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곤증이 봄뿐 아니라 4계절 이어진다 싶으시면 이것도 일종의 병입니다. 병명은 '만성피로증후군'이라고 하는데요, 목숨을 앗아가는 중병은 아니지만 활기차고 건강한 생활을 위해서는 치료를 해야 하는 병입니다.
오늘 <건강하게 삽시다.> 이 시간에 이 만성피로증후군의 증세와 예방, 치료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오늘도 한의사(동의사) 김진희 선생 함께 합니다. 김 선생님 안녕하세요?
김진희 :
네, 안녕하세요.
MC :
제가 시작하면서 만성피로증후군과 춘곤증을 비교 했는데요, 사실 이 두 가지 병이 구별하기 쉽지 않죠?
김 :
그렇습니다. 춘곤증도 사실 만성피로증후군에 포함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약간의 차이는 존재합니다. 우선, 춘곤증은 기능의 저하가 장기간 지속되지 않고 드문드문 나타나고 일부 식욕 부진과 소화기 증상이 있긴 하지만 대체로 피로감을 호소하는 증세 외에는 특이한 증상이랄 것이 없습니다.
반면에 만성피로증후군은 피로감이 몇 개월 이상 지속되고 일상 활동에 현격한 기능 저하가 나타납니다. 또 통증, 우울한 감정, 불안감 그리고 소화가 잘 안 되는 증상이 함께 나타나기도 합니다.
MC :
사실 이 만성피로증후군은 남쪽에서 일종의 질병으로 알려진 것이 얼마 안 됐는데요, 그만큼 많이 알려진 병은 아니에요. 북쪽에서도 마찬가지일 것 같은데요.
김 :
의학과 심리학에서 말하는 ‘신드롬’ 즉, ‘증후군’은 여러 개의 증상이 하나로 연결되지만 그 원인을 밝히지 못하거나 증상이 하나가 아닐 때 병의 이름에 준하여 부르는 것입니다. 증후군이 질병의 이름이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기도 하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북쪽에서는 사실 증후군을 일종의 질환으로 분류하기는 힘듭니다. 증상 자체가 검사에 나타나지 않고 주관적인 요소가 더 많다면 이것은 어떤 질환으로 분류하면 책임기지 힘들다는 말입니다.
또 북쪽에도 만성적으로 피로감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있기는 합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만성피로증후군이라고 하여 따로 분류하여 말하지 않고 북쪽 사람들도 보통 하루일과가 여유가 별로 없기 때문에 그냥 피로한가보다 하고 느끼는 것이지 어떤 병적 증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MC :
그렇군요. 그럼 본격적으로 이 만성피로증후군이란 뭔지 얘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떤 특징적인 증상을 보이나요?
김 :
네, 사람이 육체적 또는 정신적으로 과도한 노동을 할 경우 피로해지는 현상은 당연한 일이지만, 만성피로증후군일 경우 이러한 생리적인 피로가 아니라 질병의 개념으로 충분한 휴식에도 불구하고 피곤한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상태를 말합니다.
쉽게 예를 들어 ‘잠을 잘 잔 것 같은데도 아침이면 일어나기 어렵고 일어나도 영 개운치가 않다.’ 또 ‘몸이 무기력하고 매사가 권태롭고 짜증스럽다.’ 그렇지만 병원에서도 별 이상 소견이 발견되지 않고 이런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나타난다고 하면 만성피로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대표적인 증상은 낮에 조는 것입니다. 이런 사람은 평소에 감기에 잘 걸리고 식욕이 없으며 식곤증이 심하고 배에 힘이 없고 특히 아랫배가 약해서 만성설사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얼굴색이 좋지 않고 어지럽고 불면증의 증상도 나타납니다. 장딴지에 경련이 자주 일어나고 몸이 붓고 어지러우면서 피로가 심한 증상을 보입니다.
그러나 치료 과정에서 보면 이러한 증상들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약물의 상호 배합이 중요하고요, 또한 오장육부의 허실을 판단하는 일도 아주 중요합니다.
MC :
한의학에서는 이 만성피로를 어떤 병으로 진단하고 있습니까?
김 :
허증(虛證), 또는 허로(虛勞), 노권상(勞倦傷) 등의 증후로 파악합니다. 한의학에서는 기와 혈이 균형을 이루어졌을 때, 비로소 건강이 유지되는 상태로 보는데 만성피로는 기와 혈의 균형을 상실해 오장육부의 기능이 저하되어 대사가 원활치 못해 발생하게 됩니다.
MC :
아무리 푹 쉬어도 피로를 항상 느끼는 상태. 이렇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증상이 있으니 원인도 있을 텐데요, 주로 어떤 원인들로 이런 만성 피로가 오는 겁니까?
