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영국은 축제의 분위기 입니다. 왜냐하면 12월 25일 성탄절이 가까워 오기 때문입니다.
북한에 있을 때는 산에 눈이 녹고 봄이 시작되는 3월이 되면 진달래 나무를 꺾어 집에서 예쁘게 피워서 김일성 생일에 그 꽃을 들고 동상에 찾아가거나 집안에 있는 초상화 앞에 놓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영국에 오니 사계절 생화를 볼 수 있고 사람들은 집안 식탁 이나 책상 위에 생화를 매일 나두기도 합니다. 그리고 선물을 할 때도 생화로 선물을 하기에 북한처럼 꽃망울 나무를 꺾어서 키우는 사람들이 없습니다.
또한 매년 계절에 있는 명절마다 그 분위기에 맞춰 집안과 밖에 장식을 하고 특히 생일이 되면 출입문 혹은 창문에 누가 몇 번째 생일이다라는 글을 쓴 종이를 붙여놔 이웃이 모두 알게 됩니다.
북한에서 만약 이런 행동을 한다면 비사회주의 문화라고 비사회주의 구루빠는 물론 보위부 같은 곳에 불려 다니면서 힘든 고초를 겪을 겁니다.
북한에서와 달리 영국에선 한해 중에 사람들이 집안 장식이나 외부 장식을 위해 소비를 많이 하는 달은 12월인 것 같습니다.
크리스마스가 되기 한달 전부터 각종 상점들에선 성탄절 나무를 비롯하여 장신구를 판매하고 각 지역 마다 성탄절 나무에 전구 불을 켜는 행사를 합니다.
총리가 있는 사저에도 성탄절 나무에 빤짝이는 전구를 달아 밤에는 어둠 속에 빛나는 화려한 불빛이 볼거리 입니다. 런던 시내 곳곳에 밤에도 환하게 비추는 성탄절 불을 켜는 것도 런던 시장과 함께 12월이 되면 진행이 되며 다른 지방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리고 국회가 있는 웨스민스터 근처에 트라팔 광장이 있는데 여기에도 12월1부터 내년 1월6일 까지 성탄절 나무가 서 있으며 불을 환하게 밝힙니다.
매해 트라팔 광장에 세워지는 성탄절 나무는 노르웨이에서 오는 가분비 나무인데 노르웨이는
1947년부터 영국에 나무를 보내오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어준 영국정부에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 위해서인데요. 11월 말이 되면 노르웨이에서 나무를 자르는데 이때 노르웨이 수도인 오슬로에서 오슬로 시장, 웨스민스터 시장이 함께 행사에 참여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길거리에만 성탄절 나무가 있는 것이 아니라 집집마다, 창문마다 여러 장식들이 설치되며 매 가정에선 성탄절 선물을 준비하느라 분주합니다.
그리고 친인척들, 동네 이웃들, 직장동료와, 학교 친구들에게 서로가 성탄절 카드를 쓰는데 상점에 가면 다양한 우편엽서가 있어서 마음에 드는 것을 구입하여 사랑과 감사의 글을 쓰게 됩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지만 제가 북한에 살 때는 신년장을 만든다고 물감들과 여러 모양의 그림조각을 만들어 종이 위에 올려놓고 치약에 물감을 묻힌 다음 빗 위에 칫솔을 문지르면서 문양을 냈던 생각이 납니다.
성탄절 카드 외에도 영국인들은 손으로 직접 장식을 만들어 집안곳곳에 장식하기를 좋아하는데 저도 제가 사는 지역의 주민들과 함께 성탄절 장식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집들마다 출입문에 걸어두는 성탄절 장식 중 하나인 리스는 화환인데 그리스도의 강림절을 축하하면서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기 위해 상록수 가지를 서로 주고 받았습니다. 그 풍습이 전해져 내려오면서 상록수 가지를 동그랗게 만들어 현관에 걸어 놓고 있는 것 입니다.
또한 11월20일부터 12월20일까지 크리스마스 판매대가 설치돼 지역상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많은 사람이 크리스마스 관련 상품을 사려고 몰리기도 합니다.
추운 겨울 모두들 감기 조심하시고 언젠가는 북한 시내 곳곳에 성탄절 캐롤이 울려 퍼지기를 바랍니다.
영국 맨체스터 박지현 입니다
진행 박지현, 에디터 이진서,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