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탈북자들] 영국에 문을 연 ‘탈북민 노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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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국에 사는 탈북민들에게 좋은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지금까지 은퇴를 하고 일하지 않는 분들이 마땅히 모여 시간을 보낼 그런 장소가 없었는데 이제 같은 사연을 지닌 분들이 부담없이 얘기를 나눌 공간이 마련됐다는 겁니다. 재영탈북민노인회를 설립한 한송이씨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한송이 : 사랑방 이라는 것이 있잖아요. 저희도 그런 것이 필요하구나 싶더라구요. 우리 고향사람들만이 가지고 있는 아픔, 그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제가 생각해 가지고 ...

전 세계적으로 많은 나라가 고령화 사회 문제에 대해 걱정하고 있습니다. 일하는 세대보다 은퇴를 하고 노년에 접어든 사람이 많다는 겁니다. 젊은이들이 모두 일터로 나가고 텅빈 집에서 혼자 있는 노인을 상상하면 어떤가요? 막연히 느껴지는 소외감이나 외로움을 없애고 같은 고향사람이 모여 스스럼없이 얘기를 나눌 수 있도록 하는 공간이 운영되는 겁니다.

영국에 사는 탈북민 어르신들도 국가에서 제공하는 복지 혜택을 받습니다. 예를 들어 지역내 버스 이용과 기차를 무료로 탈 수 있고 매달 일정 금액의 연금을 받습니다. 그런 혜택에도 불구하고 생활하자면 필요로 하는 것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탈북민 단체에서는 사랑방을 정부에 정식 등록했는데요. 그 배경에 대해 한송이씨는 탈북민들이 많이 사는 뉴몰던 하이스트리트에 나가면 카폐집들이 많은데 그 공간에 어르신들이 모여 있는 것을 본적 있다고 합니다. 특히 좁은 공간에서 뜨거운 커피가 오고가는 속에 앉아있는 어르신들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고 또 우리 탈북민들만의 특유한 음색으로 인해 서로 이야기를 나누어도 다투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다른 사람들 시선에는 너무 안좋은 것 같아 어르신들이 모일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드리는 것이 자신의 꿈이었고 그래서 어르신들에게 여쭸더니 너무 좋아하셨다는 겁니다.

물론 재영탈북민총연합회에도 노인회가 있지만 정기적으로 모일 수 있는 장소가 없었습니다. 이번에 문을 연 재영탈북민노인회는 영국정부에 단체를 등록을 했는데요. 정부에 등록을 한다는 건 지원을 받기 위해서 정부규정에 맞게 앞으로 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 입니다.

단체 등록을 하기 까지는 어려운 과정들이 있었는데요. 우선 송이씨는 어르신들의 모일 수 있는 공간이라도 먼저 지원을 받아야 하기에 탈북민들 정착과 교육을 지원하는 단체에 상담을 의뢰

하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탈북민 단체와 함께 한주에 한번씩 월요일, 영국내 탈북민들이 모여서 수다를 떨 수 있는 사랑방을 마련해 운영하게 됐고 올해 12월까지는 정기적으로 모임을 가질 수 있게 됐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계속 정부지원을 받기 위해 등록을 하는 사업을 시작하였으며 허가서를 받은 것이 바로 9월 말 이라고 합니다.

재영탈북민노인회는 단순한 모임을 넘어서 다양한 차원에서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는데요. 첫째로 정체성과 공동체 의식, 그리고 영국사회가 탈북자들, 특히 노년층들이 수혜자가 아닌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존중받아야 하며 그 이유는 탈북해 영국에서 새로운 여생을 보내면서 자신들의 경험과 북한의 인권상황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1세대 증인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재영탈북민노인회는 앞으로 나눔과 봉사는 물론 사랑과 희망을 전달하는 단체로 발전하는 아름다운 여정을 걸어갈 것을 약속하며 단체 출범식을 11월2일에 한다고 전했습니다. 영국 맨체스터에서 박지현 입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편집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