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초대석: 폴 에스타부룩스 오픈 도어즈 선교회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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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은 지난 2002년 6월말 현재 북한의 기독교인 수가 1만3043명이라고 밝혔습니다. 평양에 소재한 봉수교회 등 2곳의 교회와 전국에 산재한 500여 곳의 가정교회를 포함해, 모두 511개의 교회가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미국 국무부는 북한의 기독교인들이 이런 주장과는 달리, 체포, 구금, 고문, 심지어 처형까지 당하고 있다고 연례 보고서에서 지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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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도어즈 (Open Doors International)의 폴 에스타부룩스 국장 - PHOTO courtesy of Paul Estabrooks

북한은 철저한 종교탄압 국가라는 말입니다. RFA 초대석, 오늘은 북한 등 공산권에서 선교활동을 벌이고 있는 국제적 선교단체 ‘오픈 도어즈’(Open Doors)의 폴 에스타부룩스 국장을 모셨습니다. ‘오픈 도어즈’란 ‘문을 열어라’라는 뜻입니다. 에스타부룩스 국장은 이 단체 소속으로 중국, 쿠바 등 공산권 지역을 직접 방문하며 핍박받고 있는 기독교인들을 위해 적극적인 지원활동을 벌여왔습니다. 최근에는 중국, 라오스, 태국을 거쳐 남한에 간 탈북자 가족의 이야기를 책으로 펴내기도 했습니다.

북한 기독교인의 숫자에 대해서 여러 가지 주장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얼마 전 북한선교를 하고 있는 한 남한단체의 대표는 저희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회견에서 북한에는 약 10만 명이 넘는 기독교인들이 있으며, 자신이 접촉하고 있는 기독교인만 약 3만 5천여 명이나 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오픈 도어즈’에서는 어느 정도로 추산하고 있습니까?

Paul Estabrooks: Well, of course, all my information comes from my colleagues who work in the country and it's very difficult to know specific and detailed information on any group, in my opinion, in North Korea today...

제가 가진 정보는 모두 북한 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동료들부터 얻은 겁니다. 북한의 특정단체에 대해서는 아주 상세하게 알기란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그런데 최근에 제가 남한에 갔다가, 마침 북한의 기독교인들과 긴밀하게 일하는 일단의 동료들을 만났습니다. 북한 내에는 북한 당국이 밝힌 것보다 기독교인의 숫자가 훨씬 더 많습니다.

어떻게 아냐구요? 저희들은 비밀리에 북한의 가정교회 조직들과 협력해 일하고 있거든요. 한 조직 (network)만 해도 약 5만 7천명의 기독교인들이 소속해 있습니다. 북한 기독교인 중 약 5만 명이 감옥이나 노동교화소에 감금돼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가진 정보를 종합해 보면, 북한의 기독교인 수는 20만 명 가량 됩니다.

고 김일성 주석의 외가가 기독교 집안이었지 않습니까? 현재 북한 지도부에 기독교 세력이 남아있을 가능성은 없습니까? 종교탄압국가인 이라크의 걸프전쟁 당시 외무장관이었던 타리크 아지즈도 기독교인이었듯이 말입니다.

Paul Estabrooks: I'm not sure. We do know that Kim Il-sung's mother was a Christian and was impacted by the revival of 1907...

글쎄요, 확실히 말하기 어렵습니다. 김일성의 어머니 강반석씨가 기독교인이었고, 1907년 부흥에 크게 감명 받았다는 것은 압니다. 북한 교회는 약 1887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그랬다가 1907년에 평양에서 대부흥이 일어났었습니다. 얼마나 큰 부흥이었던지, 내년에 이를 기념하기 위한 100주년 축제가 평양에서 열릴 정도입니다.

1907년을 계기로 평양은 ‘동방의 예루살렘’이란 별명이 붙었죠. 분단이 되면서 많은 수의 기독교인들이 남쪽으로 피난했습니다. 하지만 상당수는 남았습니다. 이들이 현재 북한의 지하교회 조직을 형성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들이 북한사회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 모르겠습니다. 만일 북한 상층의 지도부내에 기독교인이 있다면, 만만치 않은 상황에 부딪쳐 있을 겁니다.

