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신축 아파트에도 1급 발암물질 라돈 검출 가능성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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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 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한국의 환경전문 민간 연구소인 '시민환경연구소'의 백명수 소장과 함께 신축 아파트 라돈 검출과 남북 라돈 관련 협력 가능성을 들여다 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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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 정부가 최근 1년 사이에 준공된 아파트 9개 단지를 표본 조사했는데요, 60% 정도에서 권고기준치를 초과하는 라돈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립환경과학원이 서울, 경기, 인천, 충청지역 신축 아파트 9개 단지, 60가구에서 실내 라돈 농도를 측정했더니, 37가구에서 권고기준인 148베크렐 이상 검출된 것입니다.

실내 라돈 농도를 측정한 아파트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5월 사이에 준공된 주민 입주 전 단지들이고, 구체적인 아파트 이름은 공개되지 않았는데요, 백명수 소장은 라돈이 1급 발암물질이라며 라돈 공포가 현실로 닥친 셈이라고 크게 우려했습니다.

(백명수) 라돈은 주로 호흡을 통해 인체로 들어오게 되는데요, 몸 속에서 라돈과 라돈 자손은 붕괴를 일으키면서 알파선을 방출합니다. 방출된 알파선은 폐 조직을 파괴합니다. 지속적으로 라돈에 노출되면 폐암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라돈이 흡연 다음으로 폐암 발생 원인이며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폐암의 3%-14%가 라돈으로 인한 것으로 보고합니다. 미국은 해마다 21,000명 정도가 라돈 때문에 폐암에 걸려 사망하는 것으로 보고됩니다. 이들 중 약 10% 가량은 담배를 피운 적도 없는 사람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남한 정부가 라돈 아파트에 대해 별다른 조치를 할 수 없다고 백 소장은 지적합니다. 현행 실내공기 질 관리법에 따르면, 사업승인이 지난해 1월 이후 난 아파트는 실내 라돈 농도가 200 베크렐, 올 7월 이후 난 아파트는 148베크렐을 넘기지 말라고 권고하는데요, 지난해 1월 이전은 규정이 없고 그 이후도 권고사항일 뿐이라는 설명입니다.

(백명수) 현재 라돈은 법적 권고 기준치이기 때문에 현행법으로 당장 조치를 취하기는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환경부는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의 위험성 검토 결과를 갖고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관련업계와 라돈 방출 자재의 교체 가능성이나 자발적 교체 방안 마련 등에 대해 협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환경부가 건축자재의 방사능 농도를 분석한 결과, 시중에서 유통되는 10종의 석재 중 임페리얼브라운, 오련회에서 방사선, 즉, 라듐, 토륨, 포타슘의 농도가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실내에 사용되는 라돈 마감재나 콘크리트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당초 환경부로부터 분석 결과를 받아 발표한 이정미 국회의원은 아파트 마감재의 라돈 검출 문제는 한국소비자원 분쟁조정위원회에서 진행 중인 사건으로 라돈 석재 등의 위험성 여부를 정확히 조사하고 소비자기본법에 따라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해당 건설사에 문제의 자재 등에 대해 수거하거나 파기하는 등의 강력한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마침, 북한에도 아파트를 포함해 전국 각지에서 건설 바람이 불고 있는데요, 사진작가 에드 존스 씨가 AFP 통신을 통해 지난달 말에 전송한 자료를 보면, 양강도 삼지연군에서는 관광특구화 작업이 한창으로 아파트, 호텔, 학교 등이 건설되고 있습니다. 또, 남한의 인터넷매체인 데일리NK에 따르면, 평안북도 신의주 시와 함경남도 단천 시에 아파트 건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런 북한의 신축 아파트에도 라돈이 검출될 가능성이 있을까요? 백 소장의 설명입니다.

