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의 전주약령시 제전위원회는 남한의 농산물과 북한의 한약재를 맞바꾸는 물물교환사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약령시란 교통과 통신이 발달하지 못한 옛날에 한약재의 원활한 유통을 위해 일정한 장소와 날짜를 정하여 형성한 한약재시장을 말합니다.

RFA 초대석 오늘은 이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정현국 대북교류추진단 단장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현재 한의원을 운영 중인 정 단장은 전주약령시 제전위원회 이사장과 전라북도 한의사협회 회장 등을 지냈습니다.
사업은 누가 먼저 제의했습니까?
정현국: 전라북도에서 남는 쌀을 주고 북한의 한약재를 받는 형식으로 사업을 하자고 우리 쪽에서 제의를 했습니다. 북한의 한약재 63톤을 4월 중에 남한에 인도하기로 북측과 합의했습니다.
북한서 들어오는 한약재는 어떤 것들입니까?
정: 일단 봉령, 해신, 토사자를 포함해 네 가지 종류입니다. 남한에서는 쌀이나 농산물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북한에서 1년에 생산되는 한약재는 약 3,000톤 정도됩니다.
한약재 63톤이 들어오면 쌀을 보낸다고 하셨는데요. 어느 정도 보냅니까?
정: 현재 시가에 맞춰서 보냅니다. 약재 가격을 얼마로 할지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대략 2억 원 상당의 쌀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북한에 보낼 쌀은 준비돼 있습니까?
정: 당장 북한에서 급한 것이 비닐입니다. 우선 농사가 급합니다. 북한을 다녀왔는데 지금 못자리에 정신이 없어요. 그래서 비닐을 먼저 보내기로 했어요.
북한서 오는 한약재는 언제 남한에 도착합니까?
정: 이달 중에는 남한에 도착하기로 했습니다. 견본을 미리 봤는데 농약도 없고 물건이 아주 좋았어요.
한약재 수송은 어떻게 합니까?
정: 약재는 육로로 들여오기가 어렵습니다. 원래는 남포항에서 인천항으로 들어오기로 돼 있는 북한 측에서 합의만하면 가까운 군산항으로 들어오게 할 계획입니다. 전라북도와 물물교환이라는 상징성도 있으니까 가급적이면 군산항으로 들어오게 할 계획입니다.
북한 한약재의 질은 어떤가요?
정: 자연산이기 때문에 질이 좋고 약효도 좋습니다. 한국산과 똑같아요.
북한을 직접 다녀오셨다고 하셨는데요. 약재 캐는 것도 직접 봤습니까?
정: 북한은 산에 나무가 전혀 없어요. 그래서 약재 캐기가 훨씬 쉽습니다. 한국처럼 산림이 많이 우거지면 약재 캐기가 힘이 듭니다.
북한서 약재가 들어오면 바로 팝니까?
정: 약재는 들어오는 대로 바로 팔아야 합니다. 약은 묵히면 안 됩니다. 일단 북한에서 한약재가 들어오면 아마 한 달 안에 다 팔릴 것입니다. 남한의 한의사들이 북한의 한약재를 대단히 선호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한약재는 어느 정도 수입하실 계획입니까?
정: 계절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앞으로 1년에서 2년 사이에 1000톤 이상은 수입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처음이니까 63톤만 받았지만 1000톤 정도는 큰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이 사업이 정기적으로 지속돼야 할 텐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정: 그렇습니다. 지금은 시작단계입니다. 지금까지는 남한이 북한에 일방적으로 주는 사업이 대부분이었지만 이번 사업은 물물교환이라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북한 측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서로 신뢰를 가지고 오랫동안 사업을 유지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워싱턴-이동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