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 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 합니다.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북한 인권 토론회를 들여다봅니다.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에드 마키) 북한 정권의 끔찍한 인권 기록은 평양의 핵무기 프로그램과 불가피하게 연결돼있습니다. 이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은 강제노동, 그리고 북한주민들의 고통을 경감하는데 쓰이면 좋은 자원들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동시아태평양소위원회의 간사인 에드 마키 의원이 비영리단체인 ‘미국민주주의진흥재단(NED)’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한 모두 연설의 일부인데요, 마키 의원은 이런 상황이 미북 정상회담의 결과로 이뤄진 공동성명에 전혀 언급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때문에, 마키 의원은 미국은 북한 당국이 인권 개선을 위한 구체적 조치를 취할 때까지 어떠한 양보도 해서는 안되며, 특히 인권과 관련해 내려진 대북 제재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에드 마키) 대북제재는 미국과 주변지역을 핵무기로 위협하는 북한의 능력을 줄이려는 목적이 있지만, 이와 동시에 평화적 비핵화로 이끌 의미 있는 협상에 북한이 참여하도록 강제하기 위함입니다. 나아가,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는 인권 관련 제재를 추가해왔는데요, 이런 제재는 북한 내 인권 상황에 진정한 개선이 있을 때까지 그대로 유지돼야 합니다.
실제로, 미국 하원은 회담 직후 북한의 인권 개선 없이 미국 대통령이 독자적으로 대북제재를 완화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을 상정했습니다. 법안 초안은 대통령이 북한 인권 개선 상황에 관한 의회의 승인을 거쳐야 대북제재를 완화·유예·해제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토론회에 참석한 로베르타 코헨 전 미국 국무부 인권담당부차관보는 회담에서 채택된 4개항의 공동성명 중, “평화와 번영을 바라는 두 나라 국민들”이란 1항의 대목에서 미국이 중시하는 ‘자유’가 빠졌다며, 인권 문제가 변두리에 남겨진 데 대해 아쉬워했습니다.
(로베르타 코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인권 문제를 제기했다고 말했는데요, 시간이 흐르면 자연히 알게 되겠지요. 과연 트럼프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인권 문제를 제기했는지 아닌지 말입니다. 현재로선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 관계정상화를 포함해 향후 협상에서 북한의 인권 문제를 언급하는데 노력할 것인지조차 불확실합니다.
이와 관련해,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인권 문제를 경시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백악관 대변인은 14일 기자회견에서 ‘북한을 잔인한 정권이라고 비판하던 트럼프 대통령이 왜 북한의 잔인한 행동을 허용하나’라는 질문에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대변인은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말했듯, 정상회담에서 북한 인권유린을 제기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인권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논의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미국의 사회과학연구소인 ‘브루킹스연구소’의 박정현 한국 석좌는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때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직접 보여준 영상을 예로 들면서, 양국은 체제 안전과 경제 발전에 대한 생각이 확연히 다르다고 지적했습니다.
(박정현) 트럼프 행정부가 영상에서 보여준 번영과 통합의 개념이야 말로 북한이 원치 않는 것입니다. 북한은 통합을 원하지 않습니다. 북한은 미국의 제국주의자, 자본주의자들이 북한을 설치고 돌아다니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북한은 심지어 중국 사업가들이 북한에서 설치고 돌아다니는 것조차 원하지 않습니다.
미국 중앙정보국 출신의 박 석좌는 그 이유로 최고지도자를 신처럼 숭배하는 북한 체재와 인권이 상반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개인을 우상화하는 체재에서 인권과 국제사회로의 통합은 정반대 개념이라는 것입니다.
(박정현) 최고지도자의 존재로 평등, 인권, 표현의 자유, 개성, 시위와 집회의 권리 등은 북한에서 적용되지 못합니다. 적용될 수 없는 이유는 억압적인 문화와 타인의 인권을 유린하는 행위가 북한 정권에 의해 보상받기 때문입니다.
마이클 그린 전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 아시아 담당 선임 보좌관은 북한 정권이 북한주민들을 가장 큰 위협으로 여기기 때문에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국제사회가 북한사회를 개방할 기회를 갖지 못하도록 애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마이클 그린) 북한이 폐쇄적인 체제여서 (핵 시설) 사찰이나 검증이 어려운 것만은 아닙니다. 북한 핵무기의 중요한 점은 북한이 개방할 필요가 없도록 확실히 하는데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 점을 결코 잊어서는 안됩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시진핑 주석의 대외 시장 개방 발언을 믿을 수 없다고 비판한 인터넷 작가 예치밍이 국가안전 위해 혐의로 강제 연행돼 구류 상태에 있습니다. 인권활동가 쑹닝성은 자유아시아방송에 예치밍이 체포돼 장시성 주장간수소에 갇혔다고 전했습니다. 쑹닝성에 따르면, 변호사가 간수소에 가서 면회를 신청했지만 국가안전을 위협하는 중죄를 범했기 때문에 허용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예치밍은 혐의 인정을 거부하면서 주석의 말을 신뢰하지 않는 목소리가 중국에 존재한다며 무고함을 주장했습니다. 예치밍은 그간 당국을 풍자 비판하는 글을 자주 발표했습니다. 시 주석이 지난 4월 토론회에서 대외개방을 확대하고 외국자본의 시장 진출 규제를 풀고 지적재산권도 보호하겠다고 하자, 예치밍은 이를 꼬집었습니다. 예칭밍은 "무역전쟁을 하지 않기 위해 전면적 대외개방을 하겠다는데 그 말을 믿겠는가"며 중국 지도자가 공수표를 날린 발언 사례를 열거했습니다. 예치밍은 주석의 말을 신뢰할 만한지 확인할 수 있다며 자신의 글이 얼마 동안 삭제되지 않고 있는지 보면 알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실제로, 예치밍의 글은 인터넷에서 삭제되고 그 자신도 형사 구류됐습니다.
--인도 체스 선수가 이란에서 열리는 국제대회에서 여성 선수들에게 의무적으로 히잡을 착용토록 요구하는 것은 인권 침해에 해당한다며 불참하겠다고 밝힌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히잡은 이슬람의 여성들이 머리와 목 등을 가리기 위해서 쓰는 가리개의 일종입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인도에서 체스 랭킹 5위인 소미야 스와미나탄은 당초 방글라데시에서 열리는 아시아 체스 챔피언십에 참가할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대회 개최지가 이란으로 변경되자 출전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스와미나탄은 인터넷에 "현 상황에서 나의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이란에 가지 않는 것"이라며 "스포츠에서 종교적 복장을 강요해선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스와미나탄의 결정은 많은 인권 활동가의 찬사를 받았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