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 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 합니다.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공산주의 희생자 추모 헌화식을 들여다봅니다.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사회자) ‘노체인’ ‘북한자유연합’ ‘미주탈북자연합회’ ‘자유북한운동연합’…
방금 들으신 것은 최근 공산주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헌화식에서 비영리단체인 ‘공산주의 희생자 추모재단’ 관계자가 추모 동상 앞에 꽃을 바치고 묵념하는 북한인권단체들의 이름을 밝히는 부분입니다.
매년 6월에는 워싱턴 도심의 작은 공원에 세워진 공산주의 희생자 추모 동상 앞에서 헌화식이 열리는데요, ‘갇혀 있는 나라 국민들의 자유와 독립을 위하여’란 문구가 새겨진 여인 모습의 추모동상 앞에는 순식간에 아름다운 꽃들이 수북이 쌓였습니다.
올해로 11년째인 헌화 행사에는 옛 동구 공산권 나라들과 스웨덴, 캐나다, 또 미국 내 공산권국가를 대상으로 활동하는 인권단체 등 60여개가 넘는 기관과 단체가 참여했습니다. 지난 2007년에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참석해 연설하기도 했습니다.
헌화식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남한의 탈북자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의 박상학 대표는 자유아시아방송에 예년에는 줄곧 참석했던 주미한국대사관 관계자들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진다며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박상학) 여기 슬로건 보니까, 북한에서만 200만명의 주민이 전쟁, 고문, 정치범수용소 등으로 학살당했다고 나와있습니다. 그러면 당연히 한국대사관에서 와야 하는 것 아닙니까? 쿠바 등 여러 나라 대표는 다 왔는데요. 우리 탈북자들은 이런 것을 보면 엄청난 분노를 느낍니다. 우리가 정말 조국이라고 찾아온 한국이 맞느냐 이런 생각이 드는거죠. 한국이 북한 김정은이라는 한 사람의 존엄에 대해서는 그렇게 매달리면서.. 그 한 사람의 존엄에 의해 북한 2천만 인민의 기본적 인권을 외면하는 게…
헌화식을 주최한‘공산주의 희생자 추모재단’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의 ‘절친’ 데니스 로드먼 전 미국 프로농구 선수가 수 차례 방북하며 김정은 위원장을 옹호하는 발언을 이어가자, 지난해 6월 로드먼을 프로농구협회(NBA) 명예의 전당에서 쫓아내야 한다는 온라인 청원을 시작했는데요, 일부에서는 이 때문에 올해 헌화식에 참석함으로써 미북 정상회담 분위기에 괜히 찬물을 뿌릴까 조심스러웠던 게 아니냐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때마침, 미국의 CNN방송은 지난 10일 로드먼의 싱가포르 행을 확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로드먼은 미국과 북한 양 정상과 개인적 친분이 있지만 미북 정상회담에 정식으로 초대받지는 못했는데요, 로드먼의 싱가포르 여행 경비는 전자화폐 업체 '팟코인'과 스포츠 연예 홍보업체에서 제공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비영리 인권단체인 ‘북한자유연합’의 수잔 숄티 대표는 올해 헌화식은 적절한 시기에 딱 맞는 행사라면서, 북한의 참혹한 인권 문제에 대한 논의가 양국 정상간에 이뤄져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숄티 대표는 지난 1997년 탈북한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미국 방문을 성사시켰고, 지난 4월말에는 서울에서 열린 ‘북한자유주간’ 행사에 참석해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와 만나기도 했습니다.
(수잔 숄티) 이렇게 헌화함으로써 김 씨 독재정부의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것은 매우 시의 적절하다고 봅니다. 우리가 기억하는 것은 이겁니다. 김 씨 정부는 살인적인 정권이라는 것, 김 씨 정부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수백만 명의 죄 없는 주민들을 죽였다는 것, 그리고 날마다 반인륜적 범죄를 자행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저는 미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인권문제가 다뤄질 것을 강렬히 희망하고 있습니다.
미국 버지니아에 사는 50대 미국인 리사 갈로 씨는 북한 주민들을 위해 매일 기도하고 있다면서, 북한주민들의 인권 상황이 개선되기를 희망했습니다. 전직 교사인 리사 갈로 씨는 은퇴 목사인 남편 루 갈로 씨와 함께 지난 2015년부터 지금까지 한국 부산의 장대현 탈북자 대안학교에서 영어교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리사 갈로) 북한의 인권 문제가 미북 정상회담에서 논의되지 않을 것 같아요. 매우 낙심돼요. 왜냐면 북한의 인권문제야 말로 두 정상이 논의해야 할 주요 사안 중 하나이기 때문이죠.
한국의 민간단체 ‘자유통일문화원’의 이애란 원장은 북한 공산주의의 폐해를 직접 경험한 탈북자 출신으로서 자신뿐만 아니라 국제사회가 북한 내에서 신음하는 북한 주민들을 기억해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이애란) 공산주의의 가장 큰 피해자 중에 하나가 북한 주민들인데, 정말 하루속히 북한주민들을 공산 왕조에서 해방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최근 중국 톈안먼 사건 29주기를 맞아 중국 정부를 향해 인권문제 개선을 촉구했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국무부 사이트에 게재한 성명에서 “1989년 6월4일 톈안먼 광장 안팎에서 진행된 평화적 시위에 대한 중국 당국의 폭력적 진압이 있은 지 29주년을 맞아 우리는 무고한 생명들의 비극적 희생을 기억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작년에 타계한 중국 인권운동가 류샤오보가 2010년 노벨 평화상 수락 연설문을 통해 밝혔듯 ‘6월 4일의 영령들은 영면에 들지 못했다’”고 강조했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미국은 국제사회 다른 일원들과 함께 중국 정부가 해당 사건 사망자와 구속자, 실종자들에 대해 공개적으로 밝힐 것을 촉구하고 톈안먼 사건의 기억이 잊히지 않게 하기 위해 투옥된 이들을 석방할 것, 시위 참가자와 그 가족을 향한 계속된 억압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미국은 인권보호를 모든 국가의 근본적 의무로 여기고 있다"며 "중국 정부가 모든 시민의 보편적 권리와 기본적 자유를 존중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최근 방글라데시에서 마약소탕전을 이유로 20여일 사이에 마약죄 용의자 130명을 사살한 것을 ‘사법절차 밖의 살인’이라고 부르며 비난했습니다. 방글라데시 일간 다카트리뷴에 따르면, 제이드 라드 알 후세인 유엔인권최고대표는 최근 성명에서 “불법 마약 운송·판매가 개인과 사회를 엄청나게 좀먹는다는 점에는 이의가 없다”면서도 "사법절차 밖의 살인과 자의적인 체포, 마약 복용자에 대한 낙인은 이에 대한 해답이 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알 후세인 대표는 "마약을 복용했거나 판매했다는 이유로 인권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아사두자만 칸 방글라데시 내무장관은 “우리는 아무도 살해하지 않았다"면서 "우리 병력은 단지 그들이 총을 쐈을 때 응사했을 뿐"이라고 종전의 정부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