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통일의 주축, 장마당세대’ 14화 진행에 김진국입니다. 장마당세대와 대화를 나누면서 통일이 되어서 북한으로 돌아간다면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를 물었습니다.
(진행자) 올해 24살인 박솔 학생은 수의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박솔) 저는 북한에서 말하는 독실한 충성분자여서 영화나 그런 거 하나도 못 봤습니다. 대신 한국 노래는 좀 들었습니다. 그때까지도 한국 노래 인줄은 모르고 연변에서 나온 노래구나 생각했지 한국에서 나온 노래구나 하고 확신하면서 듣지는 않았어요.
(진행자) 어떤 노래였나요?
(박솔) 코요테,이정현, 박정현, 강원도에서는 너무 어려서 못 들었지만 함경북도로 이사간 후 친구들과 들었습니다. 나중에 한국에 와서 보니까, 모두 옛날 노래였어요. 요즘 노래방에서 그때 자주 듣던 노래를 부르면 친구들이 '아제'라고 놀리더라고요.
(진행자) 장래 희망이 뭐예요?
(박솔) 올해 2월까지 여명학교를 다녔습니다. 지금은 재수하려 학원을 다니고 있습니다. 탈북 학생들은 특례전형으로 대학을 갈 수 있지만 저는 조금 다른 공부를 하려고 하거든요. 다른 친구들이 안가는 학과를 선택했는데요, 수의학과를 가려고 합니다.
(박솔) 한국에 수의과 대학에 10개 정도인데요, 특별전형은 3군데 밖에 없어요, 건국대, 경북대, 제주대입니다. 북한 이탈주민을 위한 특별전형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해외에서 공부한 친구들과 경쟁을 해야 해서 쉽지가 않습니다.
그 친구들은 외국어를 잘하니까 그들과 경쟁하는 게 힘들더라고요.
(진행자) 수의학과 나온 탈북이탈 주민이 있을까요?
(박솔) 간호학과나 정치경제학과는 많은 데 수의과는 한 분이 계셨는데, 수의과 대학이 6년제 잖아요, 10년 고생하다고 졸업을 했는데 개인창업을 하시더라구요. 저한테 가장 선배가 경원대학교 수의과 본과 1학년 저까지 하면 탈북민 중에서는 세 번째입니다. 대학을 가는 게 목표가 아니고, 수의사 공부를 제대로 끝내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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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박솔 학생이 꿈꾸고 있는 수의사 부분의 남북협력은 얼마나 진행되었을까요?
한국의 수의사 언론은 데일리벳에 의하면 2000년대, 당시 대한수의사회장이던 이길재 회장의 건의를 현대그룹이 받아들여 시작된 ‘통일농수산협력사업’에 한국의 수의사들이 많이 참여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수의사, 사료회사, 종돈회사 등이 협력하여 금강산 지역에 3개의 양돈장을 건설하고, 양돈사업팀 소속 수의사들이 한 달에 한 번씩 북한의 양돈장을 방문하여 점검·지도했다고 합니다. 평양에도 대규모 양돈장 건설이 추진됐으나 2010년 이후 남북관계가 냉각되며 모든 논의가 중단됐습니다.
(진행자) 북한의 유일한 수의과대학은 평성수의축산대학이라고 합니다. 매년 약 300명 수의사가 배출되지만 수의사의 수만 많지 실제로 북한의 방역은 잘 이뤄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1990년대 경제난에 따른 재원 부족으로, 수의방역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진행자) ‘북한의 수의방역 현황’에는 “경제난 이후 북한에서는 사료부족에 따른 가축의 면역력 저하, 비위생적인 축사 관리에 따른 질병 위험 증가, 수의약품 부족, 재정부족에 따른 방역 기술 답보, 개인 농가에 의한 무질서한 가축사육 등 수의방역의 취약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진행자) 북한의 수의방역 실패는 한국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관련 분야의 남북협력과 대화는 필수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하천과 지하수가 직접 연결되어 있으므로 감염된 가축의 분뇨 및 각종 병원성 물질들이 전파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수인성 전염병이나, 공기매개성 전염병, 그리고 야생동물, 모기 등에 의한 전염병 전파도 가능합니다. 인수공통전염병의 전파 우려도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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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마지막으로 박솔 학생에게 통일 후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지를 물었습니다.
(박솔) 남과북이 통일되면 남북중개자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수의사로서 그런 역할을 하기를 희망합니다. 지난 2월에 독일을 갔는데 동독과 서독이 분단되었을 때 동독에 있던 분들이 통일 독일에서도 잘 적응하고 동서독의 화합에 큰 역할을 하는 이야기들 많이 들었거든요,
남북 통일이 되어도 동독 출신의 그분들처럼 나도 할 수 있는 일이 수없이 많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독일은 통일전에도 동서독 교류가 많았고 서로 만날 수도 있었는데 남북은 그러지 못하잖아요. 우리나라는 분단 시기가 너무 길어서 분단의 아픔 그리고 그 증거를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 많이 없어서 오히려 북한 출근인 저희들이 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SIGNAL MUSIC)
(진행자) 세대와 지역의 인식 차이를 넘어서 한반도 미래의 길을 찾는 나침반이 되려는 ‘통일의 주축 장마당세대’ 제 14화를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김진국입니다. 청취해 주셔서 고맙습니다.