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녀와 함께 해 더욱 즐거운 제주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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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호텔에서의 첫 아침식사를 즐겁게 마치고 우리 가족은 역시 보슬비를 맞으며 ‘박물관은 살아있다’라는 박물관을 찾았습니다. 수많은 사진을 찍으며 좋아하는 손녀를 바라보는 제 마음은 마냥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어느덧 내리던 보슬비도 멎었습니다. 그다지 화창한 날은 아니었지만 기분은 좋았습니다. 다음으로 ‘소인국 테마파크’를 찾았습니다. 2시간의 짧은 시간에 우리 가족은 세계 관광을 다녀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세상에!’ 저는 제주도에 이런 곳이 있다는 줄은 몰랐습니다. 사진사 마냥 기념으로 손전화기로 많은 사진을 찍었습니다. 다음으로 찾은 곳은 ‘천지연폭포’로 갔습니다. 두 줄기로 쏟아지는 폭포를 보는 순간 ‘우와!’ 하는 감탄이 저절로 나왔습니다. 세차게 쏟아져 내리는 폭포 주변에는 칠색 무지개가 비켜 더더욱 웅장하고 멋졌습니다.

저에게는 오르내리는 계단이 조금 부담스럽고 힘겨웠지만 1,2,3폭포 중 1,2폭포를 관광 하는 내내 즐거웠습니다. 제3폭포는 다른 가족들이 다녀오는 동안 저는 그만 포기하고 공원에 앉아 쉬었습니다. 제주도 하면 또 꼭 경험을 해보고 싶었던 곳이 있습니다. 말을 타는 승마장이었습니다. 이곳 남한에 와서 처음 제주도에 갔을 때입니다.

친구들은 남편과 함께 또는 가족과 함께 말을 타고 기념사진도 찍으며 즐거워했지만 왠지 저 자신은 조금 쓸쓸한 기분이 들어 그다지 말을 타고 싶지가 않았거든요. 그 이후로 저는 제주도에 가면 꼭 가족과 함께 경험해 보고 싶었습니다. 승마장으로 갔습니다. 성산 일출봉 해변으로 말을 타고 달리는 제 모습이 정말 꿈만 같았습니다.

달리는 말을 멈추어 달라고 소리를 질러 많은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기도 했고 오히려 달리는 말 위에서 두 팔을 벌리기도 하고 말의 엉덩이를 발로 구르기도 하고 나름대로 즐거움을 만끽하는 손녀를 보기가 조금은 민망스럽기도 했지만 소원을 풀었습니다. 둘째 되는 날 저녁은 ‘옛날옛적’이라는 음식점으로 갔습니다. 여러 번 안목이 있는 여사장님은 우리가족을 반갑게 맞아 주었습니다.

우럭 탕수육과 흑돼지 보쌈을 시켰습니다. 집에서는 다시마를 좋아하지 않아 입에 대지도 않았던 손녀는 다시마에 흑돼지 보쌈이 별맛이라고 쉴 새 없이 먹으며 엄지손가락을 들어 최고라고 하네요. 이제 손녀도 꼬마숙녀라 사실 우럭 탕수육을 더 좋아할 줄 알았는데 어른들처럼 다시마에 보쌈을 좋아할 줄은 꿈에도 몰랐거든요. 어쩌면 먹는 음식도 이 할미를 닮았나 하고 제 엄마는 얘기 합니다.

숙소에 도착해 한 숨을 돌리고 다시 성산일출봉 주변 바닷가에 있는, 해녀들이 직접 바닷물 속에 들어가 따온 해삼과 멍게에 소주 한 잔을 간단하게 하고 기념품 가게에 들려 제주도 감귤초콜릿과 감귤크런치를 구입했습니다.

나름대로 태권도 학원내 친구들과 학교 친구들에게 줄 선물을 따로따로 포장하는 손녀의 어른스러운 모습이 대견하기만 합니다. 다음 날 아침 역시 저는 일찍 일어나 성산과 바닷가 주변을 걸어 운동을 하고 아침식사를 하니 마음이 괜스레 즐거웠습니다. 호텔방을 정리하고 공항으로 나오는 도중에 유채 밭에 들러 기념사진을 찍고 공항 주변에 있는 고등어쌈밥집에 들려 옥돔구이와 고등어쌈밥에 점심을 먹고 공항에 도착해 저는 비행기표를 구입하면서 이번에는 손녀의 핑계를 하면서 날개가 아닌 창쪽을 요구했습니다.

친절한 안내원은 맨 끝자리라도 괜찮은가 하는 물음에 저는 오케이 했습니다. 항상 날고 싶다고 한 손녀의 소원을 풀어 주기 위해서였습니다. 비행기만 타면 손녀는 좋아하네요. 바닷바람에 많이 흔들리고 또는 착륙과 이륙 시에도 어른들도 조금 두려워하건만 손녀는 두려움은커녕 즐거움을 만끽하네요.

김포공항에 도착해 전철을 타고 집으로 오면서 저는 조금은 싱거운 소리지만 손녀에게 이번 제주도 여행에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이 무엇인가 하고 물었습니다. 손녀는 바닷가를 배경으로 말을 타고 달리는 것이 제일 기억에 남았고, 다음은 수족관과 천지연폭포라고 합니다. 그리고 다시마에 흑돼지고기가 별맛이었다고 하네요.

어린 시절에 부모님과 함께 했던 제주도 여행에 대해서는 아무런 기억이 없었는데 이번 제주도 여행은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하는 여행이었기에 더욱 즐거웠다고 제법 어른스럽게 덧붙였습니다. 저 역시 가족과 함께하는 여행이라 즐거웠지만 특별히 손녀와 함께 한 여행이었기에 더더욱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서울에서 김춘애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