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북 인권특별보고관 “북한 인권상황 여전히 심각”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1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방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1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방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RFA PHOTO/ 노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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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 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 합니다.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의 최근 방한을 자세히 들여다봅니다. 질문에 양윤정 앵커, 대답에 장명화입니다.

양윤정: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이 최근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한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주요 내용은 뭡니까?

장명화: 한마디로, 한반도 평화 논의에 '인권'을 의제로 담아야 한다고 강조한 점입니다. 킨타나 특별보고관은 모두발언에서 자신이 북한과 대화에 인권 의제를 포함하도록 강조하고 평화 과정에 인권을 반영하도록 하기 위해서 방한했다고 재차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방한해 조사한 결과, 북한 내 인권침해 상황은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라며 인권에 대한 언급을 불편하게 생각해선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킨타나 특별보고관의 말, 잠시 들어보시죠.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판문점 선언과 북미 간 합의문 모두 북한 인권에 대해 명확하게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국제사회가 해결해야 할 도전 과제가 바로 이것입니다.

킨타나 특별보고관은 이어 평양 이외 지방의 인권 상황이 심각하다고 지적하며 주민들이 정치범 수용소에 수용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양윤정: 킨타나 특별보고관은 북한 인권 단체 관계자들과 탈북자들을 만났는데요, 이에 관한 언급이 있었나요?

장명화: 네. 킨타나 특별보고관은 특히 한국 정부를 향해 "북한 인권침해 책임규명 의제와 관련해 노력을 기울이는 시민사회 단체를 포함, 관계 당사자 모두와 논의를 확대하고 이들의 참여를 독려하기를 희망한다"며 "일부 단체는 정부가 인권 의제를 제쳐놓는다고 실망을 표했고 목소리를 낼 기회가 줄어든다고 했다"고 밝혔습니다.

양윤정: 기자회견에서는 지난 2016년 중국 내 북한 식당에서 일하다 탈북한 종업원들과 면담한 내용을 묻는데 집중했다면서요?

장명화: 네. 그렇습니다. 앞서, 저장성의 북한 류경식당 지배인과 여성 종업원 13명은 지난 2016년 한국에 들어왔는데요, 지난 5월 한국의 jtbc 방송이 지배인과 여종업원을 인터뷰해 보도하면서 기획 탈북 의혹이 재조명됐기 때문입니다. 킨타나 특별보고관은 탈북한 여종업원 가운데 일부를 만났다고 밝혔습니다. 면담 결과, 이들 중 일부는 어디로 향하는지 알지 못한 채 한국으로 오게 됐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킨타나 특별보고관은 자신의 의사에 반해 한국으로 데려왔다면 납치 범죄라며, 앞으로 어디에서 살지는 이들이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제가 피해자라고 한 것은 이들이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 모른 채 속아서 왔다는 전제로 말하는 겁니다. 그렇다면 이들의 의사가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양윤정: 한국 정부는 킨타나 특별보고관의 발언에 어떤 입장을 표했습니까?

장명화: 우선, 킨타나 특별보고관이 '한반도 평화 구축 과정에 북한 인권 의제가 포함돼야 한다'고 지적한 데 대해,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인권은 인류보편적 가치의 문제"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노규덕) 우리 정부는 최근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남북 간의 교류협력 강화가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실질적으로 개선시키는 데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유엔 등 국제사회와 긴밀히 공조할 예정입니다.

중국 내 북한식당에서 집단 탈북한 여종업원 문제에 대해선, 주무부처인 통일부가 "종업원들은 자유의사에 따라 입국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이에 추가적으로 언급할 사안은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통일부는 그러나 "한국 정부가 북한 인권문제를 소홀히 하거나 선후를 정한 적이 없다"며 "종업원과 관련해서는 그간 당사자들이 가족의 안위 등을 감안해서 어떤 방식으로든지 본인들의 의사가 대외적으로 명확히 공개되거나 알려지는 것을 꺼려왔고, 그런 상황에서 현황을 명확히 설명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양윤정: 북한은 최근 연일 북한인권과 관련한 국제사회의 지적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데요, 킨타나 보고관의 기자회견 이후에도 그런 반응이 이어지고 있습니까?

장명화: 네. 그렇습니다. 당장 기자회견 하루 뒤에 노동신문은 "미국과 남조선 당국은 상대방을 자극하고 우롱하는 시대착오적인 인권압박놀음을 걷어치워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신문은 "대조선 인권모략소동은 지구상의 마지막 냉전을 종식시키고, 지역과 세계의 안전보장에 이바지하려는 우리의 평화애호적 노력에 대한 도전이며 조미 관계 개선을 바라는 국제사회의 지향과 염원에 대한 우롱"이라며 이같이 강조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자이드 라드 알후세인 유엔인권최고대표는 최근 중국 인권운동가 류샤오보의 부인 류샤가 가택연금에서 풀려나 독일로 간 것을 환영한다며 중국 정부가 인권운동가들을 더 석방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특히 류샤의 동생 류휘를 언급하면서 류휘가 원한다면 독일로 가서 누나와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홍콩의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측근이 지난 2월 베이징에 있는 류샤의 자택을 방문해 가택연금 해제, 출국 허용 계획을 밝히면서 류휘가 중국에 남아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했다고 올해 5월 보도한 바 있습니다. 1989년 천안문광장 시위를 주도한 류샤오보는 국가전복혐의로 수감 생활을 반복하는 고초를 겪다가 지난해 7월 간암으로 숨졌습니다. 류샤오보는 201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지만, 중국 당국의 반대로,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알후세인 대표는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는 이유만으로 자유를 빼앗긴 중국의 인권운동가들과 그 가족, 변호사들이 석방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양희 유엔 인권특별보고관은 로힝야족이 미얀마에서 여전히 핍박을 당하며 가해자들은 강력한 동맹국들의 보호를 받고 있어 법정에 서게 될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 보고관은 지난 8월부터 미얀마군의 공격으로부터 도망친 70만 명 이상의 소수 무슬림이 사는 방글라데시를 방문해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이 보고관은 백만 명의 로힝야 난민이 거주 중인 방글라데시 서쪽 난민촌을 방문한 후 "남아있는 로힝야족을 향한 일회성 폭력은 계속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미얀마 장관들이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될 가능성도 낮게 봤습니다. 이 보고관은 "국제형사재판소 회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해야 하는 일이다. 상임이사국 두 자리가 있는데 그들은 미얀마의 친구들이기에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름이 언급되진 않았지만 안보리 상임이사국 러시아와 중국은 미얀마를 옹호해왔습니다. 앞서, 유엔 인권이사회와 미국은 미얀마의 인종 청소를 비난해왔습니다. 또 국제적 인권단체와 취재진은 로힝야족 내 과격분자들의 기습 공격에 대응한 엄중 단속으로 벌어진 강간, 살인, 마을 파괴 등의 참혹한 이야기를 기록해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미얀마는 반군 집단의 위협에 대한 정당한 대응으로 단속이 이루어진 것이라며 인종청소 혐의를 부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비평가들은 미얀마군 측이 반군 지역의 군사 단체들을 벌하기 위해 민간인을 공격하는 초토화 작전을 오랫동안 펼쳤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제작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