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 보고서, 탈북자 송환 연루 중 정부, 개인 제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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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 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 합니다.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미국 의회 산하 '의회-행정부 중국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연례 보고서 중 북한 부분을 들여다 봅니다. 질문에 양윤정 앵커, 대답에 장명화입니다.

양윤정: 장명화 기자, 우선 ‘의회-행정부 중국위원회’에 대해서 간략히 설명해주시죠.

장명화: 네. 의회-행정부 중국 위원회는 중국의 법 집행과 인권 상황을 감시하기 위해 지난 2000년 미국 의회에 설치됐습니다. 그 후, 위원회는 매년 연례 보고서를 발표해오고 있습니다.

양윤정: 올해 보고서의 핵심 내용은 뭡니까?

장명화: 중국 정부의 탈북자 구금·북송 정책이 지난 한 해 동안 그대로 유지됐다는 점입니다. 아울러 북한과 중국 국경,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경에서 검문조치가 강화되면서 탈북자들이 직면하는 위험이 더 커졌고, 이것이 북한으로부터의 탈출을 억제하고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또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3월 중국을 방문한 이후 중국 당국이 자국에 숨어있는 탈북자들을 신고하는 데 대한 금전적 보상을 늘린 것으로 전해졌다"고 주장했습니다.

양윤정: 이런 일련의 조치로 중국 내 탈북자들이나 남한으로 간 탈북자들의 수는 줄어들었습니까?

장명화: 네.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이후 탈북자 수는 계속 감소해왔습니다. 지난해 1년 동안 한국에 간 탈북자는 1,127명입니다. 탈북자 수가 가장 많았던 2009년에 비해 절반 넘게 줄어든 수준입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의원이 최근 통일부에서 제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는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다음 해인 2012년부터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올해는 8월까지 703명이 탈북해 한국으로 입국했습니다. 박 의원 역시 "중국 당국의 강제 북송과 국경 지역의 통제 강화, 중개인 비용 상승 등의 이유로 탈북자 수가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습니다.

양윤정: 보고서에는 ‘인신매매’ 항목이 별도로 있던데요, 북한과 관련된 내용이 담겼습니까?

장명화: 물론입니다. 보고서는 많은 탈북자 여성들이 강제 결혼과 상업적 성적 착취를 위한 인신매매에 희생당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위원회의 공동의장인 크리스 스미스 하원의원이 한 말, 잠시 들어보시죠.

(크리스 스미스) 중국 내 인신매매가 폭발적으로 늘어 여성들을 판매 상품처럼 취급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북한을 포함한 다른 국가에서 이러한 성 매매 여성들을 데리고 왔습니다.

스미스 하원의원은 특히 중국의 산아제한 정책으로 남녀 성 불균형이 심각해졌고, 이로 인해 중국 내 인신매매가 늘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특히, 위원회는 중국 당국이 중국 남성과 탈북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에게 중국 호적을 발급하지 않고, 국적 부여도 거부해 이 아이들이 공공 교육을 받지 못하게 했다며, 이는 유엔 아동권리협약을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양윤정: 보고서가 미국 의회와 행정부 관계자들에게 촉구하는 권고사항은 뭡니까?

장명화: 위원회는 중국 내 탈북자들의 여건이 더 악화됐다며, 탈북자 북송과 관련한 중국 정부기관과 개인을 제재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위원회는 또 중국 정부가 탈북자를 난민으로 인정하고, 탈북자 북송을 즉시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의회가 북한인권특사를 임명·인준하고, 북한인권법 재승인법에 따라 한국과 함께 중국 내 탈북자를 위한 인도주의적 지원과 인권 증진 노력을 조율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양윤정: 북한인권법 재승인법은 지난 7월에 발효된 것으로 아는데요, 아직 북한인권특사는 임명되지 않았나요?

장명화: 말씀하신 대로, ‘북한인권법 재승인법’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월 말 법안에 서명하면서 공식 발효됐습니다. 이 법은 기존 북한인권법을 오는 2022년까지 연장하는 내용인데요, 북한인권특사를 별도로 임명하고 북한 관련 비 정부기구에 예산 지원을 하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아직 구체적인 인권특사 지명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워싱턴 정가는 보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공화당 톰 란토스 인권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랜티 헐트그랜 의원은 지난 9월 한 미국 매체에 북한인권특사를 조속히 임명해 샘 브라운백 국무부 국제종교자유 담당 대사와 협력해 이 문제를 강력하게 제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music)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이양희 유엔 미얀마 인권특별보고관이 미얀마 정부가 로힝야족 학살 문제를 스스로 조사할 능력과 의지가 없다면서 관련 문제를 국제형사재판소에 제소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 보고관은 최근 인터넷을 통해 "미얀마 정부는 폭력 사태에 관해 편견 없는 조사를 행할 능력이 없으며 한정적이고 불충분한 조치만을 취해왔다"고 비난했습니다. 이 보고관은 그러면서 "행동을 취할 책임은 국제사회에 있다. 사법절차 지연은 더 많은 위반을 초래한다. 미얀마 상황을 즉시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보고관은 지난해 8월 발생한 미얀마 군부의 로힝야족 폭력 사태를 비판하는 보고서를 작성한 뒤 같은 해 12월 미얀마 정부로부터 입국 금지 인물로 지정됐습니다. 미얀마는 유엔의 조사가 편파적이라고 주장하면서 자체 조사에 착수했었습니다. 앞서, 미얀마에서 발생한 폭력 사태로 로힝야족 수천 명이 사망하고 72만여명이 방글라데시로 피난했습니다. 이 보고관은 인도에 로힝야족 난민을 수용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인도는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유럽연합이 캄보디아의 인권 탄압에 우려를 제기하며 경제제재 카드를 꺼냈지만, 훈센 캄보디아 총리가 유럽연합에 맞서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고, 싱가포르 일간지 스트레이츠타임스가 보도했습니다. 훈센 총리는 지난해 제1야당이 국가 전복을 시도한다며 강제 해산한 후 올 7월 총선에서 집권당이 의석을 싹쓸이하며 일당독재 체제를 구축했습니다. 훈센 정부의 야당 인권 탄압에 유럽연합은 최근 캄보디아산 설탕과 의류 등에 적용해온 무관세 혜택을 6개월간 재검토하기로 결정했으며, 이로 인해 1년 내 캄보디아 수출품에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캄보디아의 작년 한 해 대유럽 수출규모는 50억유로로 10년 전에 비해 급등했습니다. 특히, 의류 수출은 국내총생산의 4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경제의 주축입니다. 그럼에도, 훈센 총리는 인터넷을 통해 캄보디아는 주권을 수호해야 한다는 내용의 연설문을 올리며 유럽연합에 맞섰습니다. 훈센 총리는 33년의 장기 집권 기간 동안 정적 숙청과 언론 탄압, 인권 침해 논란 등으로 야당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아 왔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제작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