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북정책에서 북에선 식량과 무기 동급임을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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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 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 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최근 미국 의회에서 열린 북한 종교자유 실태에 관한 보고회를 살펴봅니다.

(최광혁) 함경북도 지방을 통틀어 7개-8개 그룹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한 평남도, 황해도 지역을 포함해 가정 단위 지하교회가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북한의 지하교인들이 약 15,000명이 있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방금 들으신 것은 탈북자 최광혁 씨가 최근 미국 의회에서 열린 ‘마음 감금하기: 사상, 양심, 종교, 믿음에 대한 자유의 결여가 어떻게 북한 주민들로 하여금 계속 어둠 속에서 살게 하는가’라는 제목으로 열린 보고회에서 밝힌 증언입니다.

50대 중반인 최 씨는 북한에서 지하교회를 설립했다는 이유로 체포돼 심한 고문을 받고 수용소에 보내지는 과정에서 탈출에 성공해, 지난 2013년 난민지위를 받아 미국에 정착했습니다.

최 씨는 보고회에서 북한 내 지하교회의 실상에 관해 자세히 언급했는데요, 자신이 20살 경 식량을 구하기 위해 건너갔던 중국에서 기독교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고, 선교사와 연결돼 성경을 배웠다고 밝혔습니다. 그 이후 북한에 들어가 친구들에게 복음을 직접 전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최광혁) 한 달에 2번씩 10명의 회원들과 함께 정기적으로 예배를 드리며 지하에서, 또는 산속에서, 강가에서 정부의 감시와 탄압을 피해 9년 동안 무사히 진행해왔습니다. 그러던 중 친구의 밀고로 보위부에 체포됐습니다.

보고회는 미국 의회 산하 ‘국제종교자유 코커스’가 개최했는데요, ‘코커스’는 특정 연방 상원, 하원 의원모임을 뜻합니다. 이 모임의 공동대표를 맡은 미국 공화당의 거스 빌리라키스 하원의원은 북한 정부가 기독교인들을 사회에 대한 위협이라는 죄목으로 박해하면서 절멸시켜야 할 존재로 간주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빌리라키스 하원의원은 지난 2013년 미국 하원의원이 북한의 3차 핵실험 강행에 반발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법안을 발의했을 때, 공동 발의자로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빌리라키스 하원의원은 특히 북한 어린이들마저 기독교인인 부모를 고발하도록 이용당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은 결코 용인할 수 없다며, 이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거스 빌리라키스) 김정은이 핵전쟁으로 위협하는 것을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북한 주민들은 가장 기본적인 인권이라고 할 사상의 자유를 전혀 갖지 못한 채 고통 받고 있습니다.

워싱턴의 비정부기구인 ‘디펜스 포럼’의 수잔 숄티 회장은 주체사상에 바탕을 둔 우상화 실태를 설명하면서 북한 주민들에게 진실을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숄티 회장은 디펜스 포럼 외에도 미국 내 북한 인권 단체들의 연대인 ‘북한자유연합’ 대표와 또 다른 민간단체인 ‘미국북한인권위원회’ 위원 등을 맡고 있습니다.

(수잔 숄티) 북한 주민들에게 진실을 말해주어야 합니다. 우리가 김정은에 대한 우상화를 무너뜨릴 수 있다면 북한주민들의 마음과 정신을 변화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진리가 그들을 자유롭게 할 것입니다.

한편, 지난 1999년 주체사상에 관한 책을 펴낸 작가 톰 벨키 씨는 국제사회에 주는 대북 정책 권고사항으로, 북한 지도부가 말은 그럴싸하게 해도, 주체사상에 따라 자신들은 어떤 국제규약이나 약속에도 얽매이지 않는다고 믿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벨키 씨는 미국 해군사관학교 출신으로 1980년대에 미국 원자력 잠수함의 장교로 근무한 적이 있습니다.

(톰 벨키) 국제사회는 북한과 맺는 국제계약, 협약, 약속, 혹은 조약을 절대로 신뢰해서는 안됩니다. 주체사상에 따라 북한은 일방적으로 모든 조약들을 무시하거나 위반할 수 있습니다. 왜냐고요? 주체사상 아래서는, 계약이라는 개념을 뒷받침할 공유된 가치가 없습니다. 오히려 협상이라는 것은 주체혁명투쟁의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자신이 최고급 비밀 취급 권한을 소지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벨키 씨는 특히 미국 정부가 앞으로 북한에 식량지원을 할 때, 주체사상 하에서 식량은 무기와 동급으로 사용됨을 기억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톰 벨키) 미국인이 북한에서 어떻게 식량이 전략무기로 사용되는지 헤아리기란 어렵습니다. 북한에서는 주체사상에 따라 식량수송은 무기수송과 같습니다. 매우 훌륭한 인도주의적 비정부기구들은 이런 관점에 대해 강한 이의를 제기합니다. 하지만 미국 지도자들은 대북 정책 방향을 설정할 때, 이런 엄연한 현실을 고려해야만 합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중국이 금지한 책을 팔던 홍콩 출판업자가 중국을 여행하다가 열차에서 사복경찰에 끌려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보도했습니다. 스웨덴 국적을 지닌 구이민하이 씨는 지난 21일 스웨덴 외교관 2명과 함께 저장성에서 베이징으로 가는 열차를 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작스레 10명가량의 사복경찰이 다가오더니 구이민하이 씨를 데리고 사라졌고, 이후 행방이 묘연해졌습니다. 스웨덴 외무장관은 신문에 "스웨덴 정부도 사건에 대해 들었으며, 중국 대사를 초치해 구이민하이 씨의 행방을 알려주겠다는 약속을 받았다"며 "사건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구이민하이 씨는 중국 지도부에 관련된 소문을 담아 중국에서 금서가 된 책 4천여 권을 홍콩에서 판매했다가 2015년 중국 당국에 연행됐고, 수개월 후 구금에서 풀려났습니다.

--미얀마 군사재판소가 민간인을 살해한 군인 6명에게 징역 10년형을 선고했습니다. 카친주 경찰은 최근 성명에서 군사재판소가 지난해 9월 키친주에서 민간인 3명을 살해한 군인 6명에게 유죄를 선고해 징역형을 선고했다고 밝혔습니다. 미얀마 정부군은 이 사건에 대해 내부 조사를 마친 뒤 군 검찰이 이들을 기소했습니다. 정부군은 지난해 5월 마을 인근에 있는 땔감을 모아 난민촌으로 돌아가는 민간인 5명을 구속했습니다. 2명은 풀려나 난민촌으로 돌아왔지만, 나머지3명은 사흘 뒤 시신으로 발견됐습니다. 카친주는 미얀마 정부군과 7년 넘게 대치하는 소수민족 반군 카친독립군 근거지입니다. 10만여명이 정부군과 반군간 대치를 피해 난민촌에서 살고 있습니다. 국제인권단체들은 이번 기소가 이례적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재판의 투명성에 대해 우려했습니다. 국제인권단체 포티파이브 라이츠는 “미얀마 정부군은 이런 재판을 비밀리에 진행한다”며 “이는 만연해 있으며 권력남용을 체계적으로 덮어 주는 것을 용이하게 만든다”고 지적했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