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남한의 여성권익 지도가 크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현 17대 국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여성의원의 수가 40명으로 늘어난 것이 그 단적인 예입니다. 16대 국회에서는 고작 16명이었습니다.

RFA 초대석, 오늘은 지난 17일부터 다음 주 초까지 열리고 있는 ‘아시아 여성과 지도력’ 관련 국제행사에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남한 야당인 민주당 소속의 손봉숙 의원으로부터 여성과 정치, 탈북여성 문제, 그리고 북한 핵문제 해결방안 등에 대해 들어보겠습니다. 손 의원은 지난달 여야의원의 단체인 ‘국회칭찬포럼’으로부터 우수한 의정활동평가를 받아 2006년도 수상자로 선정된 바 있습니다.
손 의원님, 오늘 아주 밝은 노란 색의 투피스를 입고 나오셨는데요, 참 화사하고 좋습니다. 뉴스를 보면 종종 빨강, 파랑, 등 원색의 옷들을 입으시는 것을 봤는데, 특별한 까닭이라도 있습니까?
손봉숙: 네. 한번은 영국의 유치원 학생들이 웨스트민스터에 견학을 갔습니다. 한 남자어린이가 “나는 이 다음에 크면 국무총리가 되겠다. 했더니, 그 옆의 여자아이가 있다가, ‘아니야, 국무총리는 여자만 할 수 있어’ 이렇게 이야기를 했답니다. 왜냐하면, 대처시대에 자란 아이들이죠. 국무총리가 여성인 것을 봤기 때문에, 여성만 총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이 어린아이가 자라는 거죠. 그런 만큼 사회교육이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그래서 제가 국회밖에 있을 때 언제든지 뉴스를 보면, 국회의사당을 비출 때, 그냥 시커먼 옷을 입은 남자들만 거기 있잖아요. 왜냐면 95%이상이 늘 남성이었기 때문에. 그래서 제가 국회에 들어가면서 40명의 여성이 함께 들어갔죠. 그래서 변화된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 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전체회의를 할 때는 제가 특별히 신경을 써서 좀 밝은 옷으로 입습니다. 나를 보이기 위한 것보다는 여성의원들이 국회에 앉아있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드리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자라나는 여성들은 ‘아 나도 언젠가 저기 가서 앉을 수 있겠다’ 그렇게 생각도 할 수 있을 것이고, 또 남성들은 ‘아, 정치란 남성들만 하는 게 아니라, 남성과 여성들이 함께 하는 것이구나.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그런 여러 가지 목적으로 제가 상당히 컬러풀한 옷을 입는 편입니다.
손 의원께서는 2004년 대정부 질의에서 당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중국 내에 탈북여성들이 많은 이유가 남성에 비해서 취업에 유리하기 때문이며, 이들은 주로 가사노동이나 식당에 취업하고 있다”고 하자 “굉장히 고상한 정보만 갖고 있다”고 비판하셨는데요, 현재 탈북여성에 대한 실태가 어떻다고 보십니까?
손: 사실 북한여성에 대한 관심은 굉장히 많습니다. 제가 정치학을 전공했고, 또 대학에서 ‘북한정치론’을 가르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일찍이 북한여성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자료조사를 많이 하면서 ‘북한의 여성생활’이란 책도 제가 냈구요, 북한여성에 관한 논문도 제가 많이 썼습니다. 특히 탈북여성들의 실제상황은 생각보다 훨씬 더 열악합니다.
김정일 체제를 벗어나서 자유체제를 찾아서 일단 북한을 떠났지만, 막상 이 사람들이 나와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거든요. 그래서 만주주변에서 성노예로 팔려가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어처구니없는 노인네들 만나서 시중을 들고 산다던가, 또 성매매를 하는 그런 상황에 있다던가, 말이 좋아서 ‘식당’에서 일하는 것이지 사실은 성을 파는 그런 환경에서 인권을 유린당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런데 정부가 그런데 별로 관심을 안 가지는 것 같아서, 저도 당시 통일부 장관에게 한번 물어봤었고, 또 그 이후에도 탈북자의 수는 굉장히 늘고 있지만, 그 느는 것만큼 우리 정부가 적절히 대응을 못하는 측면도 많습니다. 그래서 북한여성들의 인권이 상당히 유린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도 합니다.
최근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는 바람에 한반도의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는데요, 이에 대한 해결책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손: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지만, 북한이 핵실험을 한만큼 일정한 정도의 제재는 불가피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한은 북한정부와 어떤 대화의 채널은 적어도 유지해야 되는게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하고, 그 방법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일지는 모르지만, 대화의 채널이 계속되는 게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하구요.
또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미국이 북한과 대화를 할 수 있는 그런 열린 자세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언제든지 미국과 대화하기를 원하고 있고, 또 북한이 핵실험을 한 것도 자기네가 핵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림으로서 미국과의 협상력을 조금 높여보려고 하는 그런 의도도 깔려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따라서 미국이 좀... 당분간 제재를 가하더라도 북한하고 대화랄 수 있는 통로를 좀 열어두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미국과 북한이 대화를 통해서 평화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또 이런 대화를 통해서 북한이 더 이상 핵을 가지려고 하는, 또 더 확산하려고 하는 계획을 버리고 핵을 완전히 폐기할 수 있도록 이끌어갈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 우리 국민들의 바람이기도 하고, 개인적인 바람이기도 합니다.
북한의 핵실험으로 인해 국제사회의 대북지원이 사실상 중단되고 있는데요, 이에 대한 손 의원의 견해는 어떤지 궁금합니다.
손: 인도적인 차원의 지원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뭐 그것조차도 지금 이 순간에는 제재를 가하겠다는 것이 국제사회의 공통된 의견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핵실험을 하고, 또 체재를 유지하고자 하는 엘리트 계층, 지배계층의 입장과는 달리, 북한의 주민들은 피해를 받는 계층이죠. 그 사람들이 최소한 먹고 마시고 입을 수 있는 기본생활조건은 갖추어져야 할텐데 그런 인도적 차원의 지원까지도 막아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의견들이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사실 인도적 차원의 지원은 하는 게 옳겠죠. 그런데 문제는 인도적 차원의 지원을 했는데, 그 사람들이 국민들에게 나누어주지 않고 그걸 핵무기 개발하는데 쓰지 않았느냐 그런 논란에 놓여있는 거죠.
워싱턴-장명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