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의료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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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 정착해 사는 탈북민들이 이곳 생활에서 놀라는 것은 많지만 하나같이 감탄 하는 것은 병원이용에 대한 것입니다. 영국에는 1945년 7월에 설립된 국민보건서비스라는 무상의료제도가 있습니다.

이 제도는 영국인만 아니라 영국을 방문 중인 외국인에게도 제공되는 의료 서비스인데요. 호주, 홍콩, 캐나다, 싱가포르 등 영연방 국가들도 영국의 영향을 받아 유사한 의료제도 실시하고 있습니다.

영국인들은 국가에서 제공하는 의료보건 서비스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히 높으며 긍지감도 갖고 있습니다. 영국사람들은 사람을 살려야 하는 의료 부분에 있어서 치료비 문제로 제한을 받거나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믿습니다.

영국에 도착하는 탈북난민은 난민 신청 후 정부로부터 국가보건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고유번호를 받고 자기가 사는 가까운 지역의 진료소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무료이기 때문에 다 좋은 것이 아니고 오래 기다려야 한다는 등의 단점도 좀 있지만 크게 불평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유럽에 사는 나라들에서도 영국의 보건의료 시스템을 부러워해서 영국에 이민을 오고 싶어 한다고 합니다. 영국에서는 병원이용을 하는데 영어를 못해 진료를 못 받는 일은 없습니다. 통역이 제공되기 때문입니다. 한국인들이 없는 영국 남쪽 지역에 사는 이은진 씨도 현재 비자를 받지 못한 상태지만 병원에 예약도 되고 치료약도 받고 있습니다. 또 병원이 멀면 정부에서 버스나 택시를 이용할 수 있게 도움을 줍니다.

이렇게 생명을 소중히 다루는 영국의 보건의료 제도는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데도 작동 했습니다. 정부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지난 1년간 75만명의 자원봉사자가 등록할 만큼 민관이 합동으로 건강한 일상을 되찾는데 애썼습니다.

한가지 예로 정부는 지난해부터 코로나로 밤낮없이 고군분투한 보건서비스 직원들의 월급을 높여주는데 대한 방안도 신경을 썼습니다. 이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 되면서 의료진에 대한 배려도 아낌없이 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국민들은 지난 일년간 매주 목요일 저녁 8시 모두가 집밖으로 나와 코로나 병과 싸우는 의료진을 응원하는 박수 보내기 캠페인을 진행 하기도 했습니다.

영국의 보건의료 제도의 혜택은 이곳에 정착한 탈북민들이 똑같이 받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가족들이 굶어 죽고 중국에서 매일 밤 붙잡혀 나가는 악몽을 꾸며 여기 저기 숨어져 지내다가 10여년전 영국에 도착한 이승현(가명) 씨는 몇 달 전 병원에서 청천병력 같은 소식을 듣습니다. 바로 유방암 진단을 받은 것 입니다.

하늘이 무너질 것 같은 그 마음 본인이 잘못되면 혼자 살아가야 할 딸 아이 때문에 슬퍼하는 그녀에게 영국 의료진들은 최선을 다 하여 그녀의 유방암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이승현 “ 암 이라면 불치병인 거죠. 한국사람이 딱 저 같은 병명인데 한국에서 치료 받다 보니 약들이 모두 영국에서 나오는 약들이래요. 그 만큼 영국이 의학계가 발전돼 있고 수술도 잘하고 하니 저는 그냥 마음 다 비우고 감사하고 마음 놓고 치료를 받지요”

이 씨는 북한 같으면 병명도 모르고 병원 문 앞에도 못 가보고 죽었겠지만 영국이기에 다시 새로운 생명으로 태어났다고 말합니다.

북한정권은 북한 주민들에게 지구상에서 북한만 오직 전반적 무상 치료를 하고 있으며 주체사상이 인민 시책의 우월성을 담보한다고 자랑하고 있습니다. 무상 치료제는 인민들 건강을 증진 시킨다고 하지만 현실은 어떻습니까?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이전에도 북한 진료소들, 병원들에는 약품이 많지 않았고 약국에서도 기침을 하면 사서 마실 수 있는 달달한 살포솔, 다치면 바를 수 있는 빨간 약, 옥도정기도 수요에 만족하지 못하게 팔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고난의 행군이 시작되면서 의료계도 완전 무너져 내렸고 본인이 약을 구입하지 못하면 환자는 병원에 가지 조차 못하고 숨을 거두기도 하였습니다.

북한 헌법 제71조에서는 “공민은 무상으로 치료받을 권리를 가지며, 나이가 많거나 병 또는 불구(장애)로 노동능력을 잃은 사람, 돌볼 사람이 없는 늙은이(어르신)와 어린이는 물질적 방조를 가질 권리를 가진다. 이 권리는 무상치료제, 계속 늘어나는 병원, 요양소를 비롯한 의료시설, 국가 사회보험과 사회보장제에 따라 보장된다.”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19로 인해 북한에서는 제2의 고난의 행군이 왔다는 말이 있습니다. 살면서 제일 억울한 것이 몸이 아픈데 약 한번 써보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요?

영국 맨체스터 박지현 입니다.

박지현, 에디터 이진서,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