김 :
보통 피로감을 일으키는 원인으로는 과로나 수면부족, 임신 등의 생리적인 원인과 스트레스, 우울증, 불안장애, 사별과 같은 정신적인 원인이 있습니다. 또 각종 신체 감염과 내분비질환, 심장 신장질환, 호흡기 질환, 각종 종양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만성피로증후군은 일반적으로 느끼는 ‘피로’ 또는 ‘피곤함’과는 다릅니다. 이러한 원인으로 설명되지 않는 질환이며 굳이 원인이라고 하자면 가장 많은 것이 정신과적인 문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아직까지 뚜렷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이지만 스트레스, 우울증, 세로토닌과 같은 신경전달 물질의 이상 등을 원인으로 추정합니다.
그러나 이 만성피로증후군은 가볍게만 볼 수 없습니다. 미국의 경우 약 2%가 이 질환을 앓고 있으며 여성이 80% 이상을 차지할 만큼 압도적인 비율이고 어느 연령층에서나 나타나지만 주로 30~50세 사이에 호발하는 질환입니다. 가장 왕성하게 일할 수 있는 나이에 앓게 되기 때문에 더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나서고 있는 것 같습니다.
MC :
결국 정신적인 원인이 크군요. 예방을 위한 방법은 무엇입니까?
김 :
적당한 운동은 만성 피로뿐 아니라 어떤 증상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예전에는 만성 피로에서 운동이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킨다고 생각해 운동을 권유하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점진적으로 유산소성 운동이 만성피로증후군의 증상을 줄여나간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운동으로는 걷기, 자전거 타기 등을 포함한 점진적인 유산소 운동이 유연성 운동에 비해 더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만성피로증후군환자에 대한 운동 처방은 주5일간 최소 12시간 운동하도록 하고 한번에 5분~15분 정도로 운동을 지속하도록 하구요, 상태에 따라 매주 1~2분 씩 운동시간을 늘여 최대 30분 정도 운동 시간을 늘여나가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그렇지만 운동 강도는 지나치지 않도록 해서 운동으로 피로감이 생기지 않게 해야 하는 점도 중요하겠죠.
만약 어떤 운동 단계에서 피로 증상이 심하게 나타났다고 하면 그 이전의 운동 강도로 다시 되돌아가도록 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MC :
섭생도 중요할 것 같은데요?
김 :
비타민C가 부족할 경우 피로, 무력감, 우울 등이 생기게 되며 따라서 피로를 많이 느끼는 경우는 비타민C를 많이 섭취하는 편이 도움이 됩니다. 비타민 C가 많은 들어있는 음식은 여러분도 아마 잘 아실 겁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자신의 몸 상태에 관심을 기울여서 음식을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 좋아요. 아무리 다른 사람에게 좋은 음식이라고 하더라도 자신에게 해로운 부분이 있다면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MC :
피로를 그때그때 풀어서 몸의 상태를 좋게 유지하는 노력도 필수적일 것 같은데요, 피로를 푸는 좋은 방법은 뭐가 있을까요?
김 :
북쪽에서도 많이 하는 방법으로 온몸 안마가 있습니다. 한 두 개의 혈 자리에 자극을 주어 그것이 온몸에 영향을 주게 하는 방법인데, 이런 온몸 안마는 대사기능을 높여 몸 안의 나쁜 물질을 몸 밖으로 빨리 빠져나가게 하므로 피로할 때 온몸안마를 이용한다면 많은 도움이 되겠죠.
이런 안마는 부담이 제일 많이 가해진 부위에 중점을 두고 해야 좋은데요, 대체로 끝에서 중심부위로 가면서 하되 잠자기 전이나 쉬는 시간에 10~15분 정도씩 해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정신 노동을 하는 경우, 즉 사무원이나 학생들은 목덜미 부위의 힘살인 승모근을 손가락으로 누르면서 문지르면 뇌로 올라가는 혈관들의 흐름이 원활해지면서 뇌의 피곤과 노화를 줄이게 됩니다.
또 잠을 편하게 자는 것도 중요합니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손바닥으로 머리를 주무르면서 머리를 좌우로 돌리면서 목의 힘살을 풀어주면 뇌로 혈액공급이 잘 됩니다. 또 왼손 바닥을 오른손의 엄지손가락과 두 번째 손가락의 사이에 끼우고 세게 주물러서 왼쪽의 심장으로 혈액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며 양쪽 손바닥을 깍지 끼고 손가락을 서로 주무르는 방법도 수면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발 주무르기가 있습니다. 발바닥에 온 몸의 혈이 다 있다는 말이 있듯이 늘 발바닥을 손으로 주무르는 사람은 병 없이 오래 살 수 있습니다. 발을 주물러서 유연하게 해주면 목과 어깨, 무릎 등 온 몸의 뼈마디들이 다 유연해져서 몸을 가볍게 해줍니다.
MC :
모두 생활 속에서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이네요. 김진희 선생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김 :
감사합니다.
MC :
잠드시기 전에 부인은 남편의 발을, 남편은 부인의 발을 한 번 씩 주물러 주시면 어떨까요? 우애도 좋아지고 서로 건강도 챙겨줄 수 있는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건강하게 삽시다.> 오늘 시간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양윤정, 구성에 이현주였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다음 시간까지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