(백명수) 라돈 농도는 주변 토양의 지질학적 특성에 따라 크게 좌우되는데, 화강암 암반지대의 경우 우라늄 함량이 높아 라돈도 많이 생성됩니다. 라돈은 지하수나 온천수 속에도 들어있습니다. 과거, 한국에서 라돈을 함유한 온천수가 신경통, 류머티즘, 피부병, 부인병 등에 효험이 있다고 알려지면서 일부 온천이나 사우나에서 ‘라돈탕’이라고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북한에서 라돈 성분을 함유한 온천이 많은 것으로 노동신문이 2000년대 초에 보도한 바 있습니다. 특히, 북한에서 광천 밀집 지역인 함경북도, 함경남도, 평안남도 지역에 라돈 온천이 많다고 알려졌습니다. 이런 지질 특성을 근거로 북한에서 사용되는 건축자재도 자칫 라돈을 방출할 수 있다고 판단됩니다. 북한에서 아파트 건설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붐이 일어나는 것으로 보도되는데요, 이처럼 북한에서도 아파트에 사용되는 마감재 등에서 라돈이 검출될 수 있고, 또 기체인 라돈이 지하실 등에서부터 벽이나 건물의 틈을 타고 퍼질 수 있습니다. 북한은 라돈의 위험성에 대한 정보나 관계기관의 체계적인 조사, 혹은 거주주민들의 자가측정이 상대적으로 열악할 수 있어 라돈에 대한 현황파악도 안된 상태에서 건강에 나쁜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됩니다.

혹시 아파트 외에도 일상생활에서 안전기준치를 넘는 라돈이 검출된 사례가 있을까 하는 불안이 생겨 백 소장에게 물었더니,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생활제품들과 관련한 라돈 공포가 현재 진행 중이라는 답이 돌아오네요.

(백명수) 대표적으로 지난해 우리를 놀라게 했던 라돈 침대가 있습니다. 생활밀착형 제품에 들어간 라돈은 음이온이 건강에 좋다는 세간의 믿음 때문에 음이온이 발생된다고 잘못 알려진 모자나이트가 유통되면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남한의 경우, 올해부터 음이온이 발생한다는 기능성 속옷 등 관련제품들은 유통이 금지돼 더는 문제가 확대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기존에 사용하던 가전제품이나 의류에서 음이온 발생 기능이 있는 제품들은 이후 수거하고 폐기 처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밖에, 라돈은 지각에 있는 우라늄에서 많이 발생합니다. 주로 주택에서 많이 검출되는데, 라돈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환기가 매우 필요합니다. 대기 중 미세먼지 등으로 실내에서 공기청정기 사용이 확대되면서 환기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공기청정기는 라돈을 걸러내지 못합니다. 정기적인 환기로 라돈을 배출하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이런 ‘침묵의 살인자’인 라돈을 줄이기 위해, 앞으로 남북한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겠느냐는 질문에, 백 소장은 한반도 전역을 포함한 라돈 지역별 분포도를 작성하는 협력사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백명수) 정확한 실태파악과 이를 바탕으로 주민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남한은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이 2011년부터 2년 주기로 전국주택 라돈 조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주택 1만가구를 대상으로 라돈 오염도를 측정하는데요, 전국 주택의 16% 이상이 라돈 기준치를 초과한다는 결과가 나오고 있습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라돈 분포지도를 작성해 생활환경정보센터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라돈은 국가차원에서 그 농도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매우 필요합니다. 현재, 환경부는 라돈 농도가 높은 주택의 경우, 라돈 알람기 설치를 무료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라돈에 대한 조사와 분포지도는 남한에 국한돼있기 때문에 북한과 협력을 통해 한반도 전체의 라돈 분포 지도를 작성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또, 라돈 농도가 높은 지역의 경우, 이를 저감하기 위한 시범 협력사업을 남북한이 모색할 필요가 있는데요, 북한의 경우, 노후주택이 많아 실내로 라돈이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바닥이나 벽의 균열을 보강하는 사업을 남북협력사업의 모델로 진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은 신축 아파트 라돈 검출과 남북 라돈 관련 협력 가능성을 살펴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 새로운 소식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지금까지 기획, 제작,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