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 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 합니다.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미국 국무부가 최근 펴낸 '국제종교자유보고서'의 북한 부분을 들여다봅니다. 북한은 종교자유 특별우려국으로 지정됐습니다. 질문에 양윤정 앵커, 대답에 장명화입니다.
양윤정: 장명화 기자, 청취자들을 위해 ‘국제종교자유보고서’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주시죠.
장명화: 네. 국제종교자유보고서를 설명하려면, 먼저 미국의 국제종교자유법을 언급해야 하는데요, 미국 정부는 지난 1998년 미국의회를 통과한 국제종교자유법에 따라 '종교의 자유가 특별히 우려되는 국가'로 특정 국가가 지정되면 상황이 개선될 때까지 광범위한 외교와 경제적 제재를 가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 국무부 내에 '국제종교자유사무국'을 설치하고 국제적인 종교자유에 관한 연례보고서를 매년 9월 1일 제출할 것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미국 대통령은 국제종교자유법에 근거해, 특별관심 대상국으로 분류된 국가들과 외교관계를 단절할 수 있으며, 국제기구의 자금 지원과 원조 중지 등을 통해 제재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양윤정: 말씀하셨다시피, 보고서 마감시한이 9월 1일이어서, 국제종교자유보고서는 보통 8월에 발간되지 않았습니까? 올해는 조금 이른 것 같습니다만?
장명화: 네. 맞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해마다 세계 각국의 종교 자유를 평가하면서 8월에 연례보고서를 발간해 왔는데요, 올해는 두 달 이상 이른 시기에 보고서를 냈습니다. 이와 관련해, 샘 브라운백 국무부 국제종교자유 담당 대사는 기자회견 질의응답시간에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 문제가 미국과 북한 정상회담 의제로 제기돼야 하는지 묻자 "그렇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해, 미국이 북한과의 정상회담을 고려해 보고서 발간 시기를 조정했다는 분석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브라운백 대사의 말, 직접 들어보시죠.
(샘 브라운백) 음. 어떤 의미에서는 정치범 수용소 문제는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이 (북한에 억류됐다) 석방된 3명의 미국인을 데려왔을 때 이미 제기됐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문제가 제기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문제에 대해 정확히 인식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알다시피, 대통령은 이 문제에 대해 매우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습니다. 폼페오 장관 역시 이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대통령과 장관이 (인권에 대한) 모든 사안을 제기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들이 미국으로 데려온 첫 세 명은 북한에서 투옥됐던 사람들이며, 따라서 이는 논의 대상입니다.
양윤정: 올해 보고서의 핵심 내용은 뭡니까?
장명화: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 8만~12만명이 갇혀 있으며, 이들 중 상당수는 종교적 이유 때문에 수감돼있다는 것입니다. 보고서는 북한에서 2017년 한 해 동안에만 종교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119명이 처형당했으며, 770명이 수감됐다고 밝혔습니다. 이 밖에 종교적 이유로 87명이 실종됐고, 48명이 강제이주 당했으며, 44명은 신체적 부상을 입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탈북자 약 1만 18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9.6%가 북한에서는 종교자유가 전무하다고 답했다고 전했습니다. 약 1만2천명의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선 북한에 있을 때 성경책을 본 적이 있다고 답한 사람이 4.2%에 불과했다는 것입니다. 또한 북한에서 종교를 이유로 수감된 사람들은 최대 45%에 달하며 기독교 신자들이 김정은 정권의 개인우상화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극심한 탄압을 받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일반 주민들도 기독교는 곧 악이란 교육을 받아 기독교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양윤정: 정상회담을 위한 양측의 실무 협상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보고서가 북한의 종교 탄압을 강도 높게 비판한 셈인데요, 아무래도 샘 브라운백 대사가 올해 1월부터 국제종교자유담당국을 이끌고 있다는 점도 작용했겠죠?
장명화: 네. 샘 브라운백 대사는 이 자리에 오기까지 미국 정계에서 북한에 대해 가장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는 인물 중 하나였습니다. 북한에 대해 강경책을 펼 것을 주장하는 동시에 북한의 인권 상황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활동했습니다. 특히, 상원의원 재직 시 북한 인권법을 발의해, 2004년 상원 통과를 실현하게 했고, 탈북자의 미국 정착을 주선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2010년 천안함 사태 이후에는 북한에 대해 강력하고도 확실한 행동을 취해야 하고, 테러 지원국으로 재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양윤정: 이 같은 미국 정부의 인권문제 거론에 북한은 어떻게 반응하고 있습니까?
장명화: 북한은 지난 5월 26일 노동신문에 실은 "미국의 '인권보고서' 발표는 무엇을 노린 것인가"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미국은 다른 나라들의 인권 문제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자국 내에서 악화되고 있는 인권 실태를 가리려는데 그 목적이 있다"고 주장하며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노동신문은 그러면서 "미국은 성별과 문화적 배경, 정치적 견해의 차이에 따르는 편견과 차별이 성행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중국이 독립 지향적인 차이잉원 정부에 대한 외교적 압박을 가하는 속에서 대만 정부가 중국 인권 활동가의 입국을 허용해 중국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홍콩자유신문은 대만 정부가 중국 인권운동가 황옌 의 방문을 허용했다며 이같이 전했습니다. 신문에 따르면, 대만 정부는 황옌이 중국으로 당장 돌아갈 경우 박해를 당할 가능성이 큰 점을 감안해 3개월 체류를 허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황옌은 2016년 발급받은 유엔 국제난민증을 소지하고 인도네시아를 출발한 중화항공 여객기 편을 타고 최근 타오위안 국제공항에 내렸습니다. 광둥성 포산 출신인 황옌은 2003년부터 유명 인권변호사 가오즈성과 함께 인권옹호 운동에 적극 참여했습니다. 근래 들어 황옌은 대량 검거된 인권 변호사들을 성원하고 지원하는데 애를 쓰다가 여러 차례 당국에 의해 체포 당하는 고초를 겪었습니다.
--미얀마군의 반군 소탕전을 피해 국외로 도피했던 로힝야족 난민 60여명이 추가로 귀국했습니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미얀마 국가자문역실은 성명을 통해 방글라데시로 도피했던 로힝야족 62명이 돌아와 난민접수센터로 옮겨졌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공식 절차를 밟지 않고 국경을 넘어 미얀마 내 원 거주지로 향하다 체포됐으나, 대통령 사면을 받아 풀려났습니다. 미얀마는 작년 방글라데시와 난민송환협약을 체결했지만, 이후 반년이 지나도록 난민송환은 지지부진합니다. 대다수 난민이 신변안전 보장과 시민권을 요구하며 송환을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은 불교도가 주류인 미얀마에서 방글라데시 출신 불법이민자로 취급돼 기본권이 박탈된 채 심각한 박해를 받아왔습니다. 작년 8월부턴 미얀마 군경이 벌인 로힝야족 반군 토벌이 인종청소로 변질해 수천 명이 살해되고 70만명에 달하는 로힝야족 난민이 방글라데시로 대피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하지만, 미얀마는 국제사회의 압박에도 로힝야족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라는 요구에 귀를 닫고 있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제작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