방금 내년이 평양 대부흥운동이 일어난 지 꼭 100주년이 된다고 하셨는데요, 이를 위해 미국의 유명한 릭 워런 목사가 북평양을 방문해 부흥집회를 엽니다. (참고로 청취자 여러분을 위해 설명드리면, 릭 워런 목사는 미국의 빌리 그레이엄 목사 이후 세계 개신교도들에게 큰 영향력을 미치는 영적 지도자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인물입니다.) 오픈 도어즈 선교회에서도 이 행사를 위해 가실 계획이 있습니까?

Paul Estabrooks: I would like to go. I have contacted Mr. Warren's press corp and I asked to be able to go with them if he really does go. At this point, I was checking on that...

저는 가고 싶습니다. 최근에 워런 목사 측을 접촉해서 워런 목사가 정말 가게 되면 함께 가고 싶다는 의견을 표시했습니다. 지금도 이와 관련해 서로 연락을 주고받고 있습니다. 워런 목사는 내년 4월경에 갈 예정입니다. 가서 약 15,000명의 북한 기독교인들을 대상으로 집회를 가질 텐데요, 이 집회에 오는 사람들이 진짜 기독교인들인지 글쎄 잘 모르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멋진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선교회 측에 북한방문 요청을 한 상태인데요, 현 시점에서는 워런 목사 방북이 실제로 이루어질 지 확실치 않습니다. 왜냐하면 북한당국이 워런 목사를 초청한 시점이 핵실험을 강행해 현재와 같은 긴장이 조성되기 이전이었거든요. 그래서 기다려 보는 중입니다.

여러분께서는 지금 장명화가 진행하는 ‘RFA 초대석’을 듣고 계십니다) 그런데 에스타부룩스 국장님, 북한의 핵실험으로 인해 생긴 긴장 때문에 오픈 도어즈의 대북 선교활동이나 북한 내 기독교인들에게 별 영향은 없습니까?

Paul Estabrooks: I'm not sure it will change too much for them. The Christians have to meet secretly. Already it's almost a life or death issue for many of them...

별로 영향을 받지 않았습니다. 워낙 몰래 활동을 해왔기 때문이죠. 대북 선교활동이라는 게 애당초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입니다. 북한 내 기독교인들의 경우, 북한의 동북 산간지대에 위치한 동굴 등지에서 모임을 갖기도 합니다. 어떤 때는 모여서 동굴 근처에서 먹을 것을 찾아 헤매기도 하죠. 보통은 가정집에서 가족끼리 몰래 만나지만요. 따라서 앞으로 걱정해야 할 문제는 대북 경제재재로 인한 고통인데요, 지금도 먹고 사는 게 힘든데, 앞으로는 얼마나 더 힘들겠습니까?

오픈 도어즈의 향후 계획에 대해 소개해주시죠.

Paul Estabrooks: Yes. Our plan, we're a non-political organization. We exist to encourage and support and help Christians who are persecuted around the world in whatever way we can...

저희 단체는 정치적 단체가 아닙니다. 전 세계에 있는 박해받는 기독교인들을 격려하고 지원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이런 일도 합니다. 에리트리아에는 현재 수천 명의 기독교인들이 감옥에 수감됐는데요, 정부 측에 오픈 도어즈가 지원품을 제공할 수 있도록 협상을 벌이는 거죠. 하지만, 막상 이 기독교인들을 만나면 하는 부탁이 뭔지 아세요? 뭐가 필요하다고 요청하는 대신 자기들을 위해 기도를 해달라고 합니다. 왠 시간낭비냐고 반문하실 겁니다. 하지만 이건 제일 중요한 요청입니다.

현재 네덜란드의 경우에는, 매 10분마다 북한 기독교인들을 위해 기도운동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월요일에서 일요일까지 24시간동안 누군가가 이들을 위해 기도를 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미국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기도제목 중의 하나는 하나님께서 북한 기독교인들을 축복하셔서 체재 변화가 오거나 혹은 어떤 모양으로든지 이들이 자유를 되찾게 되는, 그런 환경이 만들어지는 겁니다.

워싱턴-장명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