합의했습니다. 이는 3국의 정책을 파악하고 서로 비교할 수 있는 보고서로, 각국의 노력과 정책을 일괄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밖에, 한국, 중국, 일본, 러시아, 몽골, 북한 등 6개국이 참석하는 환경분야 연례 지역협의체인 ‘동북아환경협력계획’에서 제안되었던 ‘동북아 청정대기 파트너십’ 10월 출범에도 적극 협조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동북아환경협력계획 (NEASPEC)은 동북아시아 지역 내 유일한 환경 협의체이며, 동북아 청정대기 파트너십 (NEACAP)은 대기오염 관련 정보 공유, 공동 연구, 관련 정책 제언과 협의 등을 수행하는 국가간 협력체입니다.
사실, 동북아 장거리이동 대기오염물질 공동연구 보고서는 지난해 수원에서 열린 제19차 환경장관회의 합의에 따라 이번 회의 때 공개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거부로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백 부소장의 설명입니다.
(백명수) 중국은 한중일 3국이 서로 다른 자료를 쓰고 있고, 다른 방법으로 연구했기 때문에 같은 결과를 내기 어렵다고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공동연구에 사용한 한국과 일본의 배출량 자료는 2013년 기준으로 작성된 반면, 중국은 2008-2010년 기준의 오래된 자료라서 불확실성이 크다며 공동보고서 발간에 반대한 것입니다. 한국 입장에서는 그 동안 중국발 대기오염이 한국에 끼치는 영향에 대한 과학적 분석 결과가 포함될 것이기에 보고서 발간에 큰 기대를 갖고 기다려왔던 부분입니다. 아쉽지만, 올해 3국 환경장관회의에서는 내년 장관회의 이전에 최신자료를 갖고 연구모델과 연구방법을 합의해 새로운 장거리 대기오염물질 공동보고서를 작성하기로 의견을 모으는데 만족해야 할 것 같습니다.
백 부소장은 그나마 중국이 동북아 장거리이동 대기오염물질 공동연구 보고서 공개에 기꺼이 합의한 것은 미세먼지 저감 성과에 대한 자신감으로 해석된다고 평가했습니다. 백 부소장의 말입니다.
(백명수) 지난 3월 미국의 시카고대학교 에너지정책연구소는 ‘중국이 오염과의 전쟁에서 승리했나?’라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 내 주요도시의 미세먼지가 상당히 감소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보고서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중국 전역 200곳 이상의 PM 2.5 농도를 분석했는데요, 분석 결과 중국의 주요 도시들에서 평균 미세먼지 농도가 4년 동안 3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베이징 주민의 기대수명도 3년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13년 대기오염과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대기오염 방지 행동계획을 수립했습니다. 약 2,700억 달러를 투자하는 대기오염 개선계획을 세웠습니다. 이후 난방 제한, 석탄공장 폐쇄 등 미세먼지 저감정책을 펼쳐왔습니다. 중국이 자국 내 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이면서, 대기오염과의 전쟁에서 PM 2.5 농도 감소에 일단 성공한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들어 남한, 특히 수도권에서는 미세먼지로 난리인데요, 일례로 올해 상반기 구글코리아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단어는 ‘미세먼지’인 것으로 나타나기까지 했습니다. 구글은 세계 최대의 인터넷 검색 서비스 기업으로 구글코리아는 한국 지사입니다. 미세먼지는 2017년 인기 검색어 순위에서는 12위였지만 올해는 1위로 크게 순위가 올라갔는데요, 올 봄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자주 발령되면서 사용자들이 미세먼지 상황을 많이 검색해 본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북한은 어떨까요? 탈북자들은 함흥 같은 공업지역에선 “노란 연기가 안개처럼 형성돼 오염된 공기로 숨쉬기 힘들 정도”라고 말합니다. 백 부소장은 경제난 때문에 오염물질 배출량은 많지 않지만, 오염도는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라고 설명합니다.
(백명수) 북한의 미세먼지 농도는 공식적으로 발표되는 자료가 존재하지 않아서 정확히 파악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여러 정황을 보면, 남한보다 더 심각할 수 있으며 그 상황이 안 좋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북한의 미세먼지와 관련해서는 국내외 연구자료를 통해 그 사정을 추정할 수 있는데요, 지난해 <란셋>을 통해 발표된 한 연구를 통해 북한에서 초미세먼지에 의한 조기사망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고 보고됐습니다. 북한은 중국에서 오는 대기오염물질 유입과 자체배출량, 그리고 대기질 관리부족으로 대기오염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석탄화력과 바이오매스 에너지 의존도가 높아 연료문제로 대기질이 더 나빠졌다고도 보고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도시나 농어촌 대부분이 나무와 석탄을 연료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북한의 언론매체에서도 미세먼지와 관련한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요, 지난 3월 수도권에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지던 날, 평양의 미세먼지는 서울의 1.5배 수준이었습니다. 조선중앙방송이 미세먼지가 1평균제곱미터당 144 마이크로그램으로 이와 관련해서 경보발령이 내려지기도 했습니다.
‘란셋’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의학학술지이고, 바이오매스는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기 위해 사용되는 식물이나 동물 같은 생물체를 말합니다. 이런 생물체에서 얻어지는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수 있는 메탄가스나 에탄올 등을 바이오매스 에너지라고 부릅니다.
결국, 숨막히는 미세먼지는 남북의 사정이 다르지 않다는 건데요, 이런 가운데 남한의 서울시가 '미세먼지 공동 대응' 계획을 세워 평양에 제안하기로 해서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백 부소장의 설명입니다.
(백명수) 일부 언론보도에 의하면 서울시가 평양의 미세먼지를 조사하고 공동대응을 제안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 중 가장 시급하게 필요한 것으로 미세먼지 실태조사 제안을 할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서울시는 자치구마다 있는 대기오염 측정소를 평양에 설치한 후 관측결과를 공유하자고 제안할 계획입니다. 미세먼지, 오존, 혹은 다른 오염물질을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향후 대기질 개선을 함께 진행하자는 것입니다. 남북 공동연구를 통해 오염원 이동경로 분석이 이뤄지면 서울과 평양의 미세먼지 저감대책도 함께 추진하는 게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