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 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 합니다.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최근 유엔에서 채택된 북한 인권결의안을 자세히 들여다 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김성) 인권침해 사례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몇몇 탈북자들에 의해 조작된 것입니다. 저는 과거에 인권에 반대되는 아동 납치, 성노예 등 큰 범죄를 저지르는 전범 국가인 일본이 인권을 언급하는 것이 놀랍고 우려스럽습니다.
방금 들으신 것은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가 최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본회의에서 한 발언인데요, 김 대사는 긴장한 탓인지 그만 어이없는 실수를 하고 말았습니다.
북한 인권결의안이 포함된 74c 의제에 발언을 해야 했지만, 갑자기 74b 의제에 마이크를 잡고 발언을 신청한 것입니다. 김 대사의 발언이 끝나자 본회의 의장을 맡은 에콰도르의 마리아 페르난다 에스피노사 외교부 장관은 가볍게 핀잔을 줬습니다.
(마리아 페르난다 에스피노사) 74c 안건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보이는데 지금은 74b 안건에 관해 얘기하고 있습니다.
김 대사가 이처럼 긴장한 까닭은 이날 북한 인권결의안이 유엔총회 본회의에서 채택될 게 확실시됐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달 유엔총회 인권 담당인 제3위원회가 북한 관련 결의안을 채택할 당시 "공화국의 이미지를 더럽히고 우리의 사회주의 체제를 전복하려는 정치적 음모의 산물"이라면서 "반 공화국 인권결의안을 전면적으로 배격한다"면서 크게 반발했습니다.
김 대사는 이후 북한 인권결의안 의제가 다뤄지자 앞서 한 발언을 요약해 한번 더 했습니다. 하지만, 유엔총회는 예상했던 대로 컨센서스, 즉 전원합의 형태로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유엔의 북한인권 결의안 채택은 지난 2005년 이래 올해로 14년째입니다.
결의안에는 한국을 비롯한 61개국이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습니다. 일각에선 한때 남북 정상회담 등을 통해 화해 분위기가 무르익는 만큼 한국이 결의안 채택에 기권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찬성표를 던질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김득환 한국 외교부 부대변인이 지난달 중순 밝힌 말, 잠시 들어보시죠.
(김득환) 북한 주민들의 인권이 실질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함께 노력한다는 기본 입장 하에 동 결의 채택에 참여할 예정입니다.
결의안은 “북한에 오랜 기간 그리고 현재도 조직적이고 광범위하며 중대한 인권침해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했습니다. 강제수용소의 즉각 폐쇄와 모든 정치범 석방, 인권침해에 책임 있는 자들에 대한 책임규명 등을 요구했습니다.
2014년 유엔 북한 인권조사위원회가 보고서에서 지적한 고문과 비인도적 대우, 강간, 공개처형, 비사법적ㆍ자의적 구금ㆍ처형, 적법절차와 법치 결여, 연좌제 적용, 강제노동 등 구체적인 인권침해 형태가 명시됐습니다.
결의안은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 인권 상황의 국제형사재판소 회부, 인도에 반하는 죄에 ‘가장 책임 있는 자’에 대한 선별적 제재 등 위원회의 보고서 결론과 권고사항을 검토하고, 책임규명을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가장 책임 있는 자’는 사실상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겨냥한 것입니다. 북한이 우려하는 대목이 바로 이 부분이라고 주요외신들은 지적합니다.
이번 결의안은 실질적인 제재가 가해지기 보다 상징적인 의미가 더 큰데요, 때문에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일치된 목소리에 대해 북한이 받아들이는 압박감은 더욱 큰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향후 남북관계에는 크게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동국대학교의 김용현 북한학과 교수가 최근 연합뉴스TV에 나와 한 말입니다.
(김용현) 다만 북한 내부의 주민들의 결속을 위한 그런 차원에서 강하게 반발하는 모습을 띠고 주민들의 결속을 위한 그런 차원에서 강하게 반발하는 모습을 띠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편, 올해 결의안에는 “현재 진행중인 외교적 노력을 환영한다”는 내용이 새로 들어갔습니다. 남북, 북미 정상회담 등을 통해 조성된 대화와 협상 분위기를 환영한다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또 남북 이산가족 문제에 대해서도 “이산가족 문제의 시급성과 중요성에 주목하고, 2018년 8월 남북 이산가족상봉 재개를 환영하며, 이산가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인도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2018년 9월 남북정상회담 합의를 환영한다”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music)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중국 공안이 수감 중인 인권 운동가 아들을 위해 석방 운동을 펼쳐온 80대 노모를 체포하고 구금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푸웬칭은 수감 중인 인권운동가 아들의 억울함을 알리는 글을 쓰고, 동영상을 찍었다"며 "이달 초 아들의 석방 운동을 위해 고향인 쓰촨에서 베이징으로 향하는 기차를 탔다가 공안에 심문 당했고, 베이징 역에 도착한 뒤 공안에 끌려가 실종됐다"고 전했습니다. 푸 씨와 베이징 여정에 동행한 웨이웬위안은 "7~8명의 사복공안이 갑자기 베이징 역에서 푸 할머니와 나를 둘러쌌고, 이들이 푸 할머니를 바닥으로 밀쳐 넘어뜨렸다"고 밝혔습니다. 푸 씨가 공안에 의해 밀쳐져 바닥에 쓰러진 사진은 인터넷에 공개돼 공분을 샀습니다. 지인들이 실종된 푸 씨의 행방을 수소문했고, 쓰촨 당국은 푸 씨가 구금 중이나 안전하다고 밝혔습니다. 푸 씨의 아들 황치는 공개적으로 중국 공산당을 비판해온 인물로, 중국 최초 인권 감시 웹사이트인 ‘64티안왕’을 설립했습니다. 황 씨는 2016년 ‘국가기밀유출’ 혐의로 구속돼 기약 없는 재판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73만명에 달하는 로힝야족 난민을 데려오겠다는 의지를 밝혔던 미얀마가 정작 로힝야족이 살던 마을의 흔적을 지우는 등 난민들의 본국행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를 촬영한 위성사진 분석 결과, 이슬람교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이 거주했던 마을 흔적이 자취를 감추고, 그 자리에 새 건물들이 들어섰다고 보도했습니다. 현지 관리들은 새 건물들이 경찰 또는 군대를 위한 보안용 건물이며 불교도 정착을 위해 지은 집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미얀마의 재정착 계획에 따르면, 방글라데시에서 돌아온 난민은 외부세계와 단절된 집단 수용시설에 일정 기간 머물게 됩니다. 난민들은 이 수용시설이 기본권을 제한하는 영구 수용시설이 될 것을 우려해 본국행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정부군과 반군의 충돌 와중에 방글라데시로 도피하지 못하고 라카인주에 남은 로힝야족들은 현지 거주 상황이 악화돼 이제 견딜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말합니다. 사태 발생 후 1년여가 지났지만, 로힝야족에 대한 협박과 폭력이 자행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최근까지도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도피하는 난민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