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 ‘북한군 내 여군들 인권 유린 행위 너무 만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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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 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 합니다.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조만간 공개될 ‘북한 선군정치의 불편한 진실 – 북한 특수부대와 여군 인권실태조사 결과보고서’를 들여다봅니다.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장세율) 이번에 인권 실태를 조사하면서 보니까, 와~ 이게… 사회에서는 몰랐거나 뭔가 부족해서 당했다고 한다면, 군은 일률적 명령과 지시에 따라서 희생을 감수해야 합니다. 이게 사회 사람들은 일상적으로 이어지던 국가 공급체계의 마비로, 시장경제에 대한 능력 부족으로 생존권, 자유권, 생명권 (박탈) 등을 당했습니다. 당한 이유가 무방비적인 것이라기 보다는 능력이 없기 때문에 당한 것이죠. 반면, 군인들은 알면서도 당했습니다. 명령이잖아요. 명령에 따라서만 움직이는 조직체이기 때문에 강한 규제 속에서 자기 생각은 명백하지만, 살아날 수 없어서 죽음을 택할 수 밖에 없었지 않았냐 이런 생각입니다.

방금 들으신 것은 장세율 겨레얼통일연대 대표가 자유아시아방송과 한 통화에서 ‘북한 특수부대와 여군의 인권실태조사 결과보고서’를 준비하면서 가장 놀랐던 점을 묻자 내놓은 답변입니다. ‘겨레얼통일연대’는 북한 내부소식과 인권실태 등을 조사하는 북한 인권단체이고, 장 대표는 황해남도 강령군 출신으로 북한군 6군단에서 군관으로 복무했습니다.

장 대표처럼 한국에 삶의 터전을 꾸린 탈북자들은 지난 3월 통계치로 3만1,531명에 이릅니다. 공식통계가 처음 나온 1998년 당시 1,000명을 밑돌았던 탈북자 규모와 비교해 20년만에 무려 30배 이상이 한국으로 들어간 셈입니다. 장 대표는 이 중 군 출신 탈북자 수가 상당하다면서 이들을 중점으로 한 인권 보고서가 나올 때가 충분히 됐다고 강조했습니다.

(장세율) 제가 ‘북한인민해방전선’이라고 군 출신 모임의 대표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통일연구원, 기무사령부 등에서 안보 강사로 활동한 경력이 있습니다. 연구자료를 보니까, 당시 탈북자 수가 약 3만명 가량됐는데, 군 출신, 그 중에서도 성인 남자가 약 1,800명 정도 됐습니다. 그러니까 한 5분의 일 정도인 셈입니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저희 단체에 등록된 군 출신 탈북민 회원들은 760명 가량 됩니다.

장 대표가 올 3월부터 면담한 이들은 북한 특수부대 복무경력을 가진 탈북자 남성 20명과 여군 출신 탈북여성 30명입니다. 또 인권 침해 사건의 유형과 형태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 규명을 위해 조사대상자 중에서 20명을 선정해 별도의 심층 면담을 진행했습니다. 장 대표는 “구체적 면담 내용을 묶은 보고서를 한국어와 영어판으로 제작해 7월말께 공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보고서의 핵심 내용을 전해달라고 하자, 장 대표는 처참하고, 동시에 부끄럽다고 말했습니다. 예컨대, 조사 대상자의 92%가 ‘군 복무 시절 폭행치사 사건을 목격한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하급자에게 구타, 폭력과 같은 인권피해를 준 경험이 있다’고 고백한 응답자도 74%에 달했습니다. 장 대표의 말입니다.

(장세율) 1995년 이후에 군 복무를 한 사람들 위주로 이번에 조사해보니, 결국 ‘선군정치’가 군대를 배려하고 내세워주고 중시하는 정치가 아니라, 군대를 희생물로 해서 정권을 유지하고 지탱하기 위함이었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솔직히, 군대는 명령으로 움직이는 집단입니다. 고난의 행군과 경제난을 겪으면서 북한은 온 사회를 군대화, 그러니까 선군정치라는 미명하에 ‘혁명적 군인정신을 따라 배우자’는 식으로 군 조직체의 모체를 만들려고 했던 것입니다. 즉, 일단 명령으로 움직이고 명령으로 죽고 사는 군사체의 일원으로서 군대를 이런 희생물로 최전방에 내보냈다고 봅니다.

북한은 2014년부터 일반병사의 복무기간을 10년에서 13년으로 연장했습니다. 소식통이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한 바에 따르면, 여군의 경우 만 17살에 입대해 7년을 복무했지만 2014년 입대자부터는 2년을 연장해 9년을 복무하고 26살에 제대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 여군의 인권 실태는 더욱 처참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장 대표에 따르면, ‘군에 복무할 당시 상급자로부터 성상납 요구를 받았다’고 답한 사람이 80%에 달했습니다. 장 대표는 “임신 사실이 밝혀지면 각종 불이익이 따르기 때문에 임신 초기 아스피린이나 회충약을 과다 복용함으로써 유산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고 밝혔습니다.

(장세율) 여군들이 많이 숨기더라고요. 여군들이 사적인 비밀이 많구나 하는 생각이 가장 많이 들었습니다. 정말 우리가 상상하기 힘든 인권 유린 행위가 너무나 만연해있다, 그리고 여성들 자체도 자신이 인권 유린 피해자라기보다는 단순히 정치적 생명이나 세뇌된 조직 권력의 일환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예컨대 입당이나 상급학교 추천 등 이런 부당거래의 피해자로만 생각하는 것입니다. 가장 가슴 아픈 게 인간으로서의 존엄, 그리고 여성으로서의 존재의 피해자가 아니라, 자신은 정치적 거래의 단순한 피해자라고 생각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얼굴 사진에 먹물을 뿌린 뒤 행방불명 된 중국 여성이 당국에 의해 구금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프랑스 AFP통신과 홍콩 매체에 따르면, 미국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중국인권수호자’는 후난성 출신 둥야오충이라는 29세 중국 여성이 시 주석 얼굴사진에 먹물을 뿌려 훼손한 일로 당국에 연행된 뒤 구금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둥야오충은 지난 4일 상하이에 위치한 하이항다샤 앞에서 시 주석 얼굴 사진이 들어간 ‘중국몽’ 선전표지판에 먹물을 끼얹는 장면을 인터넷으로 중계했습니다. 둥야오충은 자신이 중국 공산당으로부터 정신적 억압을 받아왔다며 “시진핑 독재 폭정에 반대한다”고 외쳤습니다.

--생산시설 자동화 확산에 따라 인간이 로봇에게 일자리를 빼앗겨 노예노동자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는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영국 일간지 '더 선'은 공급망 분석업체 ‘베리스크메이플크로프트’의 연구보고서를 인용해 동남아시아에서 로봇 탓에 인간 거래와 노예노동이 확산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보고서는 자동화 시대에 노동학대 위험이 가장 큰 나라로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베트남을 꼽았습니다. 이미 노동착취가 심한 베트남의 경우 로봇이 일자리 3,600만개를 대체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보고서는 비숙련 노동자들이 새 시대에 적응할 기술이 없고, 사회안전망도 갖춰져 있지 않아 그나마 남은 낮은 임금, 비숙련 일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베리스크메이플크로프트에서 인권을 담당하는 알렉산드라 채너 박사는 "그 결과, 노동착취가 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