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데나워 재단 “독일 방문으로 통일의 꿈 키웠다는 탈북 학생들 보며 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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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통일의 주축, 장마당세대’ 11화 진행에 김진국입니다. 지난 2주 동안 노르베르트 람머트 콘라드 아데나워 재단 총재의 초청으로 지난 2월 중순 독일을 방문한 한국의 여명학교 탈북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들을 초청한 아데나워 재단의 한국사무소 이혜경 박사와 통일 30년 독일방문 뒷얘기를 들어봅니다.

(진행자) 슈테판 잠제 아데나워 재단 한국사무소장과 이혜경 박사와 함께 한 이번 독일 일정은 드레스덴에서부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혜경) 지난해 아데나워 총재께서 한국을 방문하실 때 여명학교를 방문했습니다. 방문 전에 “선물로 뭐가 좋을까” 하시길래 차라리 아이들을 독일에 초대하면 좋겠다고 건의한 것이 받아들여져서 이번 방문이 성사됐습니다. 2월 17일 서울을 출발했습니다. 18일과 19일은 독일의 드레스덴이 있는 작센 주를 방문했습니다. 통일 이후 신연방 주로서 한국에 많이 소개된 곳이죠. 드레스덴에 있는 김나지움 학생들과 만나보기도 하고, 그리고 드레스덴 슈타지박물관 과 폭스바겐 공장 등을 견학했습니다. 베를린에서는 노르베르트 람머트 콘라드 아데나워 총재와 만났고 토마스 하일만 연방의회 의원과도 면담했습니다. 베를린 자유대학교 한국학과 방문과 독일 요리사와 함께 독일전통 음식을 만들 수 있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진행자) 학생들은 동독 출신으로 통일 독일에 살았던 사람들의 증언이 인상적이었다는 얘기를 공통적으로 하더라구요.

(이혜경) 독일 같은 경우에는 통일된 지 30년이 지났잖아요? 그 당시 동독 탈출을 한 사람도 계시고 감옥에 가야했던 분의 이야기 등 그 시대의 증인들이 아직까지 많이 생존해 계시기 때문에 그분들을 직접 만나서 그 당시의 본인이 동독을 탈출했을 때의 경험을 얘기했을 때 학생들이 ‘아 나도 저런 경험을 했었는데’ 겪었고 저런 사람들이 아직 독일에 살고 있고 또 잘 살고 있구나 하면서 감정이입이 많이 되었던 것 같아요.

아데나워 재단은 독일 전역 19개 주마다 교육 센터가 있습니다. 그 중 한 곳의 대표님도 동독 출신이셨는데 이분 말씀에 학생들이 많이 공감했다고 합니다. 통일된 후 동독 출신들은 갑자기 주어진 많은 선택의 자유에 대해서 혼란스러웠다고 했습니다.

독일의 역사를 보존하는 방식도 아이들이 흥미롭게 봤습니다. 2차 대전으로 파괴됐던 교회를 방문했는데 그냥 단순히 재연한 것이 아니라 일일이 그 잔재를 찾아서 지어졌다는 역사적인 설명을 해주니까 거기에 아이들이 “역사를 이렇게 소중하게 생각하고 역사 존중에 대한 독일인들의 모습에 감명받았다”고 얘기했습니다.

시대의 증인을 통해서 아직도 이렇게 살 수 있고 자기네들도 같은 경험을 했다는 것에 대해서 자신들이 통일 후 어떤 일을 해야 되는지에 대해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다가왔다고 그러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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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이번 독일 방문을 준비하고 기획하신 분으로서 보람도 많으셨겠어요.

(이형경) 아이들이 스스로 아 나도 내가 통일이 된다면 막연하게 통일에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아이들이 조금 더 구체적으로 현장에서 이런 체험할 수 있는 것을 보게 돼서 특히 독일 같은 경우에는 통일 이후의 모습을 봐서 그런지 조금 더 구체적인 아이들의 미래를 그릴 수 있는 시기가 아니었나 하면서 소장님과 저도 이번 방문 프로그램하면서 조금 뿌듯했습니다.

(진행자) 박사님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어떤 것이었나요?

(이혜경) 언어소통이 조금 어려웠는데도 아이들이 적극적으로 해줬다는 게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스스로 계속 생각한다는 게 대견하기도 했습니다. 단순한 여행이 아니라 역사에 대해서 계속 생각하고 자기 자신이 스스로가 미래에 어떤 일을 한다는 것을 고민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줬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제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여줘서 고마웠습니다.

(진행자) 이런 프로그램이 한반도 통일에도 도움되겠죠?

(이혜경) 통일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직접 보여주니 아이들이 달라지는 모습을 뚜렷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지속적이고 꾸준하게 이번 독일 방문의 교훈을 잊지 않도록 관리할 계획입니다.

(진행자) 장마당세대와 함께 독일 여행을 하셨는데요, 북한을 연구하는 전문가로서 장마당세대를 어떻게 봐야 한다는 조언을 해주세요.

(이혜경) 장마당세대는 한국의 밀레니어 세대라고 할 수 있는데, 한국 기업도 90년 대 생이 중심인 밀레니어 세대의 특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들이 앞으로 세상을 이끌어갈 세대이기 때문이죠. 장마당세대와 밀레니엄 또는 90년대 세대의 특징을 함께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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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아데나워 재단이 북한과도 학술교류를 하잖아요?

(이혜경) 작년에 두 번 북한을 갔다 왔습니다. 원래 지난달에도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었습니다. 3월 16일부터 독일 의원님을 모시고 평양을 방문하기로 했는데, 평양 측에서 지금 아예 국경을 닫았잖아요, 그래서 못들어 갔습니다. 작년에도 의원님 모시고 갔는데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진행자) 어떤 충격을 받으셨어요?

(이혜경) 제재가 제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더 심각했어요. 북한 내 물자가 많이 부족한 모습이었습니다. 평안남도를 방문했는데, 마치 한국의 1960년도에서 멈춰버린 느낌이었습니다. 지난해 가셨던 독일 의원은 결핵 관련 지원에 적극적이십니다. 저는 중간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결핵과 관련한 의료품이 소진되어 가고 있습니다. 유진벨 재단이 지원한 재고가 조금 남아 있지만 일 년 후에는 모두 소진되어 아무 것도 남지 않을 전망일 정도로 심각합니다. 북한 코로나19의 상태가 생각보다 심각할 거라 생각합니다. 결핵에도 취약한데 영양분이 부족한 대부분의 주민 상태에서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북한으로 들어 갔다면 최악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치료라고 할 것도 없이 그냥 환자를 방치할 것 같아요, 또는 감금, 평양도 조금만 나가보면 상황이 심각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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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GNAL MUSIC)

(진행자) 세대와 지역의 인식 차이를 넘어서 한반도 미래의 길을 찾는 나침반이 되려는 ‘통일의 주축 장마당세대’ 제 11화를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김진국입니다. 청취해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