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보고관, ‘북한 인권 여전히 심각한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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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 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 합니다.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의 방한 마무리 기자회견을 자세히 들여다 봅니다. 이 시간에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김정은) 인민 생활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것은 우리 당과 국가의 제일가는 중대사입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올해 신년사 일부를 들으셨는데요,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은 최근 서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인권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보였다고 평가했습니다.

킨타나 특별보고관은 이어 "신년사를 통해 정부가 의견을 교환하는 것은 유의미한 협력의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신년사에서 언급한 북한의 국제적 권위가 계속 높아져가는 것은 협상 덕분이며, 인권 대화에 참여할 때 비로소 이것이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를 위해 먼저 자신의 방북을 허용하라고 촉구했습니다. 킨타나 특별보고관의 말입니다.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북한 정부가 지난 3년간 저의 입국과 방문을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국제협력 정신에 반하는 행위입니다.

실제로, 킨타나 특별보고관은 지금까지 수 차례 접촉을 시도했지만 북한 당국은 킨타나 특별보고관의 방북과 뉴욕 유엔본부나 스위스 제네바 인권이사회에서의 회담 제안도 일체 거부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킨타나 보고관은 그간 미국과 북한 간 협상과정에서 인권이 주요 의제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올해는 분명 평화구축과 비핵화 협상에 있어서 많은 발전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협상 의제에 인권이 포함될 것으로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당사국들이 평화를 논의할 때, 누구를 위해 평화를 논의하는 것입니까? 북한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을 위한 평화를 논의하는 것입니까? 북한에 사는 주민들을 제외한 것입니까? 평화는 북한 주민들, 특히 지방에 사는 주민들을 포함할 필요가 있습니다. 북한주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가져다 주어야 합니다.

킨타나 보고관은 이번 방한 기간 중 북한에서 최근 빠져 나온 이들을 면담했다면서 "북한 내 인권은 현실적으로 변하지 않았으며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보건, 주거, 교육, 사회보장, 취업, 식량, 물, 위생, 경제권과 사회권 향유 측면에서 "북한 주민들의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며 "성분, 성별을 근거로 차별이 만연하고 있어 일상생활 영유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적법절차·공정재판을 기대할 수 없는 정치범 수용소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며 "기본적인 자유를 심각하게 제한하는 방법으로 북한의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킨타나 특별보고관은 말했습니다. 킨타나 특별보고관은 구금시설에서 학대와 고문이 자행되고 있다는데 이곳에는 북한을 떠났다가 다시 잡혀 들어온 이들도 있다며 "이 부분에서는 한국 정부도 분명히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앞으로 인도적 협력과 관련해, 킨타나 특별보고관은 정치와 무관하게 중립성과 독립성의 원칙을 존중해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킨타나 특별보고관의 말입니다.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 제재 조치 이행을 잘 감독해서 북한 주민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제재 조치는 이산가족 상봉과 같은 유의미하며, 인권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는 인도적 조치들을 취하는 데에도 도움이 돼야 합니다.

남북 철도·도로연결과 현대화와 관련해서, 킨타나 특별보고관은 "철도 사업의 경우에 건설을 해야 하는데, 이 같은 건설을 북측 노동자들이 할 때 어떠한 노동 기준이 적용될 것인가를 분명히 합의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킨타나 특별보고관은 현재 행방이 묘연한 조성길 주 이탈리아 북한대사관 대사대리와 관련해 "이탈리아 정부측으로 들어온 망명 신청은 없었다고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킨타나 특별보고관은 조 대사대리와 관련 파악하는 정보가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습니다. 킨타나 특별보고관은 이를 이탈리아 정부로부터 확인했다고 부연했습니다. 그러면서, “추가적으로 덧붙일 말은 없지만, 누구에게나 국제법 측면에서 난민으로 인정될 수 있다는 점을 말해두고 싶다”고 강조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중국이 인권탄압 우려가 있는 신장위구르 자치구에 유엔 관리들이 적절한 절차를 거쳐 방문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최근 정례 기자회견에서 신장자치구 정부가 유엔의 참관을 요청했다는 소식에 대해 "신장은 개방된 구역으로 유엔 관리를 포함한 각 측이 중국 법률을 준수하고 절차를 이행하는 전제에서 방문해 참관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습니다. 루캉 대변인은 유엔 관리나 전문가, 다른 나라 인사들이 유엔 헌장 원칙을 준수하고 내정에 간섭하거나 주권을 침해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미셸 바첼렛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지난달 중국 정부가 신장 지역에서 위구르족 이슬람교도를 재교육 캠프에 수용하는 것과 관련한 "우려할만한 보고"를 확인하기 위해 신장 방문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신장 자치구는 1천100만 명의 위구르족 이슬람교도가 거주하는 지역입니다. 지난해 8월 유엔 인권 패널은 100만명의 위구르족과 이슬람교 신자인 다른 소수 민족이 신장 지역에서 초법적 구금 상태에 있다는 보고서를 내놨습니다. 그러나 중국은 신장의 소수민족을 탄압한다는 비판에 "근거가 없다"고 부인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이 미얀마와 캄보디아의 인권탄압을 이유로 그간 부여했던 일반무역특혜관세 프로그램의 박탈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습니다.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캄보디아는 야권 탄압으로, 미얀마는 자국 내 소수민족인 로힝야족 학살 문제로 유럽연합으로부터 무역특혜 박탈 위기에 처했습니다. 유럽연합 측은 "캄보디아에 특혜 철회 절차 개시를 통보했다"며 "상황이 명확하게 개선되지 않는다면 무역거래의 혜택이 중단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얀마 역시 유럽연합의 경고에도 개선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럽연합이 특혜를 박탈하면 캄보디아와 마얀마는 상당한 경제 충격이 불가피합니다. 당장, 유럽연합은 캄보디아와 미얀마 의류품의 주요 수출국입니다. 캄보디아의 경우 의류 산업은 국내총생산의 20%를 차지하고, 전체 수출량의 약 70%를 차지하는 주력산업 중 하나입니다. 미얀마도 지난 2017년 유럽연합으로 15억 유로 규모의 의류를 수출했는데, 이는 특혜를 받기 전인 2011년과 비교하면 9배 증가한 수치입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과 제작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