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15살 미만 소녀들, 성폭력 대상으로 고통 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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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 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 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들풀처럼 전 세계로 번지는 미투운동과 북한 현실을 들여다 봅니다.

(알리사 밀라노) 성추행은 우리 모두가 당면하는 문화적 문제인데, 곳곳에 만연해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들이 인터넷에 ‘미투’를 올리는 것은 자신들의 피해를 알리거나 가해자를 지목할 뿐만 아니라 연대감을 가질 용기를 줍니다.

미국 영화배우 알리사 밀라노가 지난 10월 미국 ABC 방송에 나와 ‘미투운동’을 독려하는 것을 들으셨는데요, 미투운동은 인터넷 사회관계망서비스에 'Me Too’, 즉 ‘나도 당했다'라는 글을 올려 자신이 겪은 성폭력을 고백함으로써 그 심각성을 알리는 운동입니다. 밀라노가 처음 제안해 시작되면서 전 사회를 강타해 각계의 유명인사들이 잇달아 일선에서 물러나고 있습니다.

성범죄는 크게 3가지가 있는데요, '성추행'은 성적 수치, 혐오의 감정을 느끼게 하는 강제추행을 말합니다. ‘성폭행'은 폭행이나 협박을 수단으로 강간하거나 강간을 시도한 행위입니다. '성희롱'은 성에 관계된 말과 행동으로 상대방에게 불쾌감, 굴욕감을 주거나 고용상 불이익을 주는 등의 피해를 입히는 행위를 말합니다. 성폭력은 성추행, 성폭행, 성희롱 등 성에 관련된 범죄를 다 아우르는 개념입니다.

한국에선 올해 1월 서지현 검사가 전 법무부 국장의 성추행을 폭로한 것을 계기로 미투운동이 본격화됐습니다. 미투운동은 문화·예술계, 정치계로까지 번졌고, 유력 대통령 후보가 '미투' 강간 혐의로 도지사직을 사임하기까지 했습니다. 서 검사가 한국의 jtbc 방송에 나와 한 말, 들어보시죠.

(서지현) 피해자가 입을 다물고 있어서는 절대 스스로 개혁은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고요. 두 번째는 가해자가 최근에 종교에 귀의를 해서 회개하고 구원을 받았다고 간증을 하고 다닌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는 회개는 피해자들에게 직접 해야 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는 범죄 피해자나 성폭력 피해자는 절대 그 피해를 입은 본인의 잘못이 아닙니다. 그 말씀을 꼭 드리고 싶습니다.

이처럼 전 세계에 번지는 미투운동 속에서 북한 여성들도 ‘미투’라고 당당히 외칠 수 있을까요? 불행히도 그 답은 ‘아니오’입니다. 탈북자 이소연 씨가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힌 말, 들어보시죠. 이 씨는 북한군 4군단 사령부 상사 출신입니다.

(이소연) 탈북자로서 한국 여성들 사이에 일어난 미투운동에 대해 극찬을 해주고 싶습니다. 사실, 권력에 의한 성폭행이나 강간 등이 너무 쉽게, 더 많이 일어나는 곳이 북한이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민주주의라는 간판만 있고, 사실은 권력이 판을 치는 독재사회나 다름이 없기 때문에 여성들이 ‘나도 당했다’라는 말을 전혀 못합니다. 이런 종류의 권력과 힘이 사회에 너무 만연한데요, 북한여성들이 ‘나도 당했다’라고 말했을 경우, 사회에서는 피해 당한 여성을 욕하거나, ‘바보’ 아니냐는 식으로 왕따시키는 분위기가 있기 때문에 북한에서는 절대로 ‘나도 당했다’라고 말하지 못합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이달 초 탈북여성들을 인용해,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국가대표 선수들을 응원했던 북한 예술단원들은 중앙당 연회에서 성 접대까지 하게 된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들은 ‘화려한 생활을 즐기는 것 같지만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몸을 바쳐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때마침, 영국 내 북한주민 지원단체인 ‘한국 미래 이니셔티브’는 최신 보고서에서 "북한 정권은 성폭력이 각종 정부기관과 공직자들, 전 사회에 만연하도록 방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 작성자인 제임스 버트 조사국장이 자유아시아방송과 한 통화에서 한 말, 잠시 들어보시죠.

(제임스 버트) 특히 북한 내 15살 미만의 소녀들이 학교, 교화소, 강제수용소뿐만 아니라, 사회주의청년동맹이나 기타 아동단체 등 국영기관 여러 분야에서 성폭력 대상이 돼 고통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에서 여성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제정된 법률은 유명무실하다고 했습니다. 권력, 돈, 정치적 영향력을 가진 남성이라면 처벌을 쉽게 피할 수 있어섭니다. 북한은 강제 입맞춤, 신체접촉을 비롯한 성추행, 성폭행에는 처벌을 거의 하지 않습니다. 이로써 "정신적으로 여성을 지배한다"는 것이 보고서의 결론입니다.

이를 하루속히 시정하기 위해서는 여성 탈북자들의 미투 목소리를 모아 국제사회에 호소해야 한다고, 탈북자 출신 이애란 박사가 최근 세계 최대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에 올린 영상에서 주장했습니다.

(이애란) 나는 몇 날 몇 시에 아무 지역에 있는 아무개한테 이런 성범죄를 당했습니다. 탈북자 중에서도 어느 교화소에 있을 때 교화원 아무개한테 당했다. 이런 내용을 우리가 다 모아서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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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한 개인숭배를 비판하면서 공산당의 총서기 직선제를 주장했던 중국의 전직 교사가 최근 국가전복 선동죄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홍콩 일간지 빈과일보는 “쓰촨성 청두시 법원이 지난해 인터넷에 공개서한을 올린 즈수 씨를 기소했다”고 최근 보도했습니다. 즈 씨는 당교, 즉 당 간부학교 교사를 지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즈 씨는 “시진핑은 개인숭배를 조장하고 권력 강화에만 몰두한다”며 “인권 변호사와 반체제 인사들을 탄압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시진핑은 당 총서기로 적합하지 않다. 직선제로 후야오방 전 총서기 아들 후핑 같은 사람을 뽑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후야오방은 1989년 세상을 떠났고 그의 죽음이 톈안먼 시위의 도화선이 됐습니다.

--미얀마 정부가 유엔이 최근 발표한 미얀마 정부의 극단적인 인권침해 특별보고 2건을 모두 부인했습니다. 이양희 유엔 미얀마 인권특별보고관은 최근 스위스에서 열린 유엔인권이사회 회의에서 “지난 2016년 10월9일부터 2017년 8월25일까지 로힝야족을 상대로 자행된 범죄는 대량학살의 성격이 있다”며 “이에 대한 책임 소재를 더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몇 개 소수민족에 대한 탄압은 이제 국제법상 범죄로 단죄할만한 극단적인 수준에 이르렀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미얀마 정부는 정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미얀마에 대한 진상규명위원회가 보고한 내용과 이양희 특별보고관의 인권침해 보고는 모두 신뢰도가 결여되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진상조사위원회의 보고는 수백명의 희생자들과 목격자들로부터 수집한 인권침해사실의 증언, 인공위성 사진과 동영상 등의 관련 증거물도 함께 제출된 